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이요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이다.
바다에 들어가서 그 모래알이 얼마나 되는가
그 모래알을 세고, 혹 바닷가에 모래 속에 무슨 좋은
돌이나 좋은 조개껍질이나 무슨 좋은 보석 같은 것이
있나하고 일생을 걸려서 그것을 뒤져보았자 헛수고여.
아무 소용없고 몸만 고달프고 시간만 낭비헌 것이다
그 말이여.
설사 그 속에서 보기 좋게 생긴 조개껍질을 몇 개
줏었기로서니,
보기 좋게 생긴 울긋불긋한 고운 돌멩이를 몇 개
줏었기로서니 그것을 어디다 쓸 것이냐 그 말이여.
인간 세상에 와서 명예를 구하고 재산을 구하고 권리를 구하고 마음에 맞는 이성을 구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안락하게 살았기로서니 그것이 과연
몇 푼어치나 될 것인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이여.
그런 것들이 다, 낱낱이 다 문지투성이(먼지투성이)가
되아가지고 온 세계를 헤매고 돌아가... 돌아다니다가
지쳐 쓰러진 것에 다를 바가 무엇이 있느냐 그 말이여.
차라리,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하야
내 집안에 있는, 내 몸 안에 있는 영원불멸한 보배를
계발을 해가지고 자유자재로 쓴, 쓴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가 있겠느냐 그 말이여.
내 집안에 보물을 놓아두고,
그것은 문지(먼지) 속에 파묻어 놓아두고
밖으로 댕이면서 보물을 찾으러 댕이고 돈을 벌러
댕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 그 말이여.
자기 집안에 쓰고 남고, 평생 쓰고 남고 모든 사람에게
다 노나 주고도 남을 만큼 억만금의 보물이 있다면
그 보물을 잘 활용을 해서 자기도 쓰고 남에게도
베푼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냐 그 말이여.
우리에게는 영원히 쓰고 써도 다함이 없는 보물이
다 있어.
낱낱이 다,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잘생기나 못생기나
다 자기에 불성 진여자성을 다 가지고 있다 그 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