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있던 내 영혼안에 야구신을 깨워주신 한화이글스 선수단!
그들을 더욱 응원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싶어서 가입하게된 카페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앞으로 스토브리그가 있지만 비시즌동안 더 강한 근성과 기술,체력 모두 잘 기르셔서
2006년에도 좋은 결과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
동호회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데 제 옛날 얘기를 몇자 적으면
그당시 비슷하게 활동하셨던 분들도 일부 흐믓한 맘이 들지 않을까 해서
오늘 아침에 다른곳에 올렸던 글 하나 다시 올립니다.
조만간 오프라인에서 뵐 기회를 갖게되길 기대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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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 당시 대전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나는
프로야구출범과 함께 아버지가 MBC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OB베어스 어린이 회원으로 한국프로야구와의 인연을 시작하였다.
당시 대전구장 외야석은 시멘트나 의자가 없이 그냥 기울어진 흙바닥이였는데...
나무는 정말 기가 막히게 좋아서 외야 그늘에서 자리깔고 야구를 볼수 있었던 ㅋㅋㅋ
암튼 윤동균,김우열,신경식(다리찢기와 러닝홈런이 특히 기억에 남음)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과
박철순,계형철의 훌륭한 피칭으로 그리고 시리즈에서 김유동의 만루홈런으로 원년우승을 차지하였다.
뭣 모르고 좋아하는 야구였지만 그후부터는 학교에서 테니스공으로 하는 주먹야구팀을 만들어서
정말 학교 끝날때 마다 야구를 했던게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 몇년이 흘렀는데 대뜸 OB가 서울로 이사를 간다는 것이다. 원래 약정이 그렇게 맺어져
있다고 그러길래... 아 그런가 부다... 그리고 대전지역에 7구단 창단한다는...
근데 문제는 OB가 빙그레가 창단되기전에 서울로 이사를 가버린 것이다. 그래서 OB가 서울로 이사간
당해 대전지역팬들은 거의 야구장을 찾을 수 가 없었다. (제기억엔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대전에서
10 경기내로 치르고 갔던거 같다.) 그 때 이후부터 내 마음의 OB에 대한 서운한 마음(아주 순화된 표현으로)은
정말 정말... 거시기 했다.
그러고나서 새로 창단한 빙그레가 시범경기는 무척잘했으나 수십경기에서 1점차 패배를 하면서 당해 꼴찌를
했던걸로 기억나는데... 자연히 고학년이 되가고, 주위에 야구관심자들도 거의 없어가면서 나 스스로도
야구하고의 거리를 점점 벌려갔던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고 하이텔,천리안등의 PC통신이 유행하던 시절
나의 야구에 대한 사랑은 다시 시작되었다. 하이텔의 동호회에서 찾은 야구동
go yagu 19 (19가 맞는거 같은데 21일수도 있을거 같음,,,) 에서 좋은 형,누나,동생들도
많이 알게되고, 대전촌놈이 잠실로 단체관람도 뻔질나게 쫓아다니고...
그렇게 일종의 팬클럽 활동을 하다보니 응원단장,치어리더와의 술자리 그후 그 응원단장 아저씨가
선수들을 불러줘서 당시 조00,임00 선수와 술도 마시고,,, 그리고 비시즌에는 선수들 결혼식까지
쫓아가는... 장종훈 선수 결혼식에 갔었는데 그때 김경기 선수가 팔깁스를 하고 참가해서 인상에
오래 남더라구요..
훌륭한 정규시즌 성과에도 불구하고 번번히 시리즈에서 해태의 벽을 넘지 못하다가(물론 다른팀한테
발목잡힌적도 있지만) 군 제대후 해외채류시절 뭔 모르던 갓 제대한 군바리가 인터넷의 바다에
들어왔을때, 그것도 한국이 아닌 미국땅에서 우연히 보게된 한국신문에 한화의 포스트 시즌 진출과
플레이 오프 스윕, 그리고 최종적으로 당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그해에는 롯데의 코리안시리즈 진출도 대단한 명승부였죠... 솔직히 올해 플레이 오프에서도
한화 선수들의 정신력으로 멋진 승부 펼쳐주길 정말정말 기대했었는데...
그 다음해 귀국후 야구장 정말 열심히 갔었지요 그 당시에는 왜케 돈이 없었는지 팬북이 너무 갖고 싶은데
돈 주고 사려니 아깝기도 하고 여유돈도 없고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그 다음해에 이글스 홈페이지에
2001년 한화이글스 캐치프레이즈를 공모하니 많은 참가 바란다는 공지가 떴더군요 응모만 하면 무조건
팬북은 보내준다기에.. 올타쿠나하고 잠시 고민을 한후 응모를 했는데 한참후에 연락이 오더만요
최우수작으로 당선됐으니 경기자으로 나오라고.. 그때 최우수상을 공동수상했는데 부상이 홈경기 일반석
연간 입장권이였습니다. 기분 좋았죠...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해 삼성카드가 프로야구 무료입장을
들고 나왔고, LG및 국민 카드도 큰 폭의 할인, 이통사들도 제휴할인... 그래서 어떤날은 제가 야구장쏠께
해서 몇명씩 야구장에 애덜데꾸간 날도 있었습니다. 근데 여기서 역시 한가지 짚고 넘어갈건 당시 SK구단도
같은 방식으로 캐치프레이지 공모를 했는데 거긴 제기억으론 1등이 SK 50만원 상품권... 헉...
물론 연간입장권을 더 선호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카드사 무료입장이 성행하던 시절...
대단히 안타까운 맘을 금할 길이 없었죠... 장종훈에게 연봉 1억시대를 열어줬던 구단이기에 짜다 어쩌다 하는
건 잘 못느끼고 있었는데 ㅋㅋㅋ... 그래도 그 안타까운 마음을 99년 우승비디오를 얻는것으로 맘이 팍
풀렸었죠...
사회에 진출하느라 정신없던 시절이 마무리 되고, 첫 직장을 경기도 부천에 잡고 야구 좋아하던 부산친구놈과
문학경기장가서 송진우의 선동렬기록을 넘어서는 순간도 직접 보았고, 혼자 살면서는 매일저녁을 야구중계와
함께하는 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시간이 흘러서 직장을 경기도 오산으로 옮기니 주말말고는
야구를 볼 수 없었는데... 결국 올해 봄에 결혼해서 안양에 자리를 잡고 나니 잠실도 가고, 수원도 가고
문학도 가고...ㅋㅋㅋ 결혼전까지 두산팬이였던 아내가 나와의 결혼과 함께 처음간 경기가 잠실에서의
두산과의 경기였는데 아쉬움을 뒤로하면서 3루쪽으로 이동해오던... 역시 사랑의 힘이란 ^^ 저두 그후부터
정말 사랑이 깊어지던데요...
암튼 올한해 눈부신 성적과 화이팅, 그리고 언론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한화이글스가 좋은 경기를 많이보여줬고
다음해에 더 잘 할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선수단 여러분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부분 한가지만 말씀드리면
팬들이 감동받는것은 그들의 승리가 아니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입니다.(요게 제 당선작컨셉임다)
도저히 못잡을거 같지만 몸을 날리고, 땅볼치고 아웃될거 같지만 죽을힘을 다해 달리고, 객관적으로 어려울거 같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나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
물론 한화선수들 올 한해 너무 잘 해주고 그런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지만, 욕심이 나는 팬의 입장에서
정말 열심히 한 올해를 마감하면서 혹시라도 마지막의 부진에 주눅이 들었을수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힘내라는 메세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합니다.
OB얘기로 시작은 했지만 글이 너무 두서가 없네요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두산, 이번에 스윕하고 실수로 경기를 내주는거 같아서 약간은 얄미운 마음이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코리안 시리즈에서 정말 멋진 승부를 해주길 기대하면서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