[주요 대학 2018 입시안 발표]
지난 17일 서울대의 2018학년도 입시안 확정 후 대학가는 ‘영어 등급 반영’을 두고 술렁였다. 서울대는 이날 학사위원회를 통해 영어 등급간 감점을 0.5점으로 정했다. 1등급과 9등급 간 점수차는 4점이다. 영어 영역을 다 틀려도 4점 짜리 수학 한 문제를 틀린 것과 같은 결과다. 교육계에서는 “영어 영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국수탐’ 위주의 정시 체제가 갖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두각 드러낸 주요 대학 영어 등급간 점수… “서울대 0.5점 감점, 수시 지균서 영향력 발휘할 수도”
서울대의 영어 등급간 0.5점 감점과 관련해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영어가 어렵게 출제되더라도 감점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사실상 영어를 잘하는 학생은 서울대 지원에서 오히려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수시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등급부터 0.5점씩 차등 감점하는 방식이 정시에서 영어의 영향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지만,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활용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에서는 반대로 중요한 역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까지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학생의 수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시에서의 영어 영향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세대는 서울대와 달리 1등급과 9등급 간 점수차를 95점으로 책정하는 강수를 뒀다. 1~2등급간 점수차도 5점이나 된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원점수 기준 1등급이 대폭 증가하는 만큼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등급별 환산점수 격차를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차등 감점 되는 등급간 점수차는 2~3등급 7.5점, 3~4등급 12.5점, 4~5등급 15점, 5~6등급 20점, 6~7등급 15점, 7~8등급 12.5점, 8~9등급 7.5점이다.
등급간 감점이 큰 탓에 일부에서는 “연세대는 1등급을 받아야만 합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서울대 0.5점, 고려대 1점 등과 비교했을 때 감점 비율이 상당히 크다. 영어가 어렵게 출제된다고 가정했을 때, 영어 점수가 높은 학생만이 연세대 입시에 유리할 수 있다. (연세대에) 최상위권 학생들만 지원한다고 봤을 때 1등급을 받아야 합격이 가능하다는 것은 틀린 얘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고려대와 서강대는 1~2등급간 점수 차를 1점으로 정했다. 서강대의 모든 등급간 감점은 1점이지만, 고려대는 2~3등급간 점수부터 2점씩 뺀다. 1등급과 9등급간 점수차는 서강대 8점, 고려대 14점이다. 임성호 대표는 “1~2등급 감점이 1점인 고려대는 연세대보다 영어 변별력이 없다. 외고·국제고 등 영어 우수자들은 고려대 지원을 기피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성균관대, 학생부종합 비중 50% 가까이 확대… 영어 1~9등급 점수차는 50점
성균관대도 2018학년도 입시안을 31일 발표했다. 현 고 2가 대입을 치르는 2018학년도 입시에서 10명 중 5명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겠다는 내용이다. 수능 점수만 반영하는 정시모집으로는 10명 중 2명을 뽑는다. 수능 영어 1·2등급을 구분 짓는 점수차는 인문/자연계열 각각 3점과 2점이다.
성균관대가 내년 입시에서 선발하는 신입생 정원은 수시모집 2847명(80.3%), 정시모집 699명(19.7%) 등 3546명이다. 2017학년도(수시 76.0%, 정시 24.0%)와 비교했을 때 수시 비중은 늘고 정시 비중은 줄었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학생부 위주 전형의 확대다. 올해 입시에서 성균인재, 글로벌인재 등 학생부종합전형으로 1450명(40.8%)을 선발하지만, 2018학년도에는 1733명(48.9%)까지 늘어난다. 전체 모집 정원의 절반 가까이를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서류평가만으로 뽑겠다는 이야기다. 성균관대 학생부종합전형에는 면접평가도 없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글로벌인재전형의 의예과 지원자에만 적용된다.
대학가의 입시 화두로 떠오른 수능 영어 등급 비율은 차등 감점 방식을 택했다. 상위권 학생들에게 변수가 될 수 있는 1~2등급 간 점수차는 인문계열 3점, 자연계열 2점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2~3등급 5점, 3~4등급 6점, 4~5등급/5~6등급 11점 등이다. 그 아래로는 6~7등급 6점, 7~8등급 5점, 8~9등급 3점 등으로 다시 점수차가 좁아진다. 1등급과 9등급 간 점수차는 50점이다(1등급 100점, 9등급 50점).
자연계열의 경우 등급간 점수 차는 2~3등급/3~4등급 3점, 4~5등급 6점, 5~6등급/6~7등급 11점 등이다. 7~8등급은 6점, 8~9등급은 8점이다. 1등급과 9등급간 점수차는 인문계열과 같은 50점이다(1등급 100점, 9등급 50점).
2018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되는 영어 영역 절대평가 전환에 따라 정시 일반전형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도 변화를 줬다. 정시 일반전형 기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영어를 제외한 영역들에 가중치가 생겼다.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 40%, 수학(가/나) 40%, 사/과탐 20%를, 자연계열의 경우 국어 25%, 수학(가) 40%, 과탐 35%를 반영한다. 올해 입시에서는 △인문계열 국어 30%, 수학(가/나) 30%, 영어 30%, 사/과탐 10% △자연계열 국어 20%, 수학(가) 30%, 과탐 30%를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