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여기 무 싫어하시는 분 상당하다는 거 압니다.
어떤 분은 퇴방에서 무 얘기 꺼내지 말라고도 하시고, 어떤 분은 무를 보다가 짜증이 났다고도 하시고요.
그런데 무, 솔직히 말해서 전 상당히 많이 엄청 재밌게 봤습니다.
분명 무는 퇴마록에 많은 것을 빚지고 있습니다.
구성 면에서도 많이 비슷하고요.
그런데 전 퇴마록을 보면서는 몇번 울지 않았지만 무를 보면서는 권마다 몇번씩은 울었습니다.
작가가 여자이기 때문에 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할 지도 모르지만, 분명 무는 퇴마록보다는 전개에 있어서 더 많은 감정선들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뭐, 제가 남자답지 못하게 눈물이 헤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이것이 여자작가이기 때문인지, 많은 것을 빚진 퇴마록을 제칠 유일한 무기인지는, 저도 많이 고민을 하던 부분입니다.
무는 낙빈이, 언젠가 태고지신께서 찾아오실 그런 아이를 그리고 있습니다.
무를 제대로 보신 분이 있으시다면, 낙빈이와 준후는 입장이 다르다는걸 알겁니다.
준후는 처음부터 엄청난 능력을 타고 났습니다. 어떤 분이 부모의 영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는데, 장호법은 사실 퇴마록 내에서는 큰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는 능력자이며(뭐, 퇴마록내에서 실력을 보여줄 만한 시간이 없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만) 아내는 애초에 영능력자인지 아닌지조차 언급되지 않았습니다(아마 일반인이겠지요...)
그러나 별이 빛나고(무슨 별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태몽이 심상치 않은(역시 내용은 잘...;) 것을 보아 준후는 처음부터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뭐, 잘생긴 얼굴이라던지, 착한 심성이라던지 등등... 스승 또한 많았구요)
위에 썼지만 스승 또한 많았기에, 준후는 갖가지 술수에 능통합니다. 퇴마록은 사실 준후최강이라는 설정을 놓고 전개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낙빈이는 힘든 아이입니다. 무속인의 아이는 무속인이 되기 쉽고,( 사실 거의 100%라고 봅니다만 )
무속인이 되지 않기 위해, 다시 말해 신내림을 받지 않기 위해 낙빈의 어머니는 계속 노력합니다.
물론 낙빈은 처음부터 동자신과 놀고 조상신과 대화하는 등, 무속인이나 진배 없는 모습이지만,
그래도 정식으로 신내림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어머니가 노력을 하지요.
시작부터 퇴마록과 무는 다른 길을 걷습니다.
제 판단에 의하면 현실배경판타지이고, 무는 한국형판타지입니다.
왜냐고요? 퇴마록은 세상의 모든 술수가 사실이라고 가정하고 쓰여진 소설입니다.(이건 작가님의 말이니 반박하실 일이 없을거라 믿습니다)
물론 작가님도 여러 문헌과 신화를 종합하여서 쓰신 것이구요. 작가님께서 임의로 만들어 내신 것은 주석에 달아놓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임의로 만들어 내신 것은 전 권을 통틀어 봐도 양손에 꼽을까 말까입니다.
그렇기에, 퇴마록은 한국형판타지보다는 현실배경판타지에 가깝습니다.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술수가 현실배경에서 펼쳐지는 것이니까요.
그에 비하면 무는 한국형판타지가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주가 되는 술수는 바로 무속이기 때문이죠.
준후도 분명 부적을 쓰고, 가끔 강신술도 합니다. 그러나 준후의 대부분의 술수는 수인으로 신의 힘을 빌리는 것과 자신의 생명(피)로 주술을 쓰는 것, 진법 등이고, 마지막으로는 작가님께서 만드신 십이지신술까지가 다입니다. 뭐 나중에 가면 부적 쓰는 것은 몇 번 나오지도 않습니다;
다시 말해 준후의 술수의 범위는 낙빈의 몇배가 된다는 말이죠.
뭐, 이런 유치한 말은 그다지 쓰고 싶지 않았지만, 낙빈과 준후를 싸움 붙이면 준후가 이길 겁니다.
나중에 가면 무에서도 이것저것 슬쩍 슬쩍 비춰지기는 하는데, 제가 읽어본 느낌으로는,
작가가 그것을 작품의 주 소재로 쓰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낙빈은 준후처럼, 엄청난 재능을 타고 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무속인의 아이니까 약간의 능력과 잠재력이 있다, 정도지요.
(물론 신들은 낙빈을 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준후처럼 수치로 잴 수 있는 '능력'은 아닙니다)
게다가 천성이 완전히 착하지만은 않습니다. 자신을 차갑게 대하는 어머니에게 원망도 하고, 그... 모 조직의 동부지부장 현욱의 훈련을 받을때에는 영과 신을 이기는 도구로만 사용하게 되었었죠.(이런 빌어먹을 조직이름 생각나지 않는군요.)
솔직히 지금 저는 좀 화난 상태입니다.
신비소설 무와 퇴마록을 재밌게 읽었던 저로서는, 이 비슷한 두 소설에 대해, 양측이 상당히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의견과 견해를 내놓을거라고 예상했었죠.
퇴방에 신비소설 무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없어서 글을 쓸까 했습니다.
근데 혹시 중복되는 내용이 있을까 해서 신비소설 무 라고 검색을 해봤습니다.
모조리 안 좋은 글 뿐이더군요.
실망했습니다.
마치 아이돌 팬들의 싸움처럼,
누가 더 좋네 누가 더 노래 잘하네 누가 더 이쁘네 누가 더 잘생겼네 누가 더 키크네 누가 더 몸매가 좋네
처럼 보였습니다.
왜 이 비슷한, 유사작을 찾아보기 힘든 이 두 작품이 왜 싸워야 하는지(물론 두 작품이 싸우는게 아니라 그 두 작품의 팬들이 싸우는거지만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서양판타지를 이겨야하는 외래의 것으로 치부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서양판타지가 넘쳐나는 이 상황에서 두 작품은 서로 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 창조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휴우.......
가물거리는 기억으로 쓰기에는 힘들지만, 솔직히 울컥해서 몇 자 끄적여봤습니다.
근처 도서관에라도 가서 두 작품 다 정독해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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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태클 다 받아드립니다. 이의 있거나 이해안가거나 이건 틀렸다 싶은 부분, 제 기분같은거 생각하지 마시고 다 써주십시오.
저 그렇게 속좁은 사람 아닙니다. 타당하면 제가 틀린 것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저도 둘다 어느정도 읽어 보았습니다만... 물론 무 읽으면서 퇴마록과 비슷하다라고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습니다만, 나름의 독창성이 있지요. 하지만 저도 검색을 해보았는데 가장 최근글이 03년이더군요...; 7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이렇게 글까지 남기실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글을 필요로 쓰는 사람은 아닙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문성실 작가의, 아, 무의 작가는 문성실이라는 분입니다. 문성실 작가의 팬은 아니라,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네이버 검색에는 무 외에는 나오지 않는군요.
ㅎㅎ 그런가요
글쎄요... 퇴마록이나 신비소설 무나 비슷해보이는데...
저는 퇴마록이라는 이름이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더 더하거나 뺄 것없는, 그리고 이야기에 잘 맞는 제목으로. 근데 무는...... 신비소설 이라는 말을 왜.... 그냥 무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그건 그렇네요 신비소설이라는 말은 좀 이상하네요. 그렇게 치면 퇴마록에서도 록이라는 건 빠지는게 좋았을지도. 갈수록 마의 존재는 블랙엔젤이나 아스타로트,아기영혼들정도로(사실 아기영혼은 마가 아니지만서도;) 그치는게 의문이 들기도 하고 했거든요. 퇴마사들의 적은 악마나 악령보다는 사람인 경우가 더 많았으므로... 아 마는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있는 것이기 크게 틀리다고도 말할 수 없는건가; 뭐, 퇴마록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바로 이런 종류의 여러 아이러니들이지만.. 또한 록이라면 사실 기록이라는 말인데, 그렇다면 말세에서 살아남은 퇴마사들이 각자 기억을 더듬어서 써낸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해내ㄴ...아닌가;ㅋ
혁넷에서 예전에 자유게시판에 그런 글 올라왔던데..... 신비소설 무랑 퇴마록 뭐 그런거에 대해서.
아 그런가요... 혁넷은 잘 몰라서;
저도 무를 좀 읽어보긴 했지만, 뭐..싫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히 퇴마록과 비교(대조)가 되는 건 사실입니다. 퇴마록의 아류작이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아무래도 무 작가님이 말했듯이 무는 퇴마록의 영향을 받은 소설이니까요. 하지만 그 나름대로 퇴마록보다는 좀 더 무속적이고 섬세하죠. 뒤로갈수록 퇴마록의 영향도 옅어지고요..사실 무자체는 별로 나쁘지 않은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흥미도 있고...그런데 왜 도대체 완결을 내지 않는건지...저는 참 그게 답답합니다..완결을 내야 보기 좋은텐데 말입니다.(제가;;;)
그쵸... 작가님도, 완결은 내지 않을거라고( 정확히는 더 이상 쓰지 않을 거란 말이었지만 그거나 그거나 ㄷㄷ) 하시고... 사실 그 뒤가 많이 궁금한데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