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채권단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총수일가의 막내딸 몫인 500억여원을 태영건설에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사재 출연 압박을 총수일가 전반으로 넓히는 모양새다. 앞서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와 윤석민 회장 몫인 1500억여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하겠다고 했다가 약속을 어긴 바 있다.
4일 금융당국 설명을 들으면, 산업은행은 최근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막내딸인 윤재연씨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으로 받은 513억원(세후)을 태영건설에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이제까지 그가 받은 매각대금은 공개적인 논의선상에서 제외돼왔다. 윤재연씨는 매각 전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27.66%를 갖고 있었다.
이는 앞서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과 관련된 약속을 어긴 데 따른 요구로 풀이된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에서 윤석민 회장과 티와이홀딩스 몫인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빌려주기로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약 400억원만 제공했다. 이를 두고 강석훈 산은 회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게 채권단과 태영 쪽의 신뢰가 상실된 첫번째 케이스”라고 한 바 있다. 이에 총수일가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 사재 출연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수일가 개인이 들고 있는 매각대금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오너 일가가 더 급한 다른 쪽에 소진하는 게 아니냐 이런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대주주 일가가 갖고 있는 개인 명의의 자금은 따로 파킹이 돼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채권단에서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