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인가? 空約인가? 영주적십자병원 유치?
경상북도에 있는 시급 도시에서 종합병원이 없는 곳이 영주시가 유일하다고 한다. 정말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영주시민이면 다들 근사한 종합병원이 영주에서 설립이 되거나 유치되는 것을 열망하는 마음이 대단하다.
그렇다고 현실성이 없는 종합병원을 영주에 유치하는 것이 가능할까? 영주 인구 12만 명에, 인근 봉화, 예천 전체를 합해도 10만 명에, 단양과 안동에서 일부가 온다고 해도 10만 명을 넘기기 어려운 현실에서 전체 3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 영주에 와서 그것도 적십자병원 같은 공공병원이 영주에서 와서 흑자를 낼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영주에 종합병원에 유치되거나 설립되지 않는 이유가 흑자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가 가장 크다(?)는 것을 시민 모두가 동감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국회의원을 두 번씩 한 성누가병원의 박시균 이사장도 적자가 무서워 영주에 종합병원을 만들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년 하반기부터 영주에 적십자병원에 유치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아직도 영주시에서 특별히 결정된 것이 없는지 사업이 진행이 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어 내역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영주시에는 “예산과 부지선정문제 등이 논의 중에 있지만, 아직 외부에 공개를 하거나 코멘트를 하기에는 입장이 곤란하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예산까지 받아 둔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현재는 진행 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단계”라고 한다.
영주시의회에서도 “아직 시청에서 구체적인 예산집행계획이나 안이 상정된 것이 없어 아직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공무원과 시의원 몇 명과 연락을 해 보아도, “아직은 전혀 진행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지, 대답을 하기 곤란하다”고만 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영주적십자병원 유치를 들먹이는 사람은, 19대 총선에 출마한 지역의 후보자들과 정치와 지역경제, 의료부분에 관심에 많은 몇 명뿐인 듯하다. 물론 나도 그 중에 한사람이다. 지역 정치와 경제에 관심이 많은 출향인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 글을 쓰고 나니 “영주에 살고 있지도 않은 사람이 영주문제가 간섭을 한다”는 말부터 “죽일 놈 살릴 놈” 등등 말이 많다. 영주에 살고 있지 않지만, 영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지금도 언제든 귀향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고, 가족 대부분이 고향 영주에서 살고 있는 사람인 내가 영주 문제에 참견할 자격이 없다는 논리는, 내 부모 형제도 아닌 타인이 내 가족 문제로 감과 팥을 옮기고 주고받는 것과 같이 무의미한 것이라 일단 넘어간다.
현재 전국에 적십자병원이 운영하는 병원은 공식적으로 6개가 된다. 서울, 인천, 상주 등등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이들 병원 모두가 적자에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의료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들 병원이 골치 아픈 현실로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공공병원이라 단순하게 이익만을 논하는 것 자체가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고 공공성이 더 중요시 되는 병원이기 때문에 적자가 날 수 있는 논리에도 수긍이 가기는 한다.
하지만 적자가 날 것이 분명하고 , 그 적자를 해당 지자체가 일정부분 분담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보면 그것은 해당 지자체나 지역민의 입장에서 보면 고민이 되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영주시의 경우 현재 그 나마 조금 큰 병원의 경우 기독병원과 성누가병원이 있다. 그런데 이들 병원은 적자는 아니지만, 의료 인력을 수급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이들 병원 관계자들은 “영주에는 대학병원 급의 종합병원이 유치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누적 적자가 심각한 적십자병원은 대안이 아닌 듯하다. 대구에서도 실패한 병원을 영주에 옮겨 온다고 성공할 수 있을까? 매년 최소한 10~30억에 달하는 적자를 지자체가 보존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라고 하며 “이웃한 안동의 성소병원과 안동병원의 경우에도 좋은 의료진을 수급하는 일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영주에 적십자병원이 들어온다고 해도 처음에는 멋진 새 병원 건물을 보고 환자들이 찾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의료진의 수준과 누적 적자 등이 외부에 알려지면 금방 찾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경북대나 영남대 등 대구지역의 대학과 연계하고 대학병원 분원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학병원들이 그런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 현재로서는 안타까울 뿐이다. 영주시청의 공무원들이 지역 주민들이 협심하여 노력을 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나도 노력을 할 것이다.
선거 때가 되면 정말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는 후보보다는 지키지 못할 空約이라고 남발을 하는 후보가 많다. 우선은 당선이 되고 보자는 뜻에서 현실성이 없는 空約을 마구 말하는 것이다.
전국의 적십자병원이 어디 하나 흑자를 내는 곳이 없고, 의료진의 수준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병원을 영주에 유치하여, 영주 의료수준을 높인다는 발상은 지역의 작은 의원을 종합병원으로 만들겠다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현실성 없는 대안이다.
인구도 대구보다 상당히 적고, 의료 수준도 낮은 곳에 적십자병원이 오면 모든 사람들이 그 나마 영주에는 이런 병원도 좋으니까 적극 이용하자고 이용 운동이라도 할까 묻고 싶을 따름이다. 영주와 인구나 규모 면에서 비슷한 상주시의 적십자병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상주적십자병원도 매년 10억 원 이상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년 간 10억 원이 넘는 적자를 영주시에서 꾸준히 보존하는 방법도 무리하게는 대안이겠지만, 중요한 행사나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다른 적극적인 대안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돈보다 생명이 소중한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그렇다고 적자가 날 것이 빤히 보이는 적십자병원을 영주에 유치하여 영주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하는 것은 정당한가? 국가의 행정은 단순히 생명의 가치와 돈의 가치를 따지기 이전에 효율성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말이다.
영주적십자병원을 건립하기 위해 정부에서 4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받아두었지만, 현실적으로 영주에 적용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반려나 다른 형태로 재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힘들어도 머리를 맞대고 다른 대안을 찾아보도록 하자, 너무 아쉽고 속이 쓰리지만 말이다.
2012년 4월 3일 오후
영주촌놈
불초 김수종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