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6개월만에 다시 만나, 尹 “네이버 지분매각 아닌걸로 이해”
기시다 “앞으로도 긴밀히 소통할것”
민주당 “尹, 日 새빨간 거짓말 용인”
한일, 수소-자원 대화 내달 출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났다. 윤 대통령은 “4년 5개월 만에 개최되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서울에서 다시 뵈어 더욱 반갑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는 “이번에 신록의 서울을 다시 방문해 아주 기쁘다”고 화답했다.
“우리 정부는 이 현안(라인야후 사태)을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의 사안으로 인식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하며 라인야후 사태를 회담 테이블에 먼저 올렸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야권이 라인야후 사태를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실패로 규정하며 ‘반일(反日) 공세’를 지속해 펼치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윤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라인야후 사태를 먼저 거론해 ‘리스크 대응’에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尹 “불필요한 현안 되지 않도록 잘 관리 필요”
윤 대통령은 이날 1년 만에 방한한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국내 기업인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따라서 앞으로 양국 간에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이후 6개월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한국 기업을 포함해 외국 기업들의 일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촉진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 불변이라는 원칙하에서 이해되고 있다”며 “이번 행정지도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보안 유출 사건에 대해 어디까지나 보안 거버넌스를 재검토해 보라는 요구사항”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한일 정부 간에 초기 단계부터 이 문제를 잘 소통하면서 협력해 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정상회의에서 라인야후 사태를 의제로 올린 것은 일본의 행정지도가 사실상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일본 정부의 의도라는 야권의 공세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에 대한 지분 매각 내용이 아니라는 입장을 일본 정상 차원에서 확답받음으로써 이 같은 논란을 해소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한일 관계와 별개 사안, 잘 관리해야’ 한다는 관전평이나 내렸다”며 “게다가 네이버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한다며 일본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일본의 새빨간 거짓말을 용인했다”고 비판했다.
● 한일 수소협력대화·자원협력대화 6월 출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약 50분간의 회담에서 에너지, 경제안보, 중소기업·스타트업, 정보통신기술(ICT)·첨단기술 분야 등의 협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다음 달 중순 한일수소협력대화와 한일자원협력대화가 신설돼 출범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일 간 글로벌 수소 공급망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수소와 관련된 표준, 수소 에너지와 관련된 규격 그리고 정책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 광물 공급망 위기에 같이 협력을 꾀하고 공급망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내년에는 한일 관계를 한층 도약시키는 역사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총리와 제가 합심해서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양국 관계를 더욱 도약시키기 위해 윤 대통령과 제가 각각 정부 내에 지시를 내려서 준비를 추진할 수 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