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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모인 13만명의 노동자들..."7월 총파업" 결의 다졌다
▲ 민주노총 주최 ‘노동개악 저지! 윤석열 심판! 제133주년 세계노동절대회’가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열렸다.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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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노동절대회'. 이름만 보면 특별할 게 없었다. 5월 1일 '메이데이'를 맞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의례적으로 치르는 여느 노동절 행사처럼 보였다.
당초 민주노총이 노동절을 맞아 전달하려고 했던 핵심 메시지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지을 최저임금위원회의가 하루 다음 날인 오는 2일 제1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있는 까닭이다. 이날 구호가 "월급 빼고 다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하라"로 결정된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 박살내자", "오늘 당장 심판하자"
하지만 여느 때와 달리 이날 대회에선 참가자들이 내뿜는 분노의 농도가 유독 짙게 느껴졌다. 진행자들이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대회 도중 수시로 윤석열 정부를 향한 참가자들의 원성이 터져나왔다. 대회 막바지에 이르러 "투쟁"을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도 격앙됐다.
이날 오전 건설노조 간부가 법원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사실이 도화선이 됐다. 대회사를 맡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이 노동자를 분신으로 내몰았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참가자들은 호응하며 7월 총파업을 향한 결의를 다졌다.
노동절에 노동자가 분신했다
▲ 민주노총 주최 ‘노동개악 저지! 윤석열 심판! 제133주년 세계노동절대회’가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열렸다.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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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2023 세계노동절대회' 열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을 "노동 개악"이라며 규탄했다.
하지만 이날 대회에서 단상 위로 오른 참가자들은 준비한 발언에 앞서 건설노조 간부의 분신 사실을 언급했다. 양 위원장은 "노동절 아침에 건설노조를 향한 (정부) 탄압에 저항하며 조합원 한 명이 분신했다"며 "법원 앞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당겼다"고 비통함을 전했다.
양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로 예정됐던 영장실질심사는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한다.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노총은 내일 긴급하게 본격적으로 투쟁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분노를 넘어 강력한 투쟁으로 윤석열 정권을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양 위원장은 "불평등과 양극화 해결의 첫걸음은 최저임금 인상"이라며 "노동시간은 줄이고 임금은 올려야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장 발언에 앞서 사회를 맡은 전종덕 민주노총 사무총장 역시 "134년 전부터 만들어 온 민주노조 운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를 분신으로 내몬 윤석열 정권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5분께 강원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앞에서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양 아무개 지대장(50)이 분신했다. 양 지대장은 그동안 채용 강요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왔으며, 이날 오후 3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앞둔 상황이었다. 양 지대장은 당초 전신화상을 입고 심정지가 왔지만 이후 소생해서 서울로 이송됐다.
양 지대장은 분신 시도 전 건설노조 간부들이 모인 SNS에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고 하니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유서도 남겼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2월, 건설노조를 향해 "경제에 기생하는 독"이라고 비난하면서 올해 6월까지 200일간 건설현장 특별단속을 지시하는 등 사실상 '노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2월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건설노조를 "건폭(건설 현장 폭력)"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7월 총파업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대에 세우겠다"
▲ 민주노총 주최 ‘노동개악 저지! 윤석열 심판! 제133주년 세계노동절대회’가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열렸다.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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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회에 모인 다양한 업종의 노동자들은 '노동권 신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토대로 다양한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또 이날 대회가 민주노총이 올해 초 계획한 '7월 총파업'을 예고하는 자리이기도 했던 만큼, 참가자들은 다가오는 총파업을 향한 굳은 결의를 다졌다.
김명숙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 여성위원회 조직확대소위원장은 "건설노조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자본가들은 제일 약한 부분을 공격하고 있다"며 "치졸하다. 그중 여성이 첫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도 들풀"이라며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그러는가 하면 김정원 금속노조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노동자)"라며 "LG그룹은 선한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지만 뒤에선 친사(親社)노조를 만들어 민주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속노조 LG계열사는 다가오는 5월 24일 대규모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며 "LG를 심판하고 이 기세를 몰아 7월 총파업에서 반노동 정책과 노동자 탄압을 일삼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 민주노총 주최 ‘노동개악 저지! 윤석열 심판! 제133주년 세계노동절대회’가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열렸다. ⓒ 권우성 |
이병주 보건의료노조 한림대의료원 지부장 역시 "7월 총파업을 위해 최근 조합원을 수십명 가까이 만나며 현장 조직에 힘쓰고 있다"며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힘겨운 노동을 하고 있다. 특히 병원들은 인력 확충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쳐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병원비와 높은 간병비 해결을 위해, 또 환자의 안전과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보견 인력을 확충하고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7월 총파업 투쟁으로 생명과 건강을 지켜내고 국민 보건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대회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15개 광역 시·도에서 동시다발로 열렸다. 민주노총 집계에 따르면 이날 전국 대회엔 13만 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대회에도 3만여 명이 집결했다. 대회 후 민주노총은 대통령실, 서울고용노동청, 헌법재판소 등 3개 방향으로 도심 행진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