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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불이(下愚不移)
어리석고 못난 사람의 버릇은 고치지 못한다는 뜻으로, 아주 어리석고 못난 사람은 늘 그대로 있고 발전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下 : 아래 하(一/2)
愚 : 어리석을 우(心/9)
不 : 아닐 불(一/3)
移 : 옮길 이(禾/6)
출전 : 논어(論語) 양화편(陽貨篇)
논어(論語) 양화편(陽貨篇)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子曰: 唯上知與下愚不移.
공자께서 말했다. “오직 가장 총명한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만이 바뀌지 않는다.”
공자는 자신의 제자 중에 이론의 측면에서는 안회를, 실천의 측면에서는 자로를 특히 사랑했다고 할 수 있다.
공자의 불행은 이처럼 아끼던 두 사람의 제자를 모두 자신보다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는 아픔을 겪은 일이다. 한 명은 가난으로, 다른 한 명은 그의 곧고 불 같은 성정 탓에 생선회처럼 포가 떠진 뒤 소금절임이 되고 만다.
공자는 자로의 이런 곧고 굽힐 줄 모르는 성정을 염려했고, 위나라에 급변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제자 중 '시'는 무사히 돌아오겠으나 '유(자로의 이름)'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을 만큼 그의 성정을 잘 알고 있었다.
소금절 임이 되어 돌아온 자로, 공자는 그런 제자의 죽음에 애통해하며 그날부로 자신의 집에서 절임 반찬을 모두 내다버리게 하고 평생 절임을 먹지 않을 만큼 자로의 죽음을 애통해 했다고 한다.
공자는 자로의 성정을 잘 알았기에 자신의 가르침을 통해 자로를 변화시키려 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공자조차도 자신의 제자를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이 일화는 생각하기에 따라 인간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보여주는 일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토론이나 논쟁에서 이긴다는 자세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변화나 설득 자체에는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누군가의 논변에 따라 쉽게 설복 당하고, 변한다고 믿을 만큼 순진하지는 않지만 그 자체의 가능성을 닫아 두고서는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토론이나 논쟁을 통해 상대의 말문을 닫게 만든다고해서 그 사람이 설복당하고, 변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게다가 때로는 대화 자체가 논점이을 흐리고, 그릇된 방향으로 잘못 이끌거나 변질시키는 것도 많이 보아왔다.
토론이나 논쟁에서 이긴다는 자세로 출발하는 사람은 출발점 자체가 그릇되었으며 그 사람의 변설이 제 아무리 화려하고, 그럴 듯 해보여도 결국 그릇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들일수록 아무리 조목조목 따져 잘못된 점을 일러주어도 결국 자신이 변설에서 밀렸다고 생각할 뿐 자신의 생각 자체가 잘못되었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자는 뛰어나게 지혜로운 자와 어리석고 못난 자는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이리라.
우리는 흔히 무언가 자신의 신념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담지자(膽智者)라고 하는데, 담지자란 '담력과 지혜를 동시에 갖춘 사람'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뛰어나게 지혜로운 자는 자신이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담력이 부족한 사람이고, 어리석고 못난 자는 자신이 잘 모른다는 사실조차 인정할 지혜가 부족한 사람이다.
程子曰: 人性本善, 有不可移者何也.
정이천(程子)이 말했다. “사람의 성은 본래 선한데, 옮길 수 없다는 것은 왜인가?
語其性則皆善也, 語其才則有下愚之不移.
그 성으로 말하면 다 선하지만, 그 재질로 말하면 가장 어리석은 이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所謂下愚有二焉. 自暴自棄也.
하우라 불리는 이들 중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자포한 이와 자기한 이가 그것이다.
人苟以善自治, 則無不可移, 雖昏愚之至, 皆可漸磨而進也.
사람이 진실로 선함으로 스스로 다스리면 옮겨지지 않음이 없으니, 비록 어둡고 어리석음이 지극하더라도 다 점차 연마하여 나갈 수 있다.
惟自暴者拒之以不信, 自棄者絕之以不為, 雖聖人與居, 不能化而入也, 仲尼之所謂下愚也.
오직 자포(自暴)한 이는 그것을 막고서 믿질 않으며, 자기(自棄)한 이는 그것을 끊어버리며 하질 않아 비록 성인과 함께 있더라도 교화되어 들어가려 하질 않으니, 공자(중니)가 하우라 말한 이들이 바로 이것이다.
然其質非必昏且愚也, 往往強戾而才力有過人者, 商辛是也.
그러나 바탕은 반드시 어둡고 또한 어리석은 것은 아니니 이따금 강하고 사나워 재력(才力)이 사람을 지나치는 자가 있으니, 상나라의 주왕이 이 사람이다.
聖人以其自絕於善, 謂之下愚, 然考其歸則誠愚也.
성인은 스스로 선을 끊어 버린다고 하여 하우라 말한 것이지, 그러나 그 귀결점으로 고찰해보면 진실로 어리석은 것이다.”
▶️ 下(아래 하)는 ❶지사문자로 丅(하)는 고자(古字)이다. 밑의 것이 위의 것에 덮여 있는 모양이며, 上(상)에 대한 아래, 아래쪽, 낮은 쪽, 나중에 글자 모양을 꾸며 지금 글자체가 되었다. ❷지사문자로 下자는 '아래'나 '밑', '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下자는 아래를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下자의 갑골문을 보면 윗부분은 오목하게 아랫부분은 짧은 획으로 그려져 있었다. 윗부분의 오목한 형태는 넓은 대지를 표현한 것이다. 아래의 짧은 획은 땅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그래서 下자는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하여 '아래'나 '밑'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금문에서 숫자 二(두 이)자와 자주 혼동되었기 때문에 소전에서는 아래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下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下(하)는 (1)아래. 밑 (2)품질(品質)이나 등급(等級)을 상(上)과 하(下), 또는 上, 中, 下로 나눌 때의 가장 아랫길(끝째). (3)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밑에서, ~아래서의 뜻으로, 그 명사가 조건이나 환경 따위로 됨. 나타냄. ~하에, ~하에서, ~하의 형으로 쓰임 등의 뜻으로 ①아래 ②밑(물체의 아래나 아래쪽) ③뒤, 끝 ④임금 ⑤귀인(貴人)의 거처(居處) ⑥아랫사람 ⑦천한 사람 ⑧하급(下級), 열등(劣等) ⑨조건(條件), 환경(環境) 등을 나타내는 말 ⑩내리다, 낮아지다 ⑪자기를 낮추다 ⑫못하다 ⑬없애다, 제거하다 ⑭물리치다 ⑮손대다, 착수하다 ⑯떨어지다 ⑰항복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낮을 저(低), 낮을 비(卑), 내릴 강(降), 항복할 항(降), 낮출 폄(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존(尊), 높을 고(高)이다. 용례로는 공중에서 아래쪽으로 내림을 하강(下降), 값이나 등급 따위가 떨어짐을 하락(下落), 어떤 사람의 도급 맡은 일을 다시 다른 사람이 도거리로 맡거나 맡기는 일을 하청(下請), 아래쪽 부분을 하부(下部), 강이나 내의 흘러가는 물의 아래편을 하류(下流),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낮은 자리를 하위(下位), 공부를 끝내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옴을 하교(下校), 한 달 가운데서 스무 하룻날부터 그믐날까지의 동안을 하순(下旬),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하오(下午), 차에서 내림을 하차(下車), 위에서 아래로 향함을 하향(下向), 보호를 받는 어떤 세력의 그늘을 산하(傘下),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치적이 나쁜 원을 아래 등급으로 깎아 내림을 폄하(貶下),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을 귀하(貴下), 끌어 내림이나 떨어뜨림을 인하(引下), 원서나 소송 따위를 받지 않고 물리치는 것을 각하(却下), 낮아짐이나 내려감 또는 품질 따위가 떨어짐을 저하(低下),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라는 뜻으로 임기응변으로 어려운 일을 처리함을 일컫는 말을 하석상대(下石上臺), 붓만 대면 문장이 된다는 뜻으로 글을 짓는 것이 빠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필성장(下筆成章), 아랫사람의 사정이나 뜻 등이 막히지 않고 위에 잘 통함을 일컫는 말을 하정상통(下情上通), 어리석고 못난 사람의 버릇은 고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하우불이(下愚不移), 아래로 아내와 자식을 기름을 일컫는 말을 하육처자(下育妻子), 아래를 배워서 위에 이른다는 말로 낮고 쉬운 것부터 배워 깊고 어려운 것을 깨달음을 이르는 말을 하학상달(下學上達), 아랫사람의 뜻을 윗사람에게 전달함을 일컫는 말을 하의상달(下意上達), 아랫사람에게 후하고 윗사람에게 박함을 일컫는 말을 하후상박(下厚上薄),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능가하여 윗사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세상이 어지러움을 이르는 말을 하릉상체(下陵上替),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이 수치가 아니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든지 물어서 식견을 넓히라는 말을 하문불치(下問不恥) 등에 쓰인다.
▶️ 愚(어리석을 우)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에둘러 번거롭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禺(옹, 우)로 이루어졌다. 마음의 움직임이 느림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愚자는 '어리석다'나 '고지식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愚자는 禺(원숭이 옹)자와 心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禺자의 사전적 의미는 '꼬리가 긴 원숭이'이다. 원숭이는 사람과 닮았지만, 사람처럼 지능이 뛰어나지는 못하다. 그래서 愚자는 원숭이처럼 머리가 나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어리석다'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愚(우)는 ①어리석다 ②우직하다 ③고지식하다 ④어리석게 하다 ⑤나(자기의 겸칭) ⑥어리석은 사람 ⑦어리석은 마음 ⑧자기(自己)에 관계되는 사물에 붙이는 겸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리석을 당(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슬기 지(智), 어질 현(賢)이다. 용례로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놀림을 우롱(愚弄), 어리석고 둔함을 우둔(愚鈍), 어리석고 고지식함을 우직(愚直), 어리석고 몽매함을 우매(愚昧), 아주 어리석은 남자를 우물(愚物), 어리석은 남자를 우부(愚夫), 어리석은 사람을 우인(愚人), 어리석은 사람을 우자(愚者), 자기 아들의 겸칭을 우식(愚息), 어리석은 생각을 우견(愚見), 어리석은 백성을 우민(愚民), 어리석은 질문을 우문(愚問), 무지하고 포악함을 우악(愚惡), 매우 못나고 어리석음을 우애(愚騃),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음을 암우(暗愚), 평범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범우(凡愚), 어짊과 어리석음을 현우(賢愚), 엄청난 바보를 상우(上愚), 아주 어리석고 못남 또는 그 사람을 하우(下愚), 크게 어리석음 또는 그러한 사람을 대우(大愚), 많은 어리석은 사람들을 중우(衆愚), 아무것도 모르고 어리석음을 혼우(昏愚),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을 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남자와 어리석은 여자라는 말을 우부우부(愚夫愚婦), 어리석은 질문에 어리석은 대답이라는 말을 우문우답(愚問愚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라는 말을 우문현답(愚問賢答), 어리석은 자도 한 가지 득은 있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자라도 수많은 생각을 하다보면 하나쯤 쓸모 있는 생각도 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우자일득(愚者一得), 어리석은 자와 지혜로운 자가 서로 속인다는 말을 우지상기(愚知相欺), 적고 어리석어 몽매함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우몽등초(愚蒙等誚), 어리석고 못난 사람의 버릇은 고치지 못한다는 말을 하우불이(下愚不移)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移(옮길 이, 크게 할 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벼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겹치다, 많음의 多(다)로 이루어졌다. 곡식의 이삭이 넘실넘실 물결 치는 모양에서 '넘실넘실 자라다'에서 '옮기는 일'을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移자는 '옮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移자는 禾(벼 화)자와 多(많을 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多자는 고기를 쌓아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다, 이'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移자는 본래 모를 옮겨 심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벼의 생육을 높이기 위해서는 볍씨를 모판에 일정 기간 성장시킨 후에 논에 옮겨 심기하는데, 이것을 이앙법(移秧法)이라고 한다. 그래서 移자는 '모판을 옮겨 모내기 한다'라는 뜻을 가졌으나 지금은 단순히 '옮기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移(이, 치)는 중국 한대(漢代)부터 있었던 공문서(公文書)의 한 가지이다. 동등(同等)한 관청(官廳) 사이에 주고받던 공문서로, 때로는 격(檄)과 더불어 포고문(布告文)의 성격을 띠기도 했다. 이문(移文), 이서(移書) 등의 뜻으로 ①옮기다 ②늦추다 ③옮겨 심다, 모내기 하다 ④바꾸다, 변하다 ⑤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연루(連累)되다 ⑥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⑦붙좇다(존경하거나 섬겨 따르다) ⑧버리다 ⑨알리다, 핑계를 대다 ⑩흔들다 ⑪우러러 보게 하다, 그리고 ⓐ크게 하다(치) ⓑ많다(치) ⓒ남아돌다(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 옮길 사(徙), 옮길 반(搬), 흔들 요(搖), 옮길 운(運), 들 거(擧), 할 위(僞), 다닐 행(行), 구를 전(轉)이다. 용례로는 움직여 옮김을 이동(移動), 살던 곳을 떠나 딴 곳으로 옮겨 가서 삶을 이주(移住), 사물의 소재나 주소를 다른 곳으로 옮김을 이전(移轉), 집을 옮김을 이사(移徙), 서로 옮기어 바뀜을 이체(移替), 식물 따위를 옮겨 심음을 이식(移植), 남에게 옮기어 줌을 이양(移讓), 무덤을 옮김을 이장(移葬), 땅이 넓고 사람이 적은 곳으로 백성을 옮기어 살게 함을 이민(移民), 옮기어 감을 이행(移行), 한 교도소에서 다른 교도소로 수감자를 옮김을 이감(移監), 다른 곳으로 옮겨 보냄으로 재판하기 위하여 죄수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말함을 이송(移送), 딴 곳으로 옮기어 감을 이거(移去), 모내기로 모를 못자리에서 논으로 옮겨 심는 일을 이앙(移秧), 다른 곳으로 다시 알리는 것 또는 그 공문이나 통첩을 이첩(移牒), 돈이나 물건 따위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줌을 이급(移給), 자기의 집이나 논밭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김을 이매(移賣), 일이나 형편이 차차 옮아 가거나 변해 감을 추이(推移), 위치 등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전이(轉移), 물건을 실어 날라서 옮김을 만이(輓移), 남몰래 옮김을 밀이(密移), 다른 나라에 옮겨가서 사는 백성을 이주민(移住民),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하늘을 옮기고 해를 바꾼다는 뜻으로 간신이 정권을 농락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이천역일(移天易日),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을 우공이산(愚公移山), 갑에게 당한 노염을 을에게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사람에게서 당한 노염을 전혀 관계없는 딴사람에게 화풀이 함을 이르는 말을 노갑이을(怒甲移乙), 어리석고 못난 사람의 버릇은 고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하우불이(下愚不移), 각자가 깨닫고 마음에 새기어 변함이 없는 일을 일컫는 말을 각지불이(各知不移), 남산을 옮길 수 있다는 뜻으로 굳게 마음먹은 결정 또는 결심이 확고하여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남산가이(南山可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