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장인 어르신이 아내로부터 세례를 받으시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신 후
간신히 일어나 걷기도 하신다고 합니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나는 매일 장인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그렇게 10월이 지나가고 2007년 12월이 되었습니다.
12월 초 처제 미경이로부터 충격적인 전화를 받았습니다.
"형부 ! 아빠기 돌아가셨어요 흑흑흑"
"뭐라고?"
"아침에 아빠 방에 들어가 보니,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두 손을 모으고 잠자듯이 돌아가셨어요, 선종하신거예요"
나는 그 소리를 듣고 쿵 하고 가슴이 무너 집니다.
"아 이럴수가 ! 이럴수가 !"
우리 4식구가 놀라 양구군 해안면으로 달려 갑니다.
우리가 정신없이 달려가는데 처제 미경이가 아내에게 메시지가 왔습니다.
"언니 ! , 해안으로 가지말고 춘천으로 가야 해, 아버지 시신을 춘천 군인 장례식장으로 모셨어"
그리하여 아내는 또 홍천을 지나 다시 춘천으로 달려 갑니다.
그런데 춘천의 외곽지역의 장례식장은 찾기가 어려워 한 참 애를 먹습니다.
그러다가 간신히 찾았는데 외떨어진 곳에 아주 깨끗하고 아름답게 지어진 건물이었습니다.
그날 장례식장에는 두 사람의 돌아가신 분이 있었고, 모두 손님들이 많이 와 있는데
내가 놀란 것은 장인의 식장에는 손님들이 미어터질 지경이란 사실입니다.
`아니 10년 넘게 누워 일어나지도 못하셨던 장인에게 이렇게 많은 조문객이 오시다니 !그동안 이분들을 어떻게 관리를 하셨는가?`
내가 장인을 몰라도 한참 몰랐다는 생각이 들어 마치 죄인같은 생각이 듭니다.
온 식구들이 우리를 반겨 주며 슬퍼 합니다.
나는 첫 사위 이기에, 나도 베옷을 입고 문 앞에서서 상주 노릇을 하기 시작합니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작은 소리로 곡을 합니다.
그러자 문상객들이 머리와 수염이 하얀 나를 보더니 모두가
"뉘시요?"
라고 합니다.
"제가 장인의 사위입니다."
라고 하자 모두들 깜짝 놀랍니다.
"예?"
"헉 !"
돌아가신 장인보다 내가 더 늙어 보였던 것입니다.
저녁 시간에 음식이 차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음식을 드시며 이야기를 나누기에, 나는 모두 다시 찾아다니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장인 보다 나이다 더 많아 보이네요"
"예 맞아요 장인은 저 보다 3년 더 젊으세요"
"하 !"
모두가 놀랍니다.
"놀래켜 드려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하자
"괜찮소.그런일들은 흔하오, "
라고 나를 이해해 주십니다.
장인은 전에 지방 의회에 출마까지 하신 분으로써, 사실 유명하신 분이며 무장간첩잡은 일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 다음날 우리들은 장인을 영구차에 싣고 뒤따라 갑니다.
영구차가 장인이 살던 집의 도로가에 세웁니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또 한 번의 제사를 드리고 절을 하였습니다.
장인의 집 앞에서 마지막 노제를 드리고 우리는 다시 인제의 깊고 깊은 산속의 화장터로 가는데, 나는 처음 와 보는 곳으로써 산이 아주 깊고 숲으로둘러쌓인 매우 아름다운 곳입니다.
`와 이런곳에 화장터가 있었다니 !`
장인의 시신이 2시간도 안되어 한줌의 재로 나오는 것을 보고 우리는 오열을 합니다.
우리는 장인의 재를 아름다운 그릇에 담고 그곳에 모셨는데 많은 돌아가신 분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며 나는 다른 분들의 영혼을 위해서도 기도 드렸습니다.
나는 우리식구들이 천주교의 기도 방식으로 `연도`를 하였습니다. 우리 뒤에는 장인의 가족들이 모두 모여 무릎을 꿇고 우리들의 연도에 함께 합니다.
그렇게 모든 장례식의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나주로 돌아왔습니다.
나는 내가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만일 내가 없었더라면 아내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였을 것이고 나보다 더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며, 장인도 천수를 다 누릴 것인데, 모든게 나 때문에 일찍 돌아가신 것 같아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이것도 내 운명인가?
나는 이상하게도 많은 문제를 가진것이고 어찌보면 참으로 곤란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나 혼자만의 정직하고, 겸손하고, 배려하고, 남을 사랑하고, 아무도 미워 하지 않고, 오히려 남을 더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교만에 빠진것 같아
나는 마치 내가 위선자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겸손이 지나치면 그것도 죄인가? 싶을 정도 입니다.
(계속)
첫댓글 쾌차하여 집으로 돌아가셨는데 느닷없이 영면하셨다는 소식 너무 전개가 빨라 황당했습니다
어쨌거나 좋은곳에 가셔서 아프지않고 편안하시리라 생각 듭니다 늦었지만 명복을 빕니다
세상사 주고사는게 주어진 하늘의 운명인걸
있을때 즐겁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카이져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놀라셨지요?
저 때문에 수명을 다 하지 못한 것 같아 지금도 미안하다니다.
사람의 운명이 다다르니 언제 이별하는지 아무도 모름니다.그저 현재에 만족하며 .올바르게 살아가는ㅂ것이 최선이라 생각 합니다.
다행복님 오셨어요? 감사합니다.
그쵸 우리의 앞날은 한시간도 내다 볼 수가 없어요
그러기에 항상 준비는 해 두고 있어야 하나봐요
좋은 한주 되시고요 ^)*
좋은곳에 행복하게
잘 계실 겁니다ᆢ
어서오세요 초콜릿님 감사합니다.
그럼요 천국애서 만복을 누리실 것입니다.
처음엔 그렇게도 결혼을 반대하셨던,
경찰 출신의 장인어른.
장례를 장사에 비유하여 뭣하지만.....
정승댁 개가 죽으면 조문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지만
정승이 죽으면 개문폐점 상태라는데.....
장인님께서는 대단하신 분이셨네요.
감탄합니다.
어서오세요 종이등불님
예 맞아요 제가 너무 어리석어 장인응 싫어하며 살아온 것이 너무 부끄럽답니다.
장인의 모든 것을 봐야 하는데 제 눈에 콩깎찌가 꼈었어요
감사합니다.
전글과 이글을 읽지 않았다면 제마음속엔
장인어른은 목소리크고 호전적인 인물로
생각 하였을 것입니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직접 경찰의 총을 들고 공비를
생포한 것이나
그 공로를 아무런 조건도 없이 경찰에게 양보한
마음은 진정 사나이 대장부 만이 할수 있는 행동입니다.
후에 공훈이 제대로 올려져서 국가유공자 가 되신것 은
정말 잘된 일입니다.
어서오세요 무악산님 감사합니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장인어른신입니다.
제가 늘 미안하답니다.
훌륭하신분을 장인어른으로
두셧군요.형광등등님은
하느님이 복을 내리신분
같습니다.거기다 아름답구
소중한 사랑까지 장인어른
좋은곳 가셧을겁니다.
그리구 참 어제 댓글보니 나가신다니 저얼대 아니됩니다.
여기 이많은 펜을 두고 가시면
십리도 못가셔서 발병 생깁니다.
오래오래 같이 하입시더.
금박산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가는 사람잡지말라하고 오는 사람 막지말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님은 제 마음을 약하게 만드십니다.
정말로 이 좋은 고마운 분들을 뒤로한다면 저야말로 십리는 커녕
한발작도 못가서 발병이 날꺼입니다 하하하
이를 어쩌나 굉장히 속도를 내고 있는데 ....많은 글들을 얼리지 못하고 있어요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