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효순 심미선 15주기 추모행사
2017년 6월 13일(화) 오전 11시 사고현장, 현장추모제 / 오후 3시~7시 광화문, 시민분향소와 추모문화제
6월 13일 오전 11시,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사고현장에서 고 신효순 심미선 15주기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15년만에 사고현장에 국민들의 손으로 만든 추모비를 세우고 평화공원을 조성할 수 있게 되어 어느때보다 의미가 깊었습니다.
특히 이날 추모제에는 유족이신 효순미선의 아버님들이 참여하였고 양주시장과 국회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을 비롯한 추모공원 건립에 참여한 천주교, 기독교, 시민사회단체, 일반 시민 등 150여명이 참석하였습니다. 2002년 사고 당시 부터 지금까지 효순미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추모비 건립위를 주관해 온 평통사는 전국에서 70명이 넘게 참석하였습니다. 올해는 대한문 앞에서 효순미선 추모제 버스를 운영하여 건립위원에 참여한 시민들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이날 SBS, JTBC, 연합뉴스TV 등 방송사와 주요 일간지와 지역 신문 언론사들의 취재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참가자들은 효순이와 미선이가 살았던 효촌리 마을 입구에서 두 소녀의 영정과 만장을 들고 풍물 길놀이를 하며 사고현장까지 행진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사고현장에 조성될 추모 평화공원 부지에 솟대를 세우며 터밟기를 한 후, 두 소녀의 영정에 헌화하였습니다.
헌화 후에는 효순이와 미선이를 추모하는 정화수 올리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15년간의 의미를 담아 유족분과 각계 대표분들 '진상규명' '미국 공식 사과' '소파 개정' '평등한 한미관계' 등 과제가 적힌 천 위에 15개의 정화수를 올렸습니다. 이어 효순이 미선이의 넋을 위로하는 소리굿과 소지 의식을 했습니다.
이어 유족인사가 있었습니다. 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는 “그동안 뜻을 같이하지 못한 부족한 저를 이해해주고 용서해달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5년이란 긴 세월 동안 지켜준 시민단체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불평등한 한미 소파 개정에 정말 밑거름이 돼서 떳떳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지름길이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 말씀을 했습니다.
2002년 당시 사고를 낸 미군이 무죄평결을 받은 재판을 참관한 권정호 변호사는 경과보고에서 “사건 수사와 재판 관련 국내외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통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에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으로 미선효순추모비건립위원회 활동을 주관해온 평통사 문규현 상임대표가 추모사를 했습니다. 이어 이성호 양주시장, 정성호 국회의원과 이재정 국회의원, 평통사와 성소비수녀회(의정부관구)의 추모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시장은 추모사에서 "어느덧 15년의 긴 시간이 흘렀지만 그 날의 아픔은 잊혀지지 않는 큰 비극 중 하나"라며 "이제 역사 속의 아픔을 딛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건립위원으로 활동해 온 이재정 의원은 "그동안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지만 이제는 말로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없는, 여러분과 이 소녀들을 보호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됐다"면서 "우리가 마음 놓고 살수 있는 그런 날이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문규현 상임대표는 추모사에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진상규명, 소파 개정, 호혜 평등한 한-미 관계 수립을 이뤄 이 땅에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성가소비녀 의정부관구 수녀회에서 참석한 수녀는 효순,미선 영정을 바라보며 직접 써온 추모편지를 낭독하였습니다.
효순아, 미선아!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지난 겨울 광화문에서 촛불을 밝히면서
우리는 다시 너희 두 사람을 생각했어.
너희는 우리의 가장 가슴 아픈 촛불이었으니까.....
생기발랄하던 너희의 생명이 왜 그렇게 빨리,
왜 그렇게 처참하게 마감되었어야 했는지,
강정에 미해군기지 건설이 강행될 때,
성주에 한밤중에 사드가 기습적으로 배치될 때,
미군부대 창설 100주년 기념행사를
자진해서 준비하는 의정부시를 바라보며 분노할 때,
그때서야 깨달았어.
강정에, 성주에, 대한민국에 평화를 무참히 짓밟는 그 중
심에 주한미군들과 굴욕적인 외교로 국민들을 팔아넘기는 부패한 정치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올해 초,
내가 살고 있는 광적면, 몇 번쯤은 지나다닌 이 길에
서 너희들이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는 것을,
자주 지나다니는 조양중학교가 너희들이 다니던 학교였
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른 체로 숨을 쉬고 있었다는 게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가던 길을 잠시 멈췄었어.
그리고 오늘, 다시 이 길 위에 섰어.
너희가 그렇게 떠난 사실을 알고 분노와 슬픔에 겨웠던
그 시간들.....
그리고 여전히 너희들의 엄마, 아빠, 친구들의 가슴 속에서 15년 전 그날처럼,
가시지 않는 슬픔 속에 살아있을
너희들을 만나기 위해서 말야.
우리는 오늘, 너희를 기억하며,
주한미군들이 우리의 평화를 위협하고,
우리의 일상을 짓밟는 일들을 멈출 수 있도록,
강정과 성주에서 일어난 일들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살아남은 자의 몫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하려해!
너희처럼 미군들에 의해 생을 마감한 윤금이씨, 이기순씨, 조중필씨, 허주연씨,
이름을 알지 못하는 이태원 외국인 전용 클럽 여종업원, 서정만씨, 전동록씨, 김명자씨의 이름을 함께 불러본다.
이 땅에서 미군들이 저지른 범죄로 인한 희생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하며,
깨어난 국민들이 오랫동안 외쳐왔던 진상규명, SOPA개정과
주한미군 철수, 당당한 주권 외교실현을
새 정부가 일궈낼 수 있도록
국민의 한사람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 해.
국민들의 힘으로 마련한 추모비가 여기 이 자리에 세워지는 오늘,
고마운 마음으로, 또 새로운 희망으로,
너희를 추모하는 공원이
이 하늘아래 마련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또 소망해 본다.
언젠가 우리가 하늘에서 만날 때, 너희들이 흘린 피로 뿌려진 씨앗이 맺은 열매를, 함께 거둘 수 있도록, 남겨진
우리들의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너희 이름을 불러본다.
효순아, 미선아! 잘 있는 거지?
마지막으로 사고현장 부지에 조성될 추모 평화공원 조감도를 공개하고, 참가자들은 효순이 미선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까지(6/12 현재) 평화공원 조성에 동참하신 분들은 모두 550여 명입니다.(단체 포함) 평화공원 건립 기금은 약 5천4백만원입니다. 모금은 부지 매입(1억1천만원)과 공원조성(2억원)을 목표로 9월 말까지 계속됩니다.
추모비 제작 김운성, 김서경 작가와 추모행사 실무 준비를 맡은 평통사 회원들
마지막으로 추모비를 트럭에 실으며... "추모비야 너도 고생 많았어"
오후 3시부터는 광화문 미대사관 앞 KT광장에서 시민 분향소를 운영하고,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시민 추모문화제가 열렸습니다. 15년이 지났지만 많은 시민들이 잊이 않고 효순,미선이를 찾아 헌화와 추모를 했고 추모평화공원 건립위원으로도 동참해 주었습니다.
15주기를 맞아 효순미선이를 기억하는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모여 5편의 추모작품과 영상을 선보였습니다. 이 자리에 세분의 작가(오정요, 이진석, 조아진)분들이 참여하여 작품 소개와 인사를 하였습니다.
2002년 당시 효순 미선 촛불집회에서 노래했던 가수 '현미'의 추모노래와 살풀이와 추모 북공연, 시민들과 함께 진상규명, 소파개정을 촉구하는 도깨비 풍물굿, 청년들의 하모니카 공연, 노래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효순미선 15주기 추모 작품에 함께 한 작가들
추모노래 공연 '현미'가수-도종환 시인의 시를 노래로 만들어 불렀습니다.
2002년 당시 추모춤을 췄던 이삼헌 춤꾼과 예술인들의 추모 공연
풍물패들의 북춤 공연
효순이 미선이의 추모를 넘어 이제는 진상규명과 평등한 한미관계로 더이상 이런 억울한 죽음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적극적인 의지를 담아 참가자들과 함께 세상의 부조리한 것들을 없애는 도깨비 풍물굿을 했습니다.
어린 학생의 효순 미선 누나를 추모하는 북놀이
청년들이 추모의 마음을 담아 하모니카 공연을 했습니다.
성공회대 노래동아리 '애오라지' 추모 노래 공연
참가자들은 15년이 지났지만 불평등한 한미관계는 변함이 없다며 효순미선 15주기를 맞아 평등한 한미관계를 위해 진상규명과 미국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였습니다.
<언론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