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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하염없이 내립니다. 박인수의 봄비를 가르쳐 준 친구가 문득 생각이 납니다. |
봄비가 오면 그의 모습이 떠올라 애를 써 빗물로 지워야했습니다.
그는, The house of the rising sun(해뜨는집)과 Righteous Brothers 의 Unchained Melody (비련의 노래)를 즐겨 부르며 나에
게 가르쳐 주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시절, 그는 다급히 세상을 떠나갔고 나만 홀로 남아 슬픈 시인이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누구도 모르게 혼자서 친구의 여동생을 사랑했답니다.
그가 죽고 난뒤 그의 일기장을 보니 친구 여동생의 이름이 장마다 빼곡했다고 합니다.
친구의 여동생인 어느 소녀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죽은 친구 어머니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답니다, 친구의 어머니가
시키는대로 그의 뼛가루를 광나루 나룻터 강물에 뿌렸답니다.
나는 봄비를 가르쳐 준 그 친구가 눈내리는 날 옆동네 애들에게 몰매를 맞아 길 위에서 죽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후 나는 홀
로 고향을 떠나 쓸쓸히 대학을 진학하여 우여곡절을 겪으며 졸업과 함께 육군 소위가 되었습니다. 전방에서 모처럼 외출을 나와
우연히 친구 여동생을 커피숍에서 만나 미쳐 내가 몰랐던 그런 슬픈 얘길 들어야 했습니다.
그당시 친구 여동생은 이미 호스티스가 되어 일수돈 일백만원을 쓰고 갚아 나간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그녀가 몹시 측은해 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