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암벽등반.
그 어느 날 예고없이 찾아왔던 사랑처럼,
바위벽은 불현듯 찾아와 시도때도 없이 바위꾼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다.
환영처럼 떠오르는 설렘의 벽, 그리고 그 벽을 향한 열정!
설레임 가득한 어릴적 소풍 전날밤처럼 밤새 장비들을 챙겨서 단단하게 짠 배낭을 매고,
거기엔 우리의 들뜬 영혼을 보상받을 그 무엇이 있을거란 막연한 기대를 따라
울울창창한 숲길을 가르고, 휘돌아간 계곡을 따라 별유의 바위벽으로 간다.
벽. 거기엔 억겁의 세월, 차곡차곡 쌓인 영겁의 퇴적물이 있다.
그것은 곧 경외이며 그리하여 클라이머는 그토록 오랜 세월이 빚어놓은 파편과 편린을 오르며
거기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존재의 의미를 찾는 건지도 모른다
클라이머는 늘 외롭다.
클라이머들의 주식(主食)은 고독이다.
게다가 처음 가는 길은 또 늘 막막하다.
그러면서도 바위꾼은 그 외로움에 의지해서 자신의 손으로 등반을 마감한다.
그래서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올라 낯섬과 외로움을 극복했을 때 더 깊은 희열을 느낀다.
절대절명의 순간이 아니라면 자신의 등반을 신에게 의탁할 바위꾼은 한 명도 없다.
따라서 여기서 신이 끼어들 여지란 아주 좁아 최종적인 경우에만 개입한다.
오로지 대부분은 클라이머의 손에 맡겨놓을 따름이다.
파트너와 자일을 묶고 서로의 믿음을 전제하지만,
정작 등반이 시작되면 그 외로움의 몫은 온전히 등반자 혼자만의 것이고 때문에,
특히 선등자는 누가 대신할 수 없는 지독한 고독을 감내해야만 한다.
클라이머는 일반적으로 아날로그식을 좋아하지만, 때로 0과 1의 디지털적인 사고방식도 요구받는다.
특히 어려운 루트를 등반할 때는 판단의 주체인 클라이머는
매순간 혹독한 절망과 지독한 고독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궁극적으로 가장 높은 곳을 지향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본성이 바로 빛이기에..
정상은 빛이 가장 충만한 곳이지만 가장 높은 곳의 빛은 모험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클라이머는 절망과 공포와 고독을 이겨내며 그곳을 가기 위해
우리는 자일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것을 보완하며 빛 가운데 서고자 한다.
정상에서의 기쁨은 찰라, 오름짓에 대한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자기만족으로 다할 뿐, 다만 "쉽지 않은 길을 갔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얘기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클라이밍이며 알피니스트의 길이다.
[월간산 발췌 - 각색]
첫댓글 그린나래 다녀오면서
생각난 펌글 옮겨봅니다~~~^^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라온님 그린나래에서 많은걸 느껴나 봅니다
그렇지요 바위는 가슴을 뛰게하고 외롭지요 그린나래 안전등반을 축하합니다~^^
넘나 좋은 말입니다~~!!
더이상 덧붓임이필요없는~~
잘 읽고 갑니다~~!!
멋~진글 ~
멋지십니다~
우리들의 심정을
잘 담아낸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한동안 운전대가 설악만바라봐도 설레임에 잠 못이루는 밤이 허다했는데 올해는 어쩌다보니 한번도 가질 못 했네요 서락 보고프다 언졘가부터 등반이 자유등반을 추구하다보니 그냥 오르는 것 자체가 좋은 산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 다시금 생각해보는 글이 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온언니, 멋진 등반을 하고 계시네요.. 부럽부럽
가슴을 뛰게 하는 바위.. 다시 만날수 있겠죠..
안전이 최고 아시죠? 안전등반하세요~~ ^^
멋진 곳 완등하심을 축하드려요.
찐한 감동으로 글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