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7. 21. 주일예배설교
교회와 세상이 살 길(에스라 10:1-4)
요즈음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특히 세상의 빛인 교회가 빛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 더욱더 안타깝기 그지없다. 교회가 어두운 세상에 빛을 비출 때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교회와 세상이 살 길은 무엇일까? 본문 말씀을 통하여 그 비결을 살펴보며 함께 은혜를 나누자.
우리가 지난 주에 이미 살펴본 것처럼 에스라는 주전 458년에 약 1,800명과 함께 2차로 고국으로 돌아왔다(8:1-20). 그는 바벨론에서 출발한지 4개월만에 예루살렘에 도착했다(7:9). 즉 바벨론으로부터의 2차 포로귀환은 주전 516년에 예루살렘 성전이 완공된 지 약 58년 후에 있었다. 에스라는 대제사장 아론의 16대 자손으로 모세의 율법에 익숙한 자였다(7:5-6). 에스라의 귀환을 허락한 바사의 아닥사스다 왕이 그에게 수여한 공식 호칭은 ‘여호와의 계명의 말씀과 이스라엘에게 주신 율례의 학자요, 학자 겸 제사장’이었다(7:11). 에스라의 공식 임무는 하나님의 율법을 아는 자를 법관과 재판관을 삼아 그의 관할 아래에 있는 모든 백성을 재판하고, 무지한 백성에게 하나님의 율법을 가르치는 것이었다(7:25).
하지만 에스라는 예루살렘에 도착한 지 4개월 정도 지났을 때, 일반 백성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이 이방 족속들과 통혼을 하여 거룩한 자손이 세속화되었다는 보고를 일부 방백들로부터 받았다(9:1-2, 10:9). 에스라는 이 보고를 받자마자 참된 회개와 슬픔의 표시로 속옷과 겉옷을 찢고 머리털과 수염을 뜯으며, 저녁 제사 드릴 때까지 주저앉아 놀라서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다(9:3-4). 그러자 이 소식을 듣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하여 떠는 사람들이 그에게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공동체의 죄로 인하여 에스라와 함께 슬퍼하며 회개했다(9:4). 9:6-15절에는 에스라가 이때 속옷과 겉옷을 찢은 채로 땅에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손을 들고 한 회개 기도의 내용이 잘 나타나 있다. 그는 하나님의 율법의 전문가였으므로, 가나안 땅으로 돌아온 하나님의 백성이 주변 이방 나라 사람들과 통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와 같이 반응했던 것이다.
에스라의 회개 기도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지은 죄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그들을 바벨론의 포로가 되게 하셨다가 은혜를 베풀어 고국으로 돌아와 성전을 세우게 하셨는데, 그들이 또 다시 하나님의 계명을 위반하였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것이었다(9:7-10). 하나님께서는 일찍이 선지자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의 백성들과 통혼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고 가증한 열방 족속들과 통혼하였으니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멸망하는 것이 마땅한데, 어찌하면 좋겠느냐는 것이었다(9:11-15). 이에 에스라는 하나님의 성전 앞에서 울면서 이와 같은 통렬한 회개를 했던 것이다(10:1).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에스라의 회개 기도와 눈물은 많은 백성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들로 크게 통곡하게 하였다. 그 결과 온 백성의 남녀와 어린아이가 그의 앞에 모여왔다. 특히 그들은 이방 아내들과 그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을 내어보낼 것이라고 약속하고, 에스라에게 개혁을 단행하라고 격려와 지지를 보냈다(10:2-4). 그러자 에스라는 그들이 말한 대로 행하도록 맹세하게 하고 온 백성의 소집명령을 내렸다(10:7-8). 모인 백성은 에스라의 요구에 따라 이방 아내들을 끊어 버리겠다고 약속했다(10:10-12). 그들은 통혼의 죄를 범한 사람들의 실상을 조사하기 위하여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3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통혼의 죄를 범한 사람 111명의 명단을 작성했다. 여기에는 제사장과 레위인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명단도 있었다(10:18-44). 이것은 참으로 충격적이요 절망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죄를 감추지 않고 낱낱이 발본색원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개혁과 결단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한 사람 (하나님의 말씀의 전문가) 에스라의 회개와 눈물이 도화선이 되었고, 그를 지지하는 백성들의 참여와 지원으로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성도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교회와 세상에 어두움과 절망이 가득 차 있을 때, 성도인 우리가 할 일은 단지 한탄하고 절망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앞에 깨어있는 가운데, 말씀에서 벗어난 삶에 대해 철저히 회개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이다. 그럴 때, 하나님께는 부족한 나를 회개의 큰불을 일으키는 작은 불꽃이 되게 하셔서 우리 모두를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다시 회복시켜 주시는 하나님의 선한 손의 도우심의 은혜를 베풀어주실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회와 세상이 사는 유일한 비결이다.
아무쪼록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이 시대 가운데 한 사람 ‘에스라’(하나님께서 도우신다)를 기억하며, 나 역시 에스라처럼 거룩한 개혁의 도화선이 되고, 이 시대의 교회와 세상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에 따라 바로 세우는 주인공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