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산골입니다.
예천은 읍 단위라 영화관이 없지요.
며칠 전 인근 안동시까지 가서 <변호인> 영화를 보았습니다.
버스 편도 마땅치 않아 오토바이를 타고서 근 100리 길을 갔었습니다(저는 자동차 면허증이 없습니다).
안동시에는 롯데 시네마도 있고, 프리머스도 있습니다. 춥지 않게 돌아 올 시간을 생각해서 프리머스로 갔습니다. 영화 상영 시간은 12시 15분이었습니다. 낮 시간인데도 30명 쯤 되는 관객이 있더군요. 안동에서 낮 시간대에 이 정도 관객이면 많은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변호인> 보는 내내 맘이 편안하지는 않더군요.
아마 님이 그렇게 가신 것을 알고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저는 님이 속물 변호사에서 인권변호사로 넘어 가게 된 것을 일반적으로는 "깨달음"이라고 봅니다. 종교적으로는 '회개'이지요. 우리는 한 생애에 있어서 자연스럽게든 어떤 계기를 통하여서건 '깨달음' 또는 '회개'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한 단계 성숙한 어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러므로서 '정의'를 위한 삶을 영위하기도 하고 그런 행동에 나서게도 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깨어 있는 시민이 조직된 힘'을 행사하게 됩니다. 즉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주어지는 셈이지요.
그렇습니다.
문제는 님이 아니라, 우리입니다. 님은 갔습니다. 우린는 살아야 하고 민주주의는 반드시 지켜내어야 합니다.
자, 오늘 날짜로 <변호인>관람객 인원이 50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영화관을 잘 찾지 않던 차범근 님도 <변호인>을 보았으니 아마 <변호인>은 일천 만 명 이상 관객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지요? 그래서 무엇이 바뀌나요? 박근혜 님이 대통령 직에서 사퇴할까요? 만에 하나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 사건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박근혜 님이 대통령 직에서 사퇴한다고 하더라도 무엇이 즉 친일파 수구 기득권 세력의 본질이 달라 질까요?
님이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사자후를 토했지요. 조선 건국 이래 600년 권력을 한 번 바꿔 보자고 말이지요.
님이 조선 600백 년 만에 권력을 잡았지요.
조선 600년 만에 한 인물이 나온 것이지요!
아기 장수 설화가.....민초 속에, 구비 문학 속의 설화가 현실이 되었지요!
우리가 우리에게 천하를 얻은 것 같았지요?
그러나, 그러나.....조선 600 백 년 봉건 기득권 세력이, 친일파 수구 기득권 세력으로 변모하여 똬리를 틀고 앉아 아기 장수를 그냥 두지 않았지요. 할퀴고, 삿대질하고...차마 그 패악을 입에 담기 어렵네요.
이젠 남은 우리는, 우리가 우리에게 <변호인> 영화도 보고, 우리가 우리에게 '안녕한가?'도 물으며 같이 어깨 동무하고 갑니다. 쉽지는 않겠지만...우리가 우리에게 가진 것을 하나 씩 나누고 갑니다. 더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우리에게 권합니다. 한 가지라도 더 소유하려고 할 때 우리는 더 님에게서 멀어지고 당연히 정의에서도 멀어진다고 말입니다. 그것이 물질이든, 그것이 재산이든, 그것이 지위와 명예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영화 <변호인>에서건, 하늘 저 어딘가에서건 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 우리가 우리에게 '변호인'이 되어 주자" 고.. 삶에 있어서, 인생에 있어서 , 어떤 사건에 있어서도!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사는 세상'이 이룩된다고!
사/람/사/는/세/상!!!
첫댓글 영화 후기 160점 드리고 싶습니다.
입으로 생각으로 깨달음이 아닌 마음에서 부터 깨달음이 신명나는 사람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요.
우리가 우리에게 벽을 허물고 진솔한 나눔의 삶을 실천해 가야 할 것입니다.
님의 후기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듭니다. 저들처럼 더 소유하려 할때에 우린 더 변호인에서 멀어질 겁니다. 내 안에서 무엇을 더 제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 봅니다. 속물처럼 살아온 내 자신에서 무엇인가 도려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내 자신에 대해서 노무현 대통령은 날 변호해 주는 듯 합니다. 할 수 있다고.... 세상이 그러면 안된다고... 세상이 힘들어 질때 니가 변호인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마음은 무겁지만 소망이 생깁니다. 더 좋은 세상, 사람사는 세상이 만들어 질 것 같은 소망 말입니다.
예천에서 안동이면 너무 멀리도 다녀 오셨네요.
영주에도 상영하고 있다고 하는 소릴 들었는데,
추운 날씨에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예천, 안동 따뜻한 날에 다시 가보고 싶은 동네입니다. 회룡포 가는 길에 막걸리도 사묵고, 활도 한번 쏴보고 해야 하는데..^^
그렇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가신 님이 인권변호사로 公人의 삶 즉 공생애(公生涯)를 사셨습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변호인'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공인의 삶 즉 공생애를 살아 간다는 뜻입니다. 공인의 삶은 더 이상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서 이대로 한 가지씩 덜어내는 삶이지요. 그렇게 자발적인 가난을 실천할 때, 그렇게 자발적인 공인(義人)이 될 때 지금 여기서 "사/람/사/는/세/상!!!이 이룩됩니다. 천하대사란 그것이 재산이든 지위든 그것을 한 가지 씩 더 가질려고 할 때 불의한 것이고, 그것을 덜 가질려고 할 때 의로운 것 아닌가요? 갑오년 새벽입니다. 모두 즐겁게(樂) 우리가 우리에게 변호인이 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