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년 6 월 강화 네눈박이 진돗개 '진강순'이 사는 집에 경사가 났습니다.
집에 무료로 세든 부부가 한 계절이 다 지나기도 전에 아이들을 다섯이나 낳아 건강하게 잘 성장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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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초순 봄이 무르익어 '진강순'이 주인 백수와 함께 아침산책할 때 자주 오르는 선원면 선행리쪽 남산 자락에도
하얀 찔레꽃이 만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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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가득 담겨 마치 저수지처럼 보이는 마을 앞 들의 모습은 경지정리가 되어 사각형들이 붙어 있는 형태의 단순한 강화의
다른 넓은 들과는 달리 오랜 옛날부터 선조들이 가꾼대로 물려받은 그대로,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여러 각도로 꺽인 선들을
이어 붙인듯 모양이 제각각으로 1970년대 산업화가 시작되기 이전 전형적인 한국 농촌 경작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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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른쪽 가운데 하얀색으로 짧게 보이는 마을길 끝에 놓인 주홍색 작은 점으로 보이는 부분이 제비들이
해마다 찾아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워 가는 진강순이 사는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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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줄기에서 뒷쪽에 보이는 다른 봉우리 하나를 거쳐 이어진 작은 숲이 집 뒤를 감싸고 집 앞쪽으로는 논과 밭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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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당 꽃밭에 금강초롱 꽃들이 한창 맵시를 자랑하고 있던 봄날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서 보아야할 것은 꽃보다 더 아름다운 진강순입니다. 뭐가 그리 예쁘냐고요?
그 이유는 이 집에 찾아온 제비 부부가 네모꼴을 이룬 'ㅁ'자형 집 안마당 4 개의 처마 가운데
최종적으로 선택해 거주한 곳이 강순이가 주로 머무는 행랑채 공간 서북 부분 안마당쪽 처마이기 때문입니다.
제비들이 집의 거주자인 사람보다 강순이를 더 믿고 의지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타이완부터 필리핀,베트남,라오스 등 따뜻한 동남 아시아 국가에서 겨울 추위를 피하던 제비들이 남지나해
큰 바다를 날아 건너 한반도 남쪽에 상륙한 다음 다시 약 4 백 킬로미터를 더 북상해 강화도 이집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강순이의 주인이 주로 머무는 안채 거실 출입문 위 처마를 선택해 오래 전에 지어져 남아 있는
몇개의 제비집 가운데 하나에 드나들면서 진흙을 물고 와 집을 고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을 바꿔 진강순 쪽 처마 제비집으로 옮겨 갔습니다.
사람과 개에 대해서는 제비들이 선조 때부터 오랜 기간 경험을 통해 배운 지혜로 자신들에게 전혀 해를 끼치지 않고
제비와 알, 새끼들을 노리고 외부로 부터 쳐들어올지도 모를 포식자들이 두려워하고 도망가는 대상이 되어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아군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빈집에는 제비들이 깃들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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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들이 집을 다 고치고 5 개의 알을 낳아 품기 시작한지 십수일쯤 지난 유월 중하순 어느날 제비집 아래 마루 바닥에
반쪽으로 나뉘어 나딩구는 알 껍데기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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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바닥에 떨어진 똥들은 어두운 밤 동안 제비들이 밖에 나가지 못하는 동안 배설이 일어나 하는 수 없이
집 아랫쪽으로 떨어뜨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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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한 마리가 안쪽을 들여다 보며 집 윗쪽에 붙어 앉아 무엇인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먹이를 잡아와 갓 부화한 어린 새끼들에게 먹이면서 보살피고 있는 모습입니다.
부부 제비가 낮 동안 쉴새 없이 바쁘게 날아 다니며 먹이를 잡아와 새끼들에게 먹이는 한편
새끼들이 배불리 먹고 내놓는 똥을 기다렸다가 입에 물고 날아가면서 집에서 떨어진 곳에
버리기까지 합니다. 새끼들이 자라는 집이 더럽혀지지 않게 깨끗한 환경에서 오염되지 않고
자라나도록 하려는 배려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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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네모난 트인 공간으로 날아 올라 제비들이 집 밖으로 드나듭니다.
제비들은 직사각형 형태의 흔한 집보다 이렇게 'ㅁ'자 형태로 건물이 둘러싼 집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추측해보건데 안마당쪽은 포식자인 뱀이나 매 등에게 제비집이 우선 시각적으로 노출되지 않고
둘째로 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물의 안쪽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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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부부가 모두 집을 비웠을 때 제비집 안쪽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아직 눈을 뜨지 못한 새끼 제비 5 마리가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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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바깥 마당 가 작은 연못에 개구리밥 잎파리들이 둥둥 떠다니고 이름 모를 여러 종류의 작은 날벌레들이 연못 물가와
주위 풀숲에 많이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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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알들도 이미 부화되어 올챙이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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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이네 집으로 부터 약 4,5백 미터 거리에 수 천평 규모의 작은 저수지가 있습니다.
제비들은 물이 가득차 찰랑거리는 벼가 자라나 수면을 덮기 전 논과 이런 저수지의 수면 위를 날며
먹잇감도 쉽게 잡고 가끔씩 수면을 미끄러지듯 스치면서 깃털을 적시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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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를 기르는 제비집 바깥 쪽 벽과 처마 모습입니다.
제비들은 바깥 쪽 처마에는 집을 짓지 않습니다.
그러니 큰 해일에 휩쓸려 떼죽음을 당할지 모르고 해안가에 집을 짓고 도시를 이뤘다가
큰 변을 만나는 사람들보다 더 지혜로운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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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깃털도 빠르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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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집 측면을 확대해 보았습니다.
마르면 시멘트처럼 굳어지는 진흙과 지푸라기를 입에 물어 나르고 섞어 붙여 새끼들이 다 자라 어미 비슷한 몸무게로
집을 떠날 때까지 안전하게 머물고 어미의 몸무게까지 합쳐도 잘 지탱해주는 튼튼한 집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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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어 사방이 어두워지면 활동을 멈추고 집에 돌아와 잠을 잡니다.
한 마리는 새끼들과 함께 집 안에 앉아 있고 다른 한 마리는 집 근처에 앉아 경계를 하며 밤을 지냅니다.
이렇게 치밀하고 정성 어린 생활을 지켜 보노라면 그들의 사랑과 지혜가 결코 사람에 못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왜 그게 문제가 되는지 좀 알려주세요. 그러면 어는 방에 이런 글을 올려야할까요?
자연과 함께하는 좋은곳 사시는군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보는 사람에게는 좋은데 험하고 지저분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행복하세요!
풍경이 너무 아름답네요..
자유게시판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고운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잠시 강화로 ...
행복하세요!
자연과 더불어사는님이 행복해보입니다 제비 오랜만에 보네요 ~
반갑습니다. 오라는 데 없는 백수인지라 좀 한가하게 지낼뿐입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