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1회 등산 용문산(1157m) 2023-5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23년 2월 25일(토) 맑음 원성연 단독등산
경기도에서 네 번째 높은 산이며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 용문산은 웅장한 산세를 자랑한다. 동서 8Km, 남북 5Km에 걸쳐 장쾌한 산줄기가 길게 뻗어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창 너머로 펼쳐진 용문산은 산객의 마음을 흔들고 부풀어 오르게 한다. 특히 한국의 마터호른으로 불리는 백운봉(940m)의 자태는 신비스럽고 장엄하다. 용문산은 바위가 많은 험준한 산이라 등반은 상급 수준의 난도이므로 경험 많은 리더와 동행이 필수이다.
남쪽 능선 암릉 직전에서 바라본 용문산 정상
용문산의 산줄기는 백두대간의 산인 오대산 두로봉(1422m)부터 시작된다. 두로봉부터 물을 건너지 않고 오로지 능선으로만 길게 165Km를 뻗어 나간 이 산줄기를 혹자는 한강기맥이라 부른다. 두로봉서 백두대간 능선을 이탈하여 서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은 오대산 상왕봉(1491m)과 정상인 비로봉(1563m)과 호령봉(1561m)을 거쳐 남한 5봉 계방산(1577m)에 이른다. 이어 흥정산(1277m),봉복산(1031m), 운무산(980m), 대학산, 덕구산, 응곡산, 만대산, 오음산, 금물산, 갈기산 등을 들어 올리고 약 138Km 거리에 용문산을 솟구친다. 용문산을 일으킨 산줄기는 약 27Km를 더 뻗어 마유산(유명산), 소구니산, 청계산, 노적봉 등을 빚고 남은 여맥을 북한강에 가라앉힌다.
용문사 대웅전
7시 5분에 대전 IC에 진입하여 양평으로 달린다. 이른 시각이라 차창에는 서리가 내려 차창 너머 풍경을 감상할 수 없었는데 하남에 이르자 검단산(657m)과 용마산(596m)을 조망한다. 이천 땅으로 진입하여 마장휴게소를 지날 때는 휴게소 뒤로 동맥이산(345m) 풍경이 보기 좋다. 이어 차창 너머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수하는 두물머리가 보이고 그 뒤로 운길산(610m)이 조망된다. 운길산 뒤로는 100대 명산 천마산(812m)도 보인다. 차창 너머 풍경의 절정은 용문산에서 그 빛을 발한다. 특히 백운봉의 절경은 최고조의 상승감을 뿜어낸다.
주차장서 바라본 용문산
용문산 관광단지 주차장에서 용문산 고스락(정상)의 자태가 시야에 들어온다. 난공불락의 견고한 요새처럼 당당한 모습이다. 용문산 고스락을 향해 발걸음을 띈다(10:45). 금방 용문사 1.3Km란 푯말이 나타난다. 널찍한 길을 따라 계곡과 벗 삼아 진행한다. 잰걸음으로 용문사에 이르니(11:00) 천연기념물 30호인 용문사 은행나무가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다.
용문사 은행나무
은행나무의 높이는 42m나 되고 뿌리 부분의 둘레는 15.2m쯤이라고 한다. 수령은 약 1100살 이상으로 추정된다. 산객의 마음을 휘어잡는 은행나무를 보며 진한 감동을 받고 대웅전에 들어가 9배 하며 마음을 정화한다. 용문사는 913년(신라 신덕왕 2년) 대경 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하는데 일설에는 원효대사가 649년 창건한 사찰이라고도 한다.
이정표 푯말
용문사를 뒤로하고(11:08) 용문 계곡 위에 시설된 다리를 건너 산길로 들어서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나아간다. 완만한 산길로 7분쯤 올라가니 정상 3130m, 상원사 1780m란 푯말이 반긴다(11:15). 곧이어 금방 다리를 건너(11:17) 이젠 계곡을 왼쪽에 두고 진행한다. 산길은 거친 돌길이 시작된다. 마당바위 1.1Km란 푯말이 서 있는 곳을 지나(11:23) 다시 계곡 위에 설치된 다리를 건넌다(11:38). 다리에서 위아래의 풍경을 바라보니 용문산 골짜기는 돌무더기로 가득한 험준한 계곡이다.
험준한 골짜기 길
수량은 풍부하지 않지만 물 맑은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올라가는 산길은 이따금 작은 폭포도 볼 수 있다. 낙석 주의 표지판도 수시로 달려 있다.너덜로 돼 있는 험한 산길로 나아가 또다시 계곡 위 다리를 건너(11:47) 점점 거칠어지는 급경사 산길로 산에 올라간다. 계곡물은 얼음에 덮여 있어 이곳은 겨울철 분위기다.
마당바위
금방 마당바위 290m라고 쓰여 있는 푯말을 지나자(11:48) 산길은 더욱 가팔라진다. 난이도 상급의 험준한 산길이라 안전에 유의하며 올라간다. 올라선 곳에서 약간 내려서다가 조금 더 진행해 마당바위에 닿는다(12:05). 정사각형 모양의 마당바위는 수십 명이 앉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다.
급경사 눈길이 이어진다
험한 너덜 길은 계속된다. 험준한 길을 계속해서 올라가니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다시 다리를 건너 용문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진행하니 빙판길이 나타난다. 빙판길이라 정상까지 등정을 포기하고 산에서 내려오는 여러 산객과도 만난다. 조금 더 진행하다가 아이젠을 찬다. 아주 경사 급한 빙판길로 산에 올라간다. 오늘의 등산 코스 중 가장 험한 길이다.
능선의 이정표
어렵게 능선에 닿으니(12:48) 정상 0.9Km, 상원사 2.4Km란 푯말이 거리를 알려준다. 잠시 숨을 고르고 고스락을 향해 나아간다. 능선에 올랐어도 급경사의 산길은 이어진다. 데크 계단 길과 거친 돌길이 반복된다. 빙판길은 사라져 아이젠을 벗고 바위 능선을 타고 올라서니 시야가 트여 잘생긴 소나무 뒤로 정상 일대가 우람하게 조망된다. 한데 아직도 멀어 보인다. 능선 오른쪽은 보석 같은 바위가 촘촘히 박힌 용문봉(970m)이 볼만하고 왼쪽은 백운봉이 조망된다.
정상의 필자
능선 길은 잠시 내려서다가 끊임없는 급경사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마침내 장군봉으로 갈 수 있는 장군봉(1065m) 삼거리를 거쳐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고스락을 밟는다(13:45). 무려 3시간이 소요됐다. 용문사와 마당바위와 사진 촬영으로 지체 시간을 제외한다면 2시간 40분쯤 걸린 것 같다. 아마 빙판길도 많고 거친 돌길이라 안전에 유의해서 등반했기 때문에 예상보다 많이 걸린 것 같다. 빙판길만 아니면 2시간 3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것이다.
용문봉 뒤로 중원산과 도일봉이 지척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10대 제자인 가섭의 이름을 따 가섭봉으로 불리는 고스락에서 전망해본다. 대기가 깨끗하지 못해 보통의 전망이 열려 아쉽다. 동쪽은 빼어난 암골미를 뽐내는 용문봉이 멋지고 그 뒤로 중원산(800m)과 도일봉(864m)이 가깝다. 횡성의 어답산(798m)이 산 병풍을 두르며 흐릿하게 보이고 횡성과 홍천의 경계에 솟은 오음산(930m)이 우람한 덩치를 자랑한다.
장군봉 삼거리의 이정표
서로는 공군 부대에 가로막혀 조망이 터지진 않아 아쉽다. 남쪽은 볼록하게 솟은 추읍산(583m)이 가깝고 추읍산 오른쪽으로 뾰족한 양자산(710m)이 조망된다. 남동쪽으론 국립공원 치악산(1288m)이 가물거린다. 북으로는 폭산(1004m)과 봉미산(856m) 등으로 산줄기가 길게 이어지고 북동 방향 멀리, 100대 명산 공작산이 아스라이 조망된다.
아름다운 우리 국토의 모습이 시야를 따라 굽이친다. 조망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살피고 자연의 존재를 확인하는 뜻깊은 일이다. 저 먼 산, 저 높은 산을 지금은 오르지 못해도 이곳에서 바라보며 그 산에 대한 그리움을 달랜다. 오늘 산행은 조금 힘들은 점도 있었지만, 삶의 생기와 활력을 돋워준 멋진 산행이었다.
☺ 산행마침 16시 3분
☺ 산행거리: 10.11Km, 5시간 18분 소요(휴식시간 23분 포함) 평균속력: 1.9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