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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순희’와 ‘설강이’의 슬픈 이야기.
내 남자친구는 죽었습니다. - 06번외
나는.
행복했었습니다.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이 남긴 유산으로 동생과 남부럽지 않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내겐 멋진 남자친구.
설강이가 있었고.
내 목숨과 바꿀 수 없는 멋진 내 동생.
고준희가 있었습니다.
‘그’일이 있기 전 까지는.
지금 내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나의 멋진 남자친구 강이가 오늘도 데이트를 하자고 한다.
이 기쁜 마음을 어떻게 감추지!?
아~ 너무 떨려!
매일 매일 만나지만 그래도 역시 떨려!
역시 여자는 자신의 남자 앞에서 잘 보이고 싶은 것!
난 전신 거울 앞에 서서 이 옷 저 옷 몸에 걸쳐보았다.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누나!”
“고준희! 내가 누나 방에 들어 올 때 노크 하라고 했어? 안 했어!”
“아! 미안! 근데. 또 강이형 만나러가?”
“응. 왜? 부럽냐~?”
“아니~ 내가 미쳤어? 누나를 부러워하게?”
“저게!”
하여간.
못 말리는 녀석이야.
난 고개를 절래 흔들며 옷을 입고 머리를 빗고 약간의 화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내 손목시계가 어느덧 약속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헉! 이러다가 늦겠다! 아우~ 강이가 또 뭐라고 하겠네~ 으잉~”
나를 기다리고 있을 강이를 생각하며 허겁지겁 약속 장소로 향했다.
약속 장소가 으스스한 공터 앞이란 게 좀 의아했지만 난 아무 의심치 않고 갔다.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공터
공터에 도착한 나.
그리고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강이.
난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초조하게 강이를 기다렸다.
“아우.. 강이는 도대체 왜 이런데서 보자는 거야.. 힝..”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고.
약 30분이 지났을 무렵.
저 멀리서 강이가 걸어오고 있는 게 내 눈에 잡혔다.
난 방긋 웃으며 걸어오는 강이에게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강이야~ 여기야! 여기~!”
내 외침에 날 발견한 강이는 씨익 웃으며 걸음을 빨리하여 내게로 다가왔다.
뭔가 분위기가 살짝 바뀐 강이.
난 아무 의심 없이 강이의 팔에 팔짱을 끼며 말했다.
“설강이! 왜 이렇게 늦은 거양! 기다렸자나!”
“미안. 내가 많이 늦었지? 가자.”
“응응! 어디로 갈.. 응? 여기로 왜 가는 거양?”
“응. 기다려봐. 재밌는 거. 재밌는 거.”
“재.. 밌는거? 뭔뎅? 뭔뎅~!?”
“응. 이거.”
“응? 꺄아아아악!”
순간 고통을 느낀 나.
난 흐릿해져가는 시야 사이로 강이를 바라보았다.
점점 아래로 추락해 가는 날 내려다보며 씨익 웃고 있는 강이.
강이야..
왜 그래..
나한테.. 왜 그래.. 강이야..
그대로 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꽤나 시간이 지났을 때.
오싹한 느낌에 순간 눈을 뜬 나.
갑자기 머리에서 느껴오는 고통에 손을 들어 올리려는데..
“어?”
손이 묶여 있어 손을 들어올릴 수 없다..
손이 묶여?
난 내 손목에 묶인 밧줄을 풀려고 이리저리 흔들었지만 풀리지 않는 밧줄.
“하아.. 하아.. 강이야.. 설강이.. 무서워.. 강이야!”
“응.”
“강.. 이야?”
“일어났네.”
“강이야! 왜 그래..? 나한테 왜 그래?”
“.. 춥지?”
“아니. 하나도 안 춥..!”
지금 알았어!
나..
지금..
알몸이야..
그리고..
내 눈에.. 보이는 거 저거.. 피.. 맞지..?
난 내 안쪽 허벅지 사이로 흐르는 피를 보다 흔들리는 눈동자로 강이를 바라보았다.
날은 이미 어두워 졌는지.
달빛이 강이의 얼굴을 비췄다.
강이는 씨익 웃으며 일어나 내게로 천천히 다가왔다.
“처녀의 맛은. 죽이지.”
“!!!!!!”
내 턱을 잡은 강이의 손이.. 얼음장처럼 차가워..
이건.. 강이가 아니야!
근데..
왜..
머리로는 아니라는데..
몸은..
그렇지가 않은 거지..?
저건..
강이가 아닌데!
난 내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애써 모른 척 하며 강이에게 말했다.
“강이야..”
“강이는 죽었어. 곧. 네 앞에서 죽을 거야.”
“!!!!!!”
“순희야!”
“!!!!!! 강이..? 어.. 어.. 어떻.. 게..?”
또 다른 강이가 숨을 헐떡이며 날 보고.. 있어!
강이가.. 두 명이야?
뛰어온 건지 숨을 헐떡이는 또 다른 강이가 내 모습에 뒷걸음치다 다른 강이를 발견하고 눈
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설찬이!”
“후후.. 형.”
“혀.. 엉..?”
형.. 이래..
형 이란다..
형..
설강이..
설찬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생긴 두 사람.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나..
잘 모르겠어..
탁-
“죽어.”
“찬.. 이야?”
“살리고 싶지? 고순희. 살리고 싶잖아. 그럼. 형이 죽어.”
“찬이야!”
“죽으라고. 이 칼로. 형이 스스로 손목을 긋고 죽는 거야. 그럼. 고순희. 살아.”
“......”
뭐라는 거야..
지금..
강이보고 죽.. 으라는 거야?
말도 안돼!
내가.. 내가 강이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난 갑자기 말을 할 수 없어 그저 고개만 힘차게 저으며 강이를 바라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강이.
난 주르륵 눈물을 흘리며 강이를 향해 좌우로 힘차게 고개를 저었다.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바닥에서 칼을 줍는 강이.
안돼!
죽지마!
그러지마!
하지마!
스-
스윽-
“윽.”
“안 돼!”
“잘했어. 형. 그대로. 죽는 거야. 형.”
“하.. 하하.. 수.. 순희.. 순희.. 보내줘.. 하.. 하아..”
“응. 싫어. 둘이 같이 죽는 거야.”
“설찬이!!! 윽...!”
어느새 느슨해진 밧줄.
난 밧줄을 순식간에 풀고 알몸인 것도 잊은 채 벌떡 일어나 설찬인지 뭔지 에게 다가갔다.
내가 다가오는 것을 느낀 설찬이는 웃으며 말했다.
“꽤나 당돌하네. 고순희. 나야.. 순희야.. 나.. 설강이..!”
“!!!!!!”
그러지마..
강이랑 똑같은 얼굴로..
그러지마!
난 바닥에 떨어진 칼을 주워 앞으로 내밀었다.
내 행동에 설찬이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나라고.. 순희야.. 나.. 설강이.. 라고 설찬이가 말했습니다. 이제. 끝납니다.”
“죽어!!!!!!”
푹-
눈을 질끈 감고 설찬이의 심장을 향해 그대로 칼을 앞으로 뻗었다.
내 손끝 사이로 느껴지는 이 감촉.
난 눈을 감은 채 천천히 뒤로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눈을 떴는데..
“주.. 준희.. 준희.. 야..?”
“아.. 누.. 나.......”
“준희야!!!!!!”
어째서..
어째서 설찬이가 아닌.. 고준희.. 너야!?
찬이가 앞으로 쓰러짐과 동시에 보이는 잔혹한 악마의 얼굴.
설찬이.
처음으로.
난.
사람의 미소가 무섭다고 느껴졌다.
정말 소름끼치게 웃고 있는 설찬이.
단순한 소름이 아니라 내가 오줌을 지릴 정도로 시리고 엄청난 공포의 미소.
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내 앞에서 죽어가는 준희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런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는 설찬이.
“한 번의 살인은. 두 번의 살인을 낳는 법. 안녕히 계세요. 고순희.”
그렇게..
설찬이는 모습을 감추었고..
그렇게..
내 인생은..
끝나버렸다.
“준.. 희야.. 준희야.. 준희야.. 준희야! 준희야!”
“누나.. 울지마.. 난.. 괜찮아..”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말하는 준희.
난 준희의 얼굴을 감싸 안으며 소리쳤다.
“죽지마..!”
“누나.. 울지마.. 나.. 조금만.. 자.. 는.. 거........ 야............................”
“준희야? 준희야!? 준희야! 고준희! 준희야!”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진 준희의 손.
그리고 힘없이 감긴 준희의 눈.
죽었다.
준희가.
내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가족.
내 동생.
정말 착하고 멋진 내 동생.
죽었다.
내가 죽였다.
내가 죽인거다.
내가..
내가 죽인거야..
내가 죽였어..
하하하..
하하하하..
내가..
“내가.. 준희를... 흐으.. 죽... 였어... 흐으으... 으으...!”
그대로 난.
정신을 잃었는데.
일어났을 땐.
이미 모든 상황이 끝난 상태였고.
내 기억은 그렇게 이부분이 바뀌어 버렸다.
나를 강간한건 설찬이가 아니라 설강이.
내 기억 속에..
이제 설찬이는 없다.
지워져 버렸다.
병신같이.
난 사랑하는 사람을 나도 모르게 상처를 내며 그렇게 망가져 갈 거야.
설강이는.
이제.
나랑.
엮일 수 없어..
-설강이 시점.
정신을 차렸을 때.
난 병실에 누워 있었다.
눈을 뜨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건.
설찬이.
고준희.
그리고..
고순희.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이제는 사랑하면 안 되는 사람.
고순희가.
날.
설찬이로.
설찬이는 아닌데.
그 사건을 벌인 사람을 나 설강이로.
기억한다.
어떻게.. 하지..?
이제..
나.
고순희 사랑하면 안되는 거.. 야?
도대체.. 왜?
고순희 기억엔 설찬이라는 그 끔찍한 새끼는 없는 거야?
그럼..
나..
고순희를 강간한 설강이야?
손을 그은 것은 설강이.
고순희를 강간한 것도 설강이.
고준희를 죽이게 한 것도 설강이.
모두..
설강이.
설찬이는 없다..
슬프잖아..
이러면..
나 정말 슬픈 사람인거 잖아..
아..
그러면 되겠다..
고순희.
내 옆에 평생..
나 하나 희생하면서 고순희 그대로 내 옆에 평생 있게 해야지.
나를 병신이라고 해도 좋다.
난.
고순희를 평생 동안 사랑할 병신이다.
고순희의 하나뿐인 병신.
설강이.
그게..
나야.
내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져도..
나 고순희 옆에 있을래.
나중에 모든 걸 알아서 죄책감을 가지고 멀어질 고순희의 옆에 있을래.
이게.
내가 사랑하는 방식일지도 몰라.
나.
고순희 옆에 있어도 되는 거니까.
나는.
고순희를 사랑하니까.
**
아아ㅠ .ㅠ
겨우 추석이 지났는데ㅠ .ㅠ
다음주가 시험이네요- .-;;
이걸 어쩌면 좋은지ㅠ .ㅠ
일단 말도 안되는 번외는 써서 올리지만ㅠ .ㅠ
다음편을 또 어떻게 써야할지이이..
다음편 많이 기대기대기대해주시구염!!!
시험공부도 열심히하면서 소설도 열심히 올리겠습니당!
기대해주세염> <*
님들의 하나하나 댓글이 전 마냥 기쁩니다♡
님들의 하나하나의 댓글을 기다립니다♡
휴아는 님들을 사랑해요♡
첫댓글 슬퍼서 눈물이 나요.ㅠㅠ
눈물펑펑쏟게하는게저의임무ㅠ .ㅠ 펑펑쏟아주세염!!!ㅎ 고마워염~
오랜만에 나와서 들뜬 기분으로 읽었는데ㅜ .ㅜ 강이가 많이 불쌍하네.. 찬이라는 좀 어이없는 인물이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네요..ㅜ .ㅜ 강이 불쌍해서 이제 어떻게 한담..ㅜ .ㅜ
들뜬기분으로 오신것같은데ㅠ .ㅠ 제가 초를진건지..ㅎ 겸방이님 소설 언제나와여!!!!!
흑흑T T 너무 슬퍼도 눈물이 맺혔어요T T 흐르지는 않았지만.. 코가 시큰T T 그 일이라는거 강이가 한게 아니였네요T T 설찬이.. 강이의 동생.. 정말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T T 강이랑 순희 잘됐으면..T T 큰바램이에요!!! 다음편 기대 많이 할게요!!
흘러주시지그랬어염> <ㅎ 강이가 참 불쌍하죠..ㅠ .ㅠ 고마워염~
강이를 나쁘게 본 내가 좀 싫다;; 강이는 힘들어하는데.. 휴우...... 빨리 다음편이 궁금하네요..
번외를 보시기 전이니까> < 괜찮아염~ 다음편 기대마니해주세염!
재밌어요!!!!!!!!!!!!!!
고마워염> < 담편기대많이해주세염!
ㅋㅋㅋㅋㅋㅋㅋㅋ동일인물아개폭소미치겟다 님 재밋음
ㅠ .ㅠ동인인물괜히한건가염;;ㅎ 담편기대마니해주세염!ㅎ
재밌습니다어서다음편을써주새요!
고마워염> <ㅎ 담편기대마니해주세염!
담편 빨리요.><ㅋ
지금올릴께염> <ㅎㅎㅎ
너무너무 재미써요 ㅋㅋㅋㅋㅋㅋ
그럼 설찬인가 걘 어케 된거에요????
재밋는데 머리나쁜 저는 이해가 안되네염 ㅋㅋㅋ
이거였구나......ㅎㅎㅎㅎ 아....넘 재밌어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