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반도국가이다.
반도(半島)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한 면이 육지에 연결되어 있는 땅을 말한다.
그러한 우리나라를 한반도(韓半島 Korean peninsula)라고 부른다.
한반도에서 대륙으로 연결하는 한반도종단철도가 러시아와 중국 철도로 연장하면 동북아 물류중심지가 되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다.
그렇게 좋으면 다 무엇하랴.
1948년 휴전선 북쪽에 이념을 달리한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가로막고 있어 완전한 섬으로 고립되고 말았다.
그러한 한반도의 남쪽 끄트머리에 또하나의 작은 반도인 고흥(高興)반도가 있다.
그 고흥반도 끄트머리에 오늘 우리의 목적산인 마복산((馬伏山)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마북산(馬北山)이라 했고 기암괴석이 많아 소개골산(小皆骨山)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러니까 반도에서 또 반도끝으로 달려가 말(馬)이 바싹 엎드린(伏) 형상의 마복산에서 남해바다를 조망하는 게 우리의 기대였다.
그러한 소박한 우리의 기대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와 흐린 하늘이 잔인하게 앗아가 버렸다.
내가 이렇게 장황한 사설을 늘어 놓는 건 오늘 등정한 마복산에서 나로도와 거금도와 소록도를 볼 수 없음이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이다.
작가 김성동선생의 ‘청산 의의 벽해 창창 편운 전장 송성 소슬(靑山 碧海 蒼蒼 片雲 展張 松聲 蕭瑟)'
푸른 산이 우뚝하고,
바다는 짙푸르고,
조각구름이 펼쳐 있고,
소나무 소리는 쓸쓸하다.’는 아니더라도...
고흥반도 마복산 땅끝에서 다리를 건너면 유명한 나로도(羅老島) 우주센터가 있다.
얼마전 ‘나로호’가 성공리에 하늘을 날았으니 지명이 말하듯 하늘 높이(高) 흥(興)하게 된 셈.
아래의 개념도는 참고용
내산마을~외산마을회관 고도표
고흥반도의 10景
15번 도로의 흥양농협주유소에서 조금 올라온 삼거리에서 주유소를 내려다 보는 모습.
삼거리에서 올려다 보니 마복사 포장임도 앞으로 우뚝선 바위봉인 향로봉이 보인다.
실제 들머리는 두 개의 하얀 안내판 중 뒤에 있는 안내판이 들머리.
돌아본 삼거리와 농협주유소.
포장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조금 둘러서 마복사로 갈 수 있다. 다만 정면에 보이는 향로봉을 오를 수 없는 게...
빗물에 흠뻑 젖은 풀섶을 헤치고 안내판 뒤로 성큼 들어간다.
등로와 수로의 구분이 없는 길을 거슬러 향로봉에 올라섰다. 오늘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조망조건이다.
나로도(羅老島)의 윤곽도 어림할 수 있고...
고흥 10경 중에서 제1경인 팔영산도 어림해 본다.
마복산은 운무에 잠겼다.
향로(香爐)를 닮은 155m의 봉우리이지만 거의 해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그 위용이 대단하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이다.
마복산은 복지부동(伏地不動) 중이다.
향로봉을 내려와 김령김씨 묘지를 우측으로 돌아간다.
189봉을 오르며 만나는 전망바위에서 돌아보는 향로봉
살짝 당겨본다.
팔영산은 그 실루엣만...
농장이 있는 임도를 내려선다.
농장을 지키는 몇 마리의 개들이 죽어라 짖어댄다. 마복산엔 말(馬)만 엎드렸나(伏)?
엎들릴 복(伏)자를 풀어 놓으면 사람(人) 옆에 개(犬)가 복종하는 모습인데 이놈들은 아니다.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다.
아마 이 놈들은 복(伏)날에 사람(人)들을 보신(犬)시키길 더 원하는 지도 모르겠다.
임도사거리.
임도사거리의 이정표
또다른 이정표
마복사로 향한다.
마복사 앞마당엔 소형차 주차장이 있다.
산길은 우측의 노란 우의를 입은 사람이 바라보는 곳.
그곳에서의 이정표. 이 길은 마복사로 올라가는 길이기도 하다.
마복사는 조그만 사찰. (샤워장 뒤로 오른다.)
암군들을 만나면서 그래도 조금은 시야가 트인다.(아래 불끈 솟은 봉은 우리가 올라온 향로봉)
기기괴괴(奇奇怪怪)한...
바위들이 제각각의 모습을 하고...
전망바위에 서 보지만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점점 자취를 감추어버리는 산아래의 모습.
더 이상 욕심을 내는 것도 무리다.
빗길에 안전산행을 한다는 게 중요하다.
.
고개를 드니 기이한 바위들이 도열해 있지만...
발아래 물머금은 미끄러운 바위에 온통 정신을 집중시킨다.
그 사이에도 비는 추적추적 내린다.
바위를 올려다 보며...
거북바위에 선다.
어느 방향에서 보아야 제일 닮았나.
안내판
안내판 저 위에 바위 실루엣이 가늠되지만 사진엔 보이지 않는다.
주능 삼거리에 올라섰다.
우리는 여기에서 제각각의 모습으로 점심보따리를 풀었다.
528봉을 넘어 봉수대가 나타난다.
특히 왜적의 침입이 잦았던 고흥반도엔 스무개가 넘는 봉수대가 있었다고 한다.
몇년 만에 정상을 밟은 분순씨를 기다리다...
부랴부랴 이정표를 담고...
내려서는 암봉에서 이제는 조망 제로.
중간에 만나는 이정표
잘 생긴 소나무는 고흥에서 자랑하는 마복송(馬伏松)이다.
가지가 많다고 만지송(萬枝松)이라 하고 소반과 같다하여 반송(盤松)이라고도 부른다고...
안내판
스토리텔링은 계속된다.
지붕바위.
위티위태해 뵈는 바위 하나.
흡사 흔들바위 같아도 꿈쩍도 안한다. 하지만 여나믄 명이 밀면 떨어지겠지.
여러 바위들이...
집결해 있어...
일일이 이름을 붙이고 보니 집석(集石)바위가 됐나보다.
해재다. 해재는 임도가 서로 만나는 곳.
내산마을 방향을 따른다.
이정표
외산마을과 마복사 갈림길이다. (직진하면 마복사이고 우리는 임도 좌측 아래인...
외산마을을 따른다.(국제신문의 원점회귀도 역시 외산마을을 따른다.)
중간에 좌측으로 산길을 기웃거려 보았지만 잡목에 잔뜩 빗물을 머금은 상태이니 그냥 좋은 길을 따라간다.
임도를 따르다 만나는 중요한 삼거리인 'ㅜ'자 갈림길..
오른쪽 대나무가 있는 길을 따라가면 국제신문의 차량회수를 위한 원점회귀 코스. 나는 좌측으로 틀어서 내려간다.
우측의 대나무가 우거진...
따근따끈한 국제신문 가이드의 원점회귀 코스엔 노란 국제신문 시그널 여러개가 비바람에 젖어 있다.
외산(外山)마을 회관에 도착하니 버스도 없고 일행들도 보이지 않는다.
버스 여러 대가 주차가능한 마을회관 앞엔 정자도 마련되어 있어 비에 젖은 우리를 편안하게 해 줄 텐데...
여기까지 올라오는 진입로가 좁아서 버스 진입이 불가하였나??
털레털레 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가니 아스팔트 도로의 길은 버스가 올라올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넓었다.
우리 버스는 신촌마을에서 버스진입의 가부(可否)를 몰라 주차 대기하고 있었다.
군말없이 잘도 따라오는 분순씨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