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정치 강좌]
선거를 넘어 코뮤니스트 정치를 말한다
지난 4월 10일은 부르주아 총선일이었다. 이날 한국에서 처음으로 부르주아 선거를 거부하는 이들이 코뮤니스트 정치 강좌를 열었다.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코뮤니스트 정치에 관심 있는 다양한 부문과 연령대의 동지들이 참여하여 부르주아 선거를 넘어서는 진정한 노동계급 정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역사상 가장 긴 불황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류가 심각하게 경험한 감염병 대유행, 기후위기, 생태파괴, 일반화된 세계 제국주의 전쟁의 가능성은 자본주의의 막다른 골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 부르주아지의 온갖 처방에도 불구하고 위기는 더욱 심화하였고, 그 부담은 세계 프롤레타리아트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대유행에 이어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자본주의 모순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장기간 지속해 온 위기 속에서 격렬해지는 제국주의 대립과 이윤추구 경쟁은 일반화된 전쟁으로 향하는 길을 열었고, 세계 프롤레타리아트를 전쟁과 빈곤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러한 전쟁으로의 질주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작동 결과이며. 이제 노동계급은 자본주의의 혁명적 전복 없이는 그 어떤 전망도 열어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세계 노동계급은 다시 한번 ‘코뮤니스트혁명이냐, 제국주의 전쟁이냐’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노동계급은 자본주의 위기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에 짓눌리고 제국주의 전쟁의 위협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이에 맞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산과 분배에 대한 자본의 실질적 지배는 전체 사회정치적 관계에 대한 총체적 지배를 더욱 넓혀가고 있습니다.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는 지배계급뿐 아니라 그들과 자본주의 국가를 함께 구성하고 있는, 이른바 진보-좌파 정당과 노동조합 기구를 통해서도 노동계급 내부에 이미 깊숙이 스며든 상태입니다. 그들은 자본의 좌파로서 자본주의에 비판적이지만, 부르주아지가 노동자 투쟁을 억누르는 데 실제로 도움을 주고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들은 부르주아 선거 서커스에 ‘노동자’ 이름을 팔아 참여해 선거 환상을 퍼트려 왔습니다. 하지만, ‘전쟁이냐 혁명이냐’라는 시대에 의회와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그 어떤 혁명적 의도와 관계없이 단지 죽어가는 자본주의 껍데기인 의회에 한 줄기 생명을 불어넣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코뮤니스트혁명의 직접적 목표를 내걸어야 하는 지금 노동계급의 유일한 과제는 바로 낡은 사회질서인 자본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코뮤니스트 사회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분들과 코뮤니스트 정치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코뮤니스트 정치'를 소개하고, 자본주의 쇠퇴와 전쟁의 시대! 코뮤니스트 혁명의 전망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코뮤니스트 정치 강좌 제안)
코뮤니스트 정치 강좌는 위와 같은 취지로 개최했고, 이날은 특별히 선거 당일이었기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면서 강좌를 시작했다.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노동자 정당 집권인가, 노동계급이 직접 통제하는 노동자평의회-자기 권력인가.
노동자 투쟁을 약화하고 부르주아 정치에 의탁하는 진보좌파 정치인가, 자본주의에 맞선 계급투쟁과 부르주아 정치를 타파하는 코뮤니스트 정치인가.
체제 안에서 자본주의를 반대하고 개혁하는 체제 전환인가, 자본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착취 없는 사회를 건설하는 코뮤니스트혁명인가.”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모순과 역사적 쇠퇴’에서부터 계급투쟁의 최종목표인 ‘코뮤니즘과 코뮤니스트혁명’을 이해해야 한다. 첫 강좌에서는 근본적 질문으로 “코뮤니즘 : 자유롭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은 가능한가”와 구체적 실천으로 “코뮤니즘을 향한 투쟁, 코뮤니스트 정치”에 관해 연속으로 강좌를 진행했다. 강좌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코뮤니즘: 자유롭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은 가능한가?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불가능하다. 왜 그런가?
우리나라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연설할 때마다 자유, 평화, 번영을 외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미래는 거꾸로 착취, 전쟁, 쇠퇴와 종말이기 때문이다. 말하는 사람의 사상,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말을 할 수 있다. 먼저 자기 입장과 나는 누구인가를 밝히고 말을 시작해야 한다. 알기 쉬운 정치이념으로 보수주의, 자유주의, 발본주의(맑스주의)로 구분한다면 나는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의 대립 구도를 거부하는 발본주의자다. 이 설명은 인류 역사를 설명하는 맑스의 역사유물론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자유를 외치는 윤석열은 어떤 자유인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인가? 무엇을 향한 자유인가? 따져야 한다.
제목을 뒤집어 보면 ‘평등해야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가 된다. 인류의 역사가 계급사회의 역사였기 때문에 계급 사이의 불평등과 투쟁은 필연적이었다. ‘인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한 맑스의 사상이론과 혁명적 실천을 아는 길이 배움의 역사이기도 하다.” (오세철)
“여전히 노동계급을 지배하는 여러 분열적이고 반(反)혁명적 세력의 영향력으로부터 노동자 운동이 근본적으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노동계급이 혁명적 계급의식을 가져야 한다. 혁명적 계급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노동계급 자기해방의 과제, 계급투쟁(운동)의 최종목표를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은 지난한 계급투쟁 속에서 주체들이 혁명적 계급의식을 갖는 과정이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단련되며 매우 길고 고통스러울 과정 일 수밖에 없다.
투쟁하는 노동자와 자본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운동의 최종목표를 인식하려면 코뮤니즘과 코뮤니스트혁명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또한, 코뮤니즘으로 이행하는 과정과 노동계급 자기 권력에 관해 이해해야 하며, 프롤레타리아 계급의식과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차이를 구분하고, 혁명을 주도할 계급조직인 혁명당과 노동자평의회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
노동계급이 자본주의를 전복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면 운동의 최종목표를 인식하는 것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반(反)코뮤니즘에 맞서 사상투쟁을 하면서 계급의식과 투쟁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코뮤니스트 정치는 위와 같이 계급투쟁의 최종목표를 밝히고, 노동자 운동의 당면문제를 해결하면서, 자본주의의 혁명적 전복과 코뮤니즘으로 향하는 투쟁의 정치이다.” (이형로)
많이 늦었지만, 세계혁명, 국제주의, 코뮤니즘, 맑스주의에 관한 근본적인 이야기를 나눌 강좌와 토론이 시작되었다. 부르주아 이데올로기, 자본의 좌파에 맞선 사상투쟁, 자본주의 체제 전복을 향한 혁명적 실천이 절실한 시기에 [코뮤니스트 강좌]가 계급투쟁의 새로운 주체들에 기준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다음 강좌는 5월 15일에 “자본주의 위기와 대안 사회”라는 주제로 열린다.
▶강좌 신청 및 문의 : https://forms.gle/Yk1fp4297LCd1z7U8 + communistleft@gmail.com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