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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과 생태 체험 즐기러 오시지요
연세가 지긋한 분들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협궤 철도였던 수인선 열차의 낭만을 추억하고 있으리라. 좌석 수 54석의 꼬마 기차로 선로 너비가 0.762미터에 불과해, 세계 각국 대부분이 채용한 표준궤의 너비인 1.435미터의 절반이 조금 넘을 정도여서 퍽이나 앙증맞은 느낌을 주었다. 수원역과 남인천역(인천항)을 잇는 수인선 철도는 1935년 9월 23일 착공하여 1937년 8월 6일 개통했으며 총연장은 52㎞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반 승객들에게 낭만을 선사하려고 만든 철도가 아니었다. 경기만의 소래, 남동, 군자 등의 염전지대에서 생산되는 소금과 경기도 내륙 지방의 미곡을 수송하기 위해 건설되었던 것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일제가 우리 땅에서 생산된 소금과 미곡을 인천항을 통해 일본으로 보내려는 불순한 의도로 만든 철도였다.
그러나 광복 이후 미곡 수송의 의미가 거의 사라진데다가, 1970년대 이후에는 염전지대의 물량 확대에 따라 편리한 교통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자 이용객과 화물이 현저히 줄어들어 경제성이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1973년 11월에는 종착역이었던 남인천역이 폐쇄되고 송도역까지만 운행되었다.
이후 1977년부터는 화물 운송이 중단되었으며 1995년 12월 31일에는 여객 운송도 중지되었다. 그로부터 17년만인 2012년 6월 30일, 송도~오이도 구간 13.1㎞가 복선 전철로 전환되어 개통했으며 2015년 12월에는 인천역~수원역간 수인선 전철 전구간이 완공될 예정이다.
수인선 복선 전철 개통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곳은 소래포구다. 현재 소래포구 옆 소래역사관 앞에는 1927년 6월 14일 수원기관차 사무실에서 조립된 국내 최초의 협궤용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다. 또한 1936년 준공된 길이 126.5미터 너비 1.2미터의 소래철교는 인도교로 이용되고 있다. 소래와 월곶을 잇는 이 철교를 걷는 나이 드신 분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어들곤 한다.
소래포구에 다다르면 코끝을 맴도는 갯내가 즐비하게 들어선 주변의 아파트 풍경과 대비되어 무척 야릇한 느낌을 자아낸다. 소래포구는 개발과 보존, 변화와 복구가 공존하는 특이한 곳이다. 소래포구에는 1930년대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이 들어섰으며 1970년대에는 전국 최대의 소금 생산지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다가 1997년 이후 소래염전에서의 소금 생산은 중단되었다.
이후 사람의 발길이 끊긴 폐염전은 다양한 염생식물과 철새, 양서류, 곤충이 자생하는 갯벌로 되살아났다. 이에 인천시는 2009년 5월 갯벌 77만㎡, 폐염전 79만㎡ 등 모두 156만1000m² 규모로 소래포구 상류에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습지, 갯골, 갯벌 체험장, 초지, 염전, 전시관 등으로 구성된 공원은 쉬엄쉬엄 걸어서 돌아보면 두세 시간 남짓 걸린다. 갯벌 바람을 맞으며 무료 대여 자전거를 타고 둘러볼 수도 있어 이곳을 찾는 발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독특한 풍정 자아내는 빨간 풍차
소래습지생태공원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갯골이 눈길을 끈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사행성(蛇行性:뱀이 움직이듯 구불구불한) 갯골로 말뚝망둥어, 붉은발농게, 방게 등이 살아가는 터전이다. 이어 습지 생태, 갯벌 생태, 천일염 생산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 손짓한다. 전시관 옥상의 전망대에 오르면 소래습지생태공원 전경을 굽어볼 수 있다.
전시관 아래로는 염생식물과 게들을 관찰할 수 있는 갯벌 체험장이 조성되어 있어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갯벌 체험 후 손발을 씻을 수 있는 샤워장도 마련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교육용 염전 위로 놓인 목재 데크를 건너면 습지생태공원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이곳 습지는 담수습지, 기수습지, 염생습지 등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담수습지는 민물 지역으로 갈대와 부들이 숲을 이루고 있으며 관찰 데크에서 개개비, 황조롱이, 쇠백로, 황로 등을 바라볼 수 있다.
기수습지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으로 청둥오리, 도요새, 왜가리, 가마우지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염생습지는 바닷물이 드나들지 않은 폐염전 지역으로 다양한 염생식물과 습지식물을 볼 수 있으며 육상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육상식물도 자리를 차지하는 중이다.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세 개의 풍차다. 2009년 설치된 이 빨간 풍차들은 높이 7.5미터, 날개 길이 7.2미터의 규모이며 바람의 힘이 아니라 전기 모터 동력으로 돌아간다. 이 풍차들은 흡사 유럽에 온 듯한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어 소래습지생태공원의 독특한 분위기에 방점을 찍는다.
첫댓글 생태 습지가 많이 파괴가 된다던대 잘 보존이 되길 바랍니다
좋은곳이네요. 한번씩 다녀오세요.
저는 소래포구 어시장이 좋네요
신선한 횟감에 여러가지 해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서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