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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수호지 사랑해 주신 님들께
죄송한 마음 금할길 없네요
끝맺음이라도 하고 떠나야 하는데
갑자기 떠나게 되었답니다
진즉부터 떠나려고 준비 했는데
이제 갈수있게 되었답니다
전기도없고 전화통화도 불가하여
어쩔수 없이 님들과 연락도 못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깊은산속 만우사로
떠납니다
화영은 성채 문을 닫게 하고, 후당으로 가서 송강을 보살폈다. 화영이 말했다.
“아우가 잘못하여 형님께서 이런 고생을 하게 했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나는 괜찮네. 다만 유고 그놈이 자네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니, 우리도 뭔가 대책을 세워야겠네.”
“이까짓 벼슬 던져버리고, 그놈과 한번 붙어야겠습니다.”
“그 계집이 뜻밖에 은혜를 원수로 갚아 남편으로 하여금 나를 이렇게 때리게 했네. 내가 진짜 성명을 말하려다가 염파석 사건이 드러날까 두려워 운성현의 길손 장삼이라고 말했는데, 유고 그놈이 무례하게도 나를 ‘운성호 장삼’이라 하며 함거에 가두어 청주로 압송하려 했네. 청풍산 도적의 수괴가 되어 순식간에 칼날에 목이 날아갈 뻔했네. 아우가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언변이 뛰어났더라도 그놈에게 어떻게 변명할 수 있었겠는가?”
“저는 그놈이 글을 읽은 놈이라 동성의 친척이라면 봐 주지 않을까 생각해서 ‘유장’이라고 서신에 썼는데, 그놈이 그렇게 인정머리가 없을 줄은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오셨으니, 다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아우가 틀렸네. 자네가 기세로 사람을 구해오기는 했지만, 모든 일은 세 번 생각해야 하네. 옛말에 ‘밥을 먹을 때는 목 메일 것을 방비해야 하고, 길을 걸을 때는 넘어질 것을 방비해야 한다.’고 했네. 저놈은 공공연히 자네에게 사람을 빼앗기고, 다시 뺏으려고 군사를 보냈는데 모두 자네에게 놀라 달아나 버리고 말았네. 내 생각에, 그놈은 포기하지 않고 필시 문서를 작성하여 상부에 보고할 걸세. 나는 오늘 밤 먼저 청풍산으로 가서 몸을 피할 테니, 자네는 내일 그놈에게 모든 일을 잡아떼게. 그러면 끝내 문무 관원 간의 불화로 벌어진 소송이 되어 버릴 걸세. 내가 만약 그놈에게 다시 잡혀간다면, 자네는 그놈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될 걸세.”
“아우는 용력만 있는 자라, 형님 같이 멀리 내다보는 고명한 식견이 없습니다. 다만 형님께서는 상처가 위중해서 움직이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괜찮네. 사태가 급박하니 망설일 여유가 없네. 나는 산 밑까지만 가면 되네.”
그날 송강은 상처에 고약을 붙이고 술과 음식을 먹은 다음, 보따리는 화영의 거처에 남겨둔 채 황혼 무렵에 두 군사가 성채 밖으로 내보내 주었다. 송강은 밤을 새워 청풍산을 향해 걸어갔다.
한편, 유지채는 군사들이 하나씩 흩어져서 돌아와 보고하는 것을 들었다.
“화지채는 정말 용맹한 사람인데, 누가 감히 그의 화살을 피해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습니까!”
두 교두도 말했다.
“그의 화살이 박히면 몸에 구멍이 날 것이니, 아무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습니다.”
유고는 문관이므로 계략을 쓰기 위해 깊이 생각했다.
“일단 사람을 빼앗아갔으니, 필시 밤새 청풍산으로 빼돌리고서 내일 나를 찾아와 잡아뗄 것이다. 그러면 상부에 보고하더라도 문무 간의 불화로 여길 것이니, 내가 그놈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오늘 밤 2~30명의 군사들을 청풍산 가는 길목으로 보내 기다리게 해야겠다. 만약 그놈을 잡는다면 집안에 몰래 가두어 놓고, 청주로 사람을 보내 군관에게 보고하여 잡아가게 하면 화영까지 한꺼번에 붙잡아 해치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가 혼자 이 청풍채를 다스리게 되어 그놈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게 되는 거지.”
그날 저녁 유고는 군사 20명을 선발하여 창봉을 들고 가서 대기하게 하였다. 밤중이 되자 군사들이 송강을 묶어서 끌고 왔다. 유지채는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내 요량을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후원에 가두어 두고, 아무도 모르게 해라!”
소장을 작성하여 심복 둘로 하여금 밤을 새워 청주로 달려가 보고하게 하였다.
다음 날, 화영은 송강이 청풍산으로 갔으려니 생각하고, 집에 앉아 생각했다.
“저놈이 어떻게 하나 보자!”
그리고는 주목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유고도 모른 척하여,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한편, 청주 부윤 모용언달은 금상황제인 휘종의 귀비인 모용씨의 오라버니였다. 여동생의 권세 덕분에 청주에서 권력을 마구 휘둘러 양민을 해치고 동료를 기만하는 등 못하는 짓이 없었다. 모용언달이 아침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좌우의 관원들이 유지채의 소장과 도적의 정세에 대한 보고서를 접수하여 올렸다. 부윤은 유고가 보낸 문서를 보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
“화영은 공신의 아들인데, 어찌하여 청풍산 도적들과 내통했단 말인가? 이 죄는 작은 것이 아니니, 사실 여부를 알아봐야겠다.”
부윤은 병마도감을 불러, 청풍채로 가서 조사해 보라고 명하였다. 병마도감 황신(黃信)은 무예가 고강하여 그 위세가 청주를 진압하였으므로 ‘진삼산(鎮三山)’이라고 불렸다. 청주 관할에는 험악한 세 산이 있었는데, 청풍산·이룡산·도화산이었다. 이 세 산은 모두 강도와 도적이 출몰하는 지역이었다. 황신은 이 세 산의 도적들을 모두 잡을 거라고 장담했기 때문에, ‘진삼산’이라고 불렸던 것이다.
병마도감 황신은 부윤의 명을 받고, 건장한 군사 50명을 선발하였다. 갑옷을 입고 말에 올라 상문검(喪門劍)을 들고 밤새 청풍채로 달려가, 유고의 성채 앞에서 말을 내렸다. 유지채가 맞이하여 후당으로 인도하였다. 인사를 마치고,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대접하는 한편 군사들도 음식을 마련하여 위로하였다. 그리고 송강을 황신 앞으로 끌고 왔다. 황신이 말했다.
“저놈은 심문할 필요도 없다. 함거에 태워라!”
송강의 머리에 붉은 보자기를 씌우고 ‘청풍산 도적 수괴 운성호 장삼’이라고 쓴 깃발을 꽂았다. 송강은 한 마디 변명도 못하고 그저 그들이 하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황신이 다시 유고에게 물었다.
“장삼을 잡은 것을 화영도 알고 있소?”
유고가 말했다.
“밤중에 잡아서 몰래 집안에 가두어 놓았기 때문에, 화영은 그놈이 산으로 간 줄 알고 집에서 안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쉬운 일이군. 내일 아침에 양을 한 마리 잡고 술과 함께 공청에 준비해 놓고 사방에 4~50명의 군사를 잠복시켜 놓으시오. 내가 화영의 집으로 가서 ‘모용부윤이 당신네들 문무가 불화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특별히 나를 보내 화해를 권유하라고 해서 술을 준비해 놓았소.’라고 하면서 그를 청하겠소. 그를 속여서 대채의 공청으로 데려와, 내가 잔을 던지는 것을 신호로 하여 그놈을 붙잡아 청주로 압송하겠소. 이 계책이 어떻소?”
유고는 갈채하며 말했다.
“역시 상공의 고견은 대단하십니다. 이 계책이 참으로 묘합니다. 마치 독 안에 든 자라를 잡는 것과 같습니다.”
다음 날 아침, 먼저 대채 좌우의 장막 속에 군사들을 매복시키고, 대청 위에 술과 음식을 차려놓고 연석처럼 꾸며 놓았다. 아침밥을 먹고 황신은 말에 올라 두세 명의 종자를 데리고 화영의 성채로 갔다. 군인의 보고를 받고 화영이 물었다.
“왜 왔다더냐?”
군인이 대답했다.
“황도감이 특별히 찾아왔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화영은 나가서 영접했다. 황신이 말에서 내리자, 화영은 대청으로 인도하였다. 인사를 마치고, 화영이 물었다.
“도감상공께서는 무슨 공무로 오셨습니까?”
황신이 말했다.
“부윤의 부르심을 받고 갔더니, 청풍채에 문무관원 간에 불화가 있는데 그 까닭을 알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부윤께서는 두 분이 사적인 원한으로 인해 공사를 그르칠까 염려되어, 특별히 저를 보내 두 분을 화해시키라고 하셨습니다. 대채 공청에 연석을 마련해 두었으니, 함께 가시면 좋겠습니다.”
화영이 웃으며 말했다.
“화영이 어찌 감히 유고를 속이겠습니까? 게다가 그는 정지채입니다. 다만 누차 화영의 과실을 찾아내려고 했었습니다. 부윤을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수고스럽게도 도감께서 여기까지 오셨으니, 그 은혜를 무엇으로 갚겠습니까?”
황신이 화영의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부윤은 오직 족하의 편입니다. 만약 병력을 동원할 일이 생기면, 유고는 문관이라 어디 써먹겠습니까? 족하는 나만 따르시면 됩니다.”
“도감의 과분한 총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황신은 화영과 함께 문을 나가 말에 올랐다. 화영이 말했다.
“도감께서는 잠시 술이라도 한 잔 하고 가시지요?”
황신이 말했다.
“화해하고 난 다음에 통쾌하게 마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화영은 말을 준비하라고 명했다. 두 사람은 말을 나란히 하여 곧장 대채에 당도하여 말에서 내렸다. 황신은 화영의 손을 잡고 이끌어 함께 공청으로 올라갔다. 유고는 이미 공청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세 사람은 인사를 나누었다. 황신은 술을 가져오라고 명했다. 종자들이 이미 화영의 말을 끌고 나가고 대채의 문을 닫아 버렸다. 화영은 계략임을 눈치 채지 못했고, 황신이 자신과 같은 무관이라 필시 나쁜 의도는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황신이 잔을 들어 먼저 유고에게 권하며 말했다.
“부윤께서 문무 두 분의 불화를 듣고서 걱정이 되어, 오늘 특별히 황신을 보내 두 분과 얘기를 나누게 하셨습니다. 두 분은 조정에 보답하는 것만을 중하게 생각하셔서, 후에 다시 무슨 일이 있더라도 화합하여 상의하기를 바랍니다.”
유고가 대답했다.
“유고가 재능은 없지만 이치는 조금 압니다만, 부윤께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저희 두 사람은 다툰 적도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잘못 전한 겁니다.”
황신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유고가 술을 마시자, 황신은 두 번째 잔을 따라 화영에게 권하며 말했다.
“유지채가 이렇게 말씀하시니, 필시 한가한 사람이 잘못 전한 것 같습니다. 자, 한 잔 드시지요.”
화영도 술잔을 받아 마셨다. 유고는 다른 잔에 술을 따라 황신에게 권하며 말했다.
“도감께서 이 누추한 곳까지 오시느라 노고가 많으십니다. 한 잔 드시지요.”
황신이 술잔을 받아 손에 들고 사방을 둘러보자, 10여 명의 군사들이 한꺼번에 대청으로 올라왔다. 황신이 술잔을 땅에 던지며 후당까지 들리도록 큰소리를 지르자, 양쪽 장막 속에서 4~50명의 건장한 군사들이 일제히 대청으로 올라와 화영을 붙잡아 대청 앞에 무릎을 꿇렸다. 황신이 소리쳤다.
“묶어라!”
화영이 소리쳤다.
“내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황신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네놈이 감히 어디서 소리를 지르느냐! 너는 청풍산 도적들과 결탁하여 함께 조정을 배반했으니, 그게 무슨 죄에 해당하겠느냐! 내가 너와의 옛정을 생각해서 너의 가족까지 놀라게 하지 않은 것을 고맙게 생각해라.”
화영이 소리쳤다.
“증거가 있습니까?”
황신이 말했다.
“너에게 증거를 보여주마. 진짜 장물과 도적을 너에게 보여 주마. 내가 너를 모함하는 것이 아니다. 여봐라! 그놈을 끌고 오너라!”
잠시 후 깃발을 꽂은 함거가 한 대 들어오는데, 이마에 붉은 칠을 한 죄수가 하나 갇혀 있었다. 화영이 보니, 바로 송강이었다. 두 사람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서로 얼굴만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황신이 말했다.
“이 일은 나와는 상관없지만, 고발인 유고가 지금 여기 있다!”
화영이 말했다.
“아니오! 아니오! 이 사람은 나의 친척으로 운성현 사람입니다. 당신이 억지로 도적이라고 우기고 있는데, 상부에 가서 따져 봅시다.”
황신이 말했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너희를 청주 관아로 압송할 수밖에 없다. 거기 가서 네가 따져 봐라.”
황신은 유고에게 백 명의 군사를 선발하여 압송하라고 명하였다. 화영이 황신에게 말했다.
“도감이 나를 속여 이리로 오게 해서 붙잡았지만, 조정에 가면 유고와 끝까지 시비를 가리겠소. 도감은 같은 무관으로서의 내 체면을 생각해서, 관복을 입은 채로 함거를 타고 가게 해주시오”
황신이 말했다.
“그건 쉬운 일이니, 네 뜻대로 해주겠다. 유지채와 함께 청주로 가서 시비를 명백하게 가리도록 해주겠다. 잘못 사람의 목숨을 해쳐서는 안 되겠지.”
황신은 유고와 함께 말에 올라 함거 두 대를 압송하였고, 황신이 데리고 온 4~50명의 군사와 청풍채 군사 백 명이 함거를 둘러싸고 청주부를 향해 출발했다.
* 계속 72회 ~~
첫댓글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만우사에 가서 푹 쉬다가 낼 아침에 만나요 ^^
푸하하하하하하하
2차 대전때 독일군의 포격으로 버킹엄 궁이 무너졌다 참담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엘리자베스 여왕은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이렇게 말했다.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그리고 기뻐하십시오.
독일의 포격 덕분에
그동안 왕실과 국민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역시 여장부 입니다
감사합니다
청주부윤 모용언달이 옛날 선비족 모용씨의 자손인가봐.
청풍채에서 청주로 가는 도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데.
휘종황제,예술만 좋아했지.나라 망쳐놨네.
감사합니다
화영과 송강의 내일이 궁금 하네요.
추천 꾸욱
궁금함은 내일 푸시고
오늘은 탁구 열심히 치세요 ㅎㅎ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시면 곡차와 산채비빔밥 제가
대접 할께요 ㅎㅎ
감사합니다
아유 깜짝이야 ㅎㅎ
뭔일이 있는줄 알았네요
심각하게 읽어 내려 가다가
맥이 빠져서
본문을 어떻게 읽었는지 몰라요 ㅎ
ㅎ ㅎ 감사합니다
처음에 읽으면서,
수호지 연재를
끝내는지 알았어요..
오늘도 잘읽었습니다..
오늘 만우절이라 농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