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학교가 너무 싫어요. 예전에 상담도 받고 부모님이랑도 이야기해봤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어요.
친구가 저를 싫어하는 말을 장난처럼 계속해서 온라인 상담도 받아보고, 반 친구들 관심사에 맞추려고 노력했는데 이미 무리가 정해져 있어서 대화하다 보면 나가라고 합니다.
원래 친했던 아이들은 전학 가거나 다른 반이 되어 멀어졌고, 억지로 관심사를 바꿔봤는데도 달라지는 건 없어서 오히려 더 허탈해졌어요.
저를 괴롭히는 아이에게 싫다고 분명히 말했는데도 무시하고, 어깨동무를 세게 해서 목이 졸릴 정도였고 제가 소리 지른 뒤에도 그 행동을 반복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는 계속 위축되고 집중도 안 되고, 방학 동안 집에서 공부할 때가 오히려 마음이 편했어요.
이런 상태가 2~3개월째 이어지면서 요즘은 하루 종일 화나고 슬프고 불안하기만 하고, 울 힘도 없어서 그냥 방에만 있고 싶어요.
A. 글을 읽으면서, 학생이 얼마나 오래 혼자 버텨왔는지가 느껴졌어요.
이미 상담도 받아보고, 부모님께도 말해보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관심사까지 바꿔보는 등 할 수 있는 노력은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럼에도 계속 거절당하고 밀려나는 경험을 반복했다면, 마음이 지치고 학교가 싫어지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 이건 학생이 약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에요.
특히 어깨를 세게 잡거나 싫다고 말했는데도 반복되는 행동은 ‘장난’이 아니라 분명히 괴롭힘에 해당해요. 학생이 불편하다고 표현했는데도 그만두지 않았다면, 그건 학생의 잘못이 아니고 참으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아니에요.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불안해지고, 학교에 있는 것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어요.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는데도 이미 무리가 정해져 있어서 배제당했다는 말에서, 학생이 얼마나 외롭고 소외감을 느꼈을지 느껴졌어요. 그리고 “내가 나를 억지로 바꿨는데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자존감이 크게 흔들렸을 것 같아요. 학생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만난 관계 환경이 학생에게 너무 가혹했던 거예요.
요즘 하루 종일 화, 슬픔, 불안만 느껴지고, 울고 싶어도 울 힘조차 없다고 했죠. 이건 단순히 기분이 안 좋은 상태가 아니라, 마음이 이미 많이 지쳐서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신호예요. 공부에 집중이 안 되는 것도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생존 모드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에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학생이 이 상황을 혼자 견디려고 더 애쓰는 게 아니에요.
부모님께 “요즘 학교 때문에 너무 힘들고, 하루 종일 우울하고 불안해서 버티기 어렵다”고 지금 상태를 있는 그대로 다시 한 번 알려주세요. 그리고 심리상담을 다시, 이번에는 조금 더 지속적으로 받아보고 싶다고 분명하게 말해보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 어떻게 도울까요?
1. 불안을 몸이 배운 반응으로 이해하기
지금 느끼는 불안은 약하거나 예민해서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몸이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고, 비슷한 상황에서 자동으로 경고 신호를 보내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괜찮아야 하는데 왜 이러지”라고 자신을 몰아붙일수록 불안은 더 강해집니다.
먼저 필요한 것은 불안을 멈추게 하려는 노력보다,
“아, 내 몸이 지금 나를 보호하려고 반응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경험입니다.
2. 감각 신호 인식
불안은 생각보다 몸의 감각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심장이 빨라지거나, 목이 조여오거나, 시선이 불편해지는 순간이 반복될수록
뇌는 그 장소나 사람을 위험으로 저장합니다.
이럴 때는 상황을 억지로 견디기보다,
호흡·자세·손에 감각을 주는 활동처럼 몸의 긴장을 낮추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불안한 생각을 설득하려 하기보다, 몸의 신호를 먼저 안정시키는 것이 회복의 출발점입니다.
3. 전문가의 도움
이미 불안이 2~3개월 이상 지속되고, 학교·집·주말 구분 없이 기분 저하와 무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면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신호입니다.
전문 상담은 문제를 고쳐주는 곳이 아니라,
불안이 형성된 과정을 함께 이해하고, 몸과 마음이 다시 안전을 느끼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부모에게 “공부가 안 된다”보다
“계속 불안하고, 어디에 있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라고 말해보는 것이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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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Barlow, D. H. (2002). Anxiety and its disorders: The nature and treatment of anxiety and panic (2nd ed.). New York, NY: Guilford Press.
Craske, M. G., Treanor, M., Conway, C. C., Zbozinek, T., & Vervliet, B. (2014). Maximizing exposure therapy: An inhibitory learning approach.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58, 10–23. Field, A. P., & Lester, K. J. (2010). Learning of information processing biases in anxious children and adolescents.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119(2), 353–364.
*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