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식
결혼식
필자가 연변에서 두 번 결혼식 주례를 하였습니다. 같은 피를 나눈 동포이지만 외국에서 살다가 보면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의 풍속이 알게 모르게 외국물에 침투가 되어 가다 보니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는 한국과 연변과 미국에 사는 동포 자녀들의 결혼식도 다르고, 습관도 말도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연변식 결혼식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처녀 총각이 연애를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중매로 만나는 일은 미국이나 연변이나 극히 드문 일이고 대부분의 정상적인 처녀 총각이라면 연애를 하여 만나게 됩니다. 사랑이 익어서 결혼을 하려고 하면 먼저 청혼을 하는 절차를 밟고 그 다음에 사돈 보기를 하고 결혼식 날짜를 잡고 결혼식을 합니다. 연변에서는 사돈 보기라는 행사가 꼭 있습니다. 약혼식과는 달리 신랑 친척들이 먹을 것을 예비하여 가지고 신부집에 가서 신부집 친척들과 가족이 인사를 나누면서 술 한 잔을 나누면서 정담을 주고받는 참으로 좋은 풍습입니다. 결혼식 날짜를 정하고 결혼식 날 아침 일찍이 신랑은 연변의 최고급 승용차 십여 대를 세내어서 커다란 붉은 꽃을 자동차에 달고 신랑 신부가 탈 차는 결혼식 꽃으로 한껏 꾸미고 신부와 신부 집에게 줄 예물을 가지고 신부 집을 찾아가서 신부 부모에게 절을 하고 예물을 올립니다. 한국과 같이 함쟁이가 없고 함 값 시비도 없습니다. 신부를 차에 태우고 신부의 부모와 신부의 친척들을 준비하여 간 고급 승용차에 모두 모셔 태우고 연길 시가지를 두어 바퀴 행차를 하면서 돌면서 비디오를 찍고 하다가 시간 맞추어서 예식장에 도착합니다. 필자는 이때부터 한국식과 미국식을 겸한 결혼식을 주례합니다. 신랑 입장시키고 신부 입장시킬 때 모두 기립하여 신부의 아버지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신부를 맞아들이고 결혼식을 기독교식인 미국식으로 거행합니다. 주례사라 하여 설교를 조금 하였습니다. 인류의 첫 결혼식인 아담과 하와의 결혼식을 하나님이 주례하시면서 돕는 배필로 살라 는 하나님의 주례사를 해설하고 다음에는 참된 사랑이 있어야 행복하여진다 하고 행복을 누리려면 아가페 사랑과 필레오 사랑, 스돌케 사랑, 에로스 사랑이 있어야 온전한 사랑이다 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 강조하였습니다. 예물 교환과 축가 등 일반 적인 결혼 예식이 끝난 후 일단 신랑 신부 퇴장 후에 연변식 2차 결혼식을 합니다. 차려 놓은 상 앞에서 신랑 신부를 앉혀 놓고 사회자가 짓 굳은 질문도 하고 입도 맞추게 하고 양가 부모가 나와서 음악에 맞추어서 춤도 추고 친구들도 나와서 한바탕 춤을 추는 무대가 잠시 벌어집니다. 연변 사람들의 특기인 노래와 춤은 과연 일품이 있습니다. 점잖은 분도 춤 자리에 나오면 특기 자랑을 춤으로 표시합니다. 연변에 결혼식에 참석하려면 춤 하나 노래 하나는 준비해 가야 합니다. 그 후에 사진을 찍는 동안 하객은 아래층에 준비된 식당에서 친구끼리, 가족끼리 모야 앉아서 점심을 드는 동안 신랑 신부는 각 테이블을 돌면서 하객들에게 일일이 술 한잔씩을 따라 올립니다. 이 순서가 마치면 다시 신부 집에 가서 집안 잔치를 벌인 후에 예비한 복음 자리로 옮겨갑니다. 아직 신혼여행의 습관은 보급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필자가 결혼식을 성대하게 연변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식으로, 교회식으로 예식장에서 주례를 하였더니 공산당 간부들이 고발을 당국에다가 많이 하였습니다. 종교 활동을 교회 밖에서 하였다는 것이고 다음은 아담과 하와 이야기를 하면서 포교 활동을 하였다는 죄목으로 필자를 공안 당국에 많은 사람이 고발을 하였습니다. 하객으로 참석하였던 분들이 결혼식 주례는 참 멋있게 잘하였는데 목사의 하얀 가운 입고 주례사를 한 것이 상당히 거슬려서 고발을 한 것입니다. 하루에 일곱 사람이 일주일간 고발이 들어 왔다고 합니다. 당국에서 결혼식 주례자에게 벌금 시키고 장소를 제공한 예식장에 벌금을 물리고 그날 수입을 몰수하고 신랑 부모에게 벌금을 물려서 가벼운 벌금을 무는 것으로 일이 수습이 되었습니다. 연변의 결혼식은 참으로 아름답고 좋은 우리 나리의 풍습이 살아 있는 결혼입니다. 지금 중국 농촌 총각들은 장가를 못 가고 있습니다. 처녀들이 도시로 나아가고 더구나 한국으로 시집을 많이 가기 때문에 중국의 농촌 총각들은 장가를 못 가니 애꿎은 술로 화풀이를 하고 심지어 범죄의 자리까지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을 잘 교양 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입니다. 농촌에 집회에 나가면 촌장들이 저녁을 같이하면서 많이 전도하여 교회에 젊은이들이 많이 나가게 하여 달라고 당부합니다. 그 이유는 교회에 다니는 청년들은 불량 청년이 없고 말썽도 안 부리고 일도 잘하니 이번에 많은 청년들을 교회로 인도하도록 하여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어디를 가나 농촌 총각들의 결혼 문제는 다 있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총각들을 교회로 인도하여 하나님이 주례하는 결혼식에 참석토록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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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은혜(恩惠) 원문보기 글쓴이: 은혜 (恩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