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까?
2023.6.21 중앙 원영스님 청룡암 주지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萬波息笛)’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피리를 불면 혼란스러운 나라는 태평해지고,
병든 이는 낫게 되며, 가뭄에는 비가 오고 장마에는 비가 개며,
바다에선 풍랑이 잦아진다고 했다. 파도도 근심도 없애준다니,
피리 하나로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럼 이 힘든 세상을 어떻게 헤쳐 나가면 좋을까. 불교에서는 처음도 끝도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일에 열쇠가 있다고 본다. 『금강경』이 있다. 금강석처럼 견고한 지혜를 말하는 이 경전은 수보리와 부처님의 문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보리가 마음 다스리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니 부처님은 무엇보다 자신을 고집하는 ‘상(相)’부터 내려놓으라고 가르친다. 세상이 다 허망한데, 그깟 상을 내서 무슨 소용이냐는 말씀이다. 『금강경』에서 말하는 최상의 지혜는 마음의 ‘상’을 없애는 것이다. 자신을 내세우려는 상(我相), 평등하게 대하지 않고 차별하는 상(人相), 자신을 열등하게 보는 상(衆生相), 목숨에 집착하는 상(壽者相) 등이다. 이러한 ‘상(相)’을 버리는 연습이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는 이들이 해야 할 수행이다.
지난날 속 썩어가며 괴롭게 인생을 살아왔어도 괜찮다. 지금부터 마음을 잘 쓰면 그간의 힘든 삶은 누군가를 살리는 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