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식시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금일 주식시장은 강한 외국인매수세에 힘입어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대비 10포인트 오른 800포인트, 코스닥지수는 5포인트 오른 350포인트로 마감됐습니다. 거래량은 전일대비 5억5,000만주, 거래대금은 3조5,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개별종목으로는….” 뉴스시간이면 으레 듣는 시황 코멘트다. 채 1~2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하루 시황을 모두 전달하려니 다소 휑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짧아도 빠지지 않는 시황 포인트가 있다. 이게 빠지면 왠지 앙꼬 빠진 찐빵처럼 허무하고 부족하다. 이른바 주가지수/거래량/거래대금의 3대 요소다. 주가지수야 누구나 핵심뉴스라고 이해한다. 하지만 거래량/거래대금까지 발표된다는 건 의외로 아는 사람이 적다. 하물며 수치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중요하게 생각지도 않거니와 본인의 투자전략에도 별 상관없다고 무시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이건 착각이자 오해다. 종합주가지수보다 더 중요하고 결정적인 게 거래량이다. 주가가 시장의 체온을 재는 척도라면, 거래량은 그 속에 흐르는 혈액의 양을 측정하는 지표다. 거래량은 주가의 바로미터다. 주가는 또 거래량의 그림자에 불과하다. 주가는 겉으로 드러난 얼굴이다. 얼마든 조작/왜곡이 가능하다. 반면 거래량은 숨겨진 의도가 단번에 드러나는 내면적 얼굴이다. 어떤 화장으로도 감추거나 속일 수 없다.
주가는 일종의 환영(幻影)이다. 실체는 오직 거래량뿐이다. 거래량의 비밀을 알면 이는 누구나 동감하는 말이다. 3대 매매타이밍 도구(캔들/이동평균선/거래량) 중 1순위 비중은 단연 거래량이다. 흔히 수급은 모든 재료에 우선한다고 한다. 재료가 심리적 동기에 불과한 반면 정작 시세를 선도하는 게 수급이라고 봐서다. 가령 강한 종목엔 강력한 매수주체가 있고, 이는 곧 거래량으로 반영된다. 따라서 수급은 거래량으로 귀결된다. 거래량만큼 결정적인 신호도 없는 셈이다.
거래량은 보통 많은 게 좋다. 일례로 새우깡의 거래량(판매량)이 는다고 하자. 그러면 가격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오른다. 설사 즉각 오르지 않는다 해도 조만간 오를 것이란 판단은 가능하다. 너도나도 새우깡을 찾는다면 가격을 올려도 충분히 팔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판매량 증가는 조만간 제품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거래량과 주가도 마찬가지다. 거래량이 많다면 곧 주가가 뛸 것이란 얘기와 똑같다.
진짜 고수는 가격보다 거래량 차트를 먼저 봐
종목을 고를 때도 거래량은 중요하다. 반드시 거래량(유동성)이 많은 지 여부를 챙겨야한다. 일반인은 유동성을 잘 안 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단순한 수급문제가 아니다. 거래량은 기업가치의 일종이다.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할인율이 높다. 이는 일종의 페널티다. 전문가그룹조차 거래량을 제일 중요한 변수로 사용한다. 거래량이 적으면 더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거나 혹은 확실해야 들어간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거래량 부족은 단순한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다.
거래량만 봐도 뜰 종목을 압축할 수 있다. 거래량 이상변동일 때가 대표적이다. 거래량이 갑자기 증감했다는 건 뭔지 몰라도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다. 누군가 어제까지 없었던 매매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이 오르면 좋은 징후다. 특히 개장 직후의 거래량 변동이 좋다. 9시20분 경 어제보다 거래량이 30~50% 증가한다면 좋은 징조다. 이유 없이 상한가를 가는 패턴이기 때문이다. 바닥권에서 막 터닝할 때라면 더더욱 좋다.
대개 거래량은 변곡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점/고점에서의 에너지지표로 손색이 없어서다. 보통 거래량은 저점/고점에서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강하다. 일례로 고가권일 때 거래량 증가는 악재로 규정된다. 고점에서 거래량이 터지면 일단 매도관점이다. 왔다갔다 흔든다고 오판하면 안 된다. 상승추세에서 평소 거래량의 3배 이상 터진다면 그 때가 고점이다. 이때부턴 누가 언제 매도할지의 눈치싸움이다. 1~2% 더 챙기려고 남아있기보단 안전하게 미리 빠져나오는 게 현명하다.
반면 바닥권에서 거래량이 터지면 호재다. 거래가 많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단 저점에서의 가격상승은 대개 얌전하다. 급격한 움직임 없이 찔끔찔끔 오른다. 때문에 아마추어는 매수시점이라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게 추세상승의 강력한 신호다. 이때 거래량 증가는 매입세력을 확인시켜준다. 물론 단발적인 매수세는 조심해야한다. 최소한 1주일 이상은 필요하다. 주가향방의 진실은 1주일 안에 대개 녹아있다. 같은 값이면 거래량의 골든크로스가 있는 편이 더 좋다.
거래량을 반드시 이해하고 활용하자. 보통 아마추어들은 차트를 볼 때 주가차트를 먼저 본다. 그 다음 하단의 거래량으로 눈길을 옮긴다. 하지만 진짜 고수는 거래량부터 먼저 살핀다. HTS에서 일간차트를 먼저 보는 투자자라면 십중팔구 아마추어다. 거래량은 주가의 거울이라고 했다. 거래량부터 먼저 보는 버릇을 들이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참고로 종목발굴과 관련해 거래량이 적은 게 반드시 나쁘지는 않다는 얘기도 있다. 특히 가치투자그룹은 적은 거래량이 우량주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거래량이 적다는 건 사는 사람도 없지만, 파는 사람도 없다는 뜻이다. 팔지 않겠다는 건 이 가격 이하로 떨어질 확률이 거의 없다는 뜻일 수 있다. 실제로 주가가 싼 알짜배기 가치주 중 평소 거래량이 적은 게 많다. 추후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으면 주가와 거래량은 늘어난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곰곰이 생각하면 이 주장도 틀린 얘기는 아니다.
- 자료: <한국의 주식고수들> 전영수(한경비즈니스 기자) 지음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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