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군대에서 아파서 고생한 이야기를 들으니 좀 억울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옛날 생각나기도 해서 아침부터 울적했네요
월급루팡짓 할까? 라고 했는데 빵똥님께서 썰 풀어달라고 해서
오늘 할일 다 마치고 이제서라도 그적여 봅니다.
분노 유발 글이라서 뭐...
같이 우울해지거나 화나실수 있음 주의요...
1999년 7월에 306 보충대로 입소하여 17사단 훈련소에 입소했습니다.
1. 훈련소에서 6주간 기본적인거 배우는데 하루는 종이를 한장씩 나눠주더니 컴퓨터 관련된걸 조사하더라고요
행정병이 모자르다나 뭐라나. 그중에 타수(한컴타자 기준) 쓰는게 있었는데 제가 다년간의 게임으로 타자는
자신이 있었어요 실제로 500타 정도 나왔고요. 그래서 적당히 뻥쳐서 800타 라고 적었어요.
6주 훈련 마치고 자대 배치 받는데 저는 본부대대에 행정병으로 뽑혔어요
저랑 같이 2명 더 뽑혔는데 한놈은 1500타 한놈은 8000타라고 적었더라고요 ㅡㅡ;;
그렇게 이름모를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담배를 피우며 털복숭이 아저씨가 들어오시더니
저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 얘 덩치 좋다 어깨도 좋고 얘 줘 " 라고 하셨어요
정확히 기억나요 얘 줘...
나중에 알고보니 한 중대의 포반(60미리)에서 후반기 교육받고 오기로한 신병이 안와서 빵꾸가 났는데
3개월뒤에 포사격 측정 대회가 있어서 다음 후반기 기수까지는 못기다리고
우선 지금부터라도 신병을 가르쳐야 3개포가 대회를 나갈수 있어서 본부에 온거였더라고요
뭐 어쨋든 1등이면 못주겠는데 얘는 800타밖에 못치는 꼬래비라서 줄수 있어요 라고 하며
도매급으로 팔려갑니다.
2. 후반기 교육을 논산에서 받지 않은건 HQ 즉 본부소대 내 포반 안에서 저 혼자가 유일.
얼굴 팔 같은데 말고 주로 명치랑 복부를 많이 맞았어요.
뺨 때리는 놈도 있었는데 기술적으로 때려서 외상은 안나더라고요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많이 맞았어요.
한번은 뺨을 맞았는데 귀에서 삐~~~ 소리가 일주일? 열흘? 동안 안없어지고 이명이 들려서
이거 이러다가 이걸로 의가사 제대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휴가나가서 진단서를 끊어야 하는데 그 전에 이명이 사라지긴 했지만요.
포사격을 하는데 귀마개를 안줘요.
60미리가 똥포긴 한데 소리는 진짜 크거든요.
그때부터 서서히 귀가 잘 안들렸어요.
3. 일명 말호봉때쯤 무릎에 물이 차기 시작했어요
아프진 않은데 조금씩 커지더라고요
멍청한 생각인데 이거 키워서 많이 커지면
제대할수 있지 않을까 아프지도 않은데 라고 생각했던거 같아요.
그러다가 분대장한테 걸렸어요 누가봐도 이상할정도로 무릎이 커졌거든요
또 때리더라고요 진작에 말 안했다고
그렇게 의무반에 가니 제 예상과는 다르게
바늘에 실을 껴서 그냥 통과시키고 끝. 하고 올려보내더라고요.
뭐 찍어보거나 그런것도 없이요. 물 차면 눌러서 실 통해 빼래요.
많이들 아시죠? 그 행군할때 발바닥에 물집에 바늘 실 끼워서 빼는거요.
무릎이 주먹만하게 부었는데 뭐 물 빼니까 그냥 보통으로 돌아왔죠.
그렇게 한달 넘게 실을 달고 다녔어요. 실을 빼면 다시 물이 금방 찼죠.
근데 또 의무반 가면 혼나고 맞으니까 그냥 실을 달고 살았어요.
나중에 휴가 나가서 의사한테 진료보니 큰 문제는 없다고 하네요.
근데 포를 들고 행군을 많이 해서 그런지 그때 물이 차서 그런지
무릎이 또래에 비해서 많이 아파요. 병원 가면 관리를 잘 못했다는 말만 하고...
4. 이제 하이라이트요.
귀가 잘 안들리는데 이게 좀 심한거 같아서 상병 먹고 연대 의무대에 가고 싶다고 신청을 합니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아프지도 않은 청력 가지고 간다고 쿠사리 먹었죠.
이젠 맞을 짬은 아닌데 참 거시기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싸리 상병휴가 14박15일 나갈때 진단서를 끊자
라고 맘을 먹었어요 자꾸 사오정처럼 못 들으니까 고참들도 참 답답했을꺼에요.
휴가를 나가서 병원을 갑니다. 청력 검사를 받죠.
그랬더니 청각세포가 진짜 많이 손상되어 있대요. 80대 할아버지 귀라고 해도 믿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뺨 맞은거나 포사격할때 귀마개 없었던거 이명이 자주 들린거 얘기했더니
안타깝다고 하면서 현재 제 청각 상태에 대해서 진단서를 끊어주더라고요.
그러면서 보청기를 권한다고. 장애 등급 받기에는 무리라고요.
진단서를 가지고 들어와 포반장에게 보여주니 코 웃음 치더라고요
이런게 뭔 소용 있냐고
네 아무 소용 없었고요 그냥 제대할때까지 귀마개 없이 포사격 했어요.
제대하고 병무청에 가서 이걸로 보상을 받을 길이 있는지 알아봤어요.
이때부터는 변호사에게 유료로 상담도 받았어요.
근데 어이없게도 제 청력이 뺨 맞은거 때문 또는 포사격 소리 때문에 손상되었다는걸
저보고 입증하라는거에요. 막말로 니가 휴가나와서 볼륨을 크게 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다가
귀가 다쳤을수도 있고, 입대 하기 전에 다쳐서 입대를 했을수도 있다면서요.
그러면서 니 말대로라면 그 포반에 있는 애들은 다 귀에 장애가 생기거나
청력에 문제가 있어야 하는데 왜 너만 문제냐고요.
그래서 제가
입대하기 전에는 신검에서 청력이 정상이 나왔고
군대에서 이명 들린거는 대대 군의관이랑 포반장에게 상담한 이력이 있다고 했더니
그 이력을 저보고 띄어 오래요 그 증거를 저보고 가져오래요.
뭐 예상하시다시피 포반장은 나몰라라 하고 군의관은 다른 부대로 가서 통화도 못해봤어요.
변호사 말로는 이걸로 국가 상대로 이길 확률은 없으니 그만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어요.
5. 저는 그래서 20대 후반부터 보청기를 끼고 삽니다.
양쪽에 500만원 정도 하고요, 이게 기계라서 수명이 있어요.
5년정도라고 하는데 저는 8년~9년 정도 써요. 넘 비싸서요 ㅎ
하루종일 우울하고 꿀쩍한 날이네요.
예전에 저 때린 고참...꼭 길에서 보고 싶었는데 이젠 얼굴도 희미해요
(충북 현도정보통신고등학교? 1978년생 중 1짱 이었다고 했었던 ㅂㅈㅁ 이라는 이름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아시는 분 비댓 제보좀 ㅋㅋㅋ
하루종일 끼고 있으면 귀가 아플때도 있고요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간질간질 거릴때도 있고요
좋은점은...음...
우리 애들 목소리가 커요 ㅋㅋㅋ 그렇게 안함 아빠가 못들으니까 자연스럽게?
그리고 층간소음으로 고생한적이 없달까요? ㅋㅋ
집중하고 싶을때 보청기 빼고 공부하거나 일 하면 정말 고요~한 환경에서 작업할수 있어요.
저땜에 우울해지지 마시고
힘들 내시죠 이제 30분만 있으면 퇴근이네요 아싸뵹
첫댓글 진짜 군대가 문제긴 문제네요.. 고생이 진짜 많으셨네요.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
ㅜ ㅠ 이래서 다들 어떻게든 군대 안 보내려고 난리인 듯...
네 저도 아들이 있지만 보내기 싫어요...
고생하셨습니다. 국방부나 병무청 관련 콘텐츠에 ‘징집할 땐 대한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사망하면 누구세요?’라는 댓글이 항상 베댓 먹고 많은 이들이 공감과 분노를 자아내는 게 현실이죠. 하지만 군당국은 민심을 모르는지 알면서 쌩까는지 모르겠지만 ‘군대 좋아졌고 악습 없어졌으니 믿고 맡기라’는 프로파간다만 수십년째 만들고 반복하는... 세월이 흘러 사회 구석구석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가장 변하지 않는 집단이 군입니다
제가 대한의 아들로 입대하의 남의 아들로 전역한 케이스죠.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네요
여기 계신 회원분들 썰들 다들있으실거 같은데
저도 풀고싶네요
폭력 폭언이 난무하던 썰....진짜 안갈수있으면 뺄수있으면 빼고싶습니다
자 이제 맘바님 차례입니다. 글 써주세요 홧팅
@Insector 함 정리해서 올려보께요 진짜 지금생각하면 후...
설마.. 설마.. 이건 아니겠지 하면서 글 읽다가 정말 너무 화가 나네요.
글을 읽으면서 조금만 더 영약하시지..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어요.(저도 마찬가지죠 뭐)
저 군에 있을때 저보다 일주일 늦게 온 후임이 있었어요. 소대는 다르지만 바로 다음에 와서 가끔 만날때마다 따뜻하게 챙겨주고 그랬습니다
전남대 다니다왔다고 했는데
(지금 기억나는게 그거뿐이네요)
한달 지났나? 첫 사격 하고 와서 귀가 안들린다고 했대요.
그러고나서 그 소대 선임들 일부는
저놈 거짓말 한다고 안믿고 그렇게 괴롭히고 갑자기 뒤에서 소리 지르고
옆에서 보기에 심할정도였어요.
6개월이 지나니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속에서 모든 훈련 열외, 사격열외가 당연시 되었구요. 시간이 가면서 짬이 차니까
훈련없이 편하게 지내다가 무슨 특례로
저보다 일찍 전역을 하게 되었고
저는 전역하기 열흘전부터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어 종종 만나서 커피도 마시고
군것질도 하고 그랬습니다
전역 전날 밤 저에게 마지막으로 인사한다고 와서 아쉬움속에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저를 보고
‘소대는 달랐지만 항상 자기를 인간적으로
존중해주어서 고마웠다’고 하면서
비밀 하나 알려준다고 하면서
귀가 안들렸다가 두달후에 돌아왔었다고
그런데 자긴 끝까지 얘기 안하고 꿀 빨다 간다고 하면서 씨익 웃는데
그때 그 후임 웃음이랑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았어요. 그때 너무 놀라면서
‘내 나이에 저렇게 영악할수도 있구나’
하는 충격 받았던 기억이
이 글을 읽으면서 났었어요.
Insector님 틀림없이 사시면서 보상이 주어지실꺼예요.
아니면 벌써 주어졌을수도 있구요
보석같은 아들 딸이 옆에 있으시쟎아요
앞으로 좋은일 더 많이 생기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둠키 이런 누추한 글에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ㅎ
지금 보석같은 아들딸 덕분에 오늘도 웃을수 있네요. 항상 감사합니다 둠키 형님
@Insector 아이구. 왜 이러셔요 ㅎㅎㅎ 저야말로
저도 늘 감사해요. 굿밤 되세요
진짜 그 선임과 포반장 갈아마셔야 아오..
저는 갈기만 하고 마시진 않을래요 몸에 안좋은 것들이에요 줄리아님 원샷
담담하게 써 내려가시는 글에 마음이 더 착잡해지네요..... 정말 군대에 양아치들 많았죠 ㅠㅠ 견뎌내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이젠 진짜 담담해요. 근데 길에서 꼭 만나보고 싶기는 해요 ㅎ
아,...제 주특기는 155미리 견인포였어요~
쫄병때 실사격나가서 포 소리에 놀랐다고 많이 맞았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쳇 155미리는 차타고 댕겨서 우리편 아니에요 81미리까지만 같은편 할래요
@Insector 우와~~~ 이거또 이렇게 들어오나요? ㅋㅋㅋ
하도 씹어대서 부대가 어딘지 말은 안하지만...
저도 군생활 누구보다도 빡시게 했고 자부심도 있는데여~~ㅎㅎㅎ
뭐....
고생하셨습니다.
아....그시절 군대는 진짜 썩었습니다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덩커님도 좋은일~
저는 그냥 운이 좋았었네요. 이게 뭡니까 진짜. 아... 완전 열불나요.
제가 운이 없었던거에요~ 같이 화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오우~ 군대 진짜 할말 많죠. 저희 8인치라 그나마 귀마개 하고 사격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주단위로 소총사격을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플레이트로 지붕을 만들더니 사격하면 소리가 안으로 빙빙 도니 귀가...
그때 귀 나빠진 병사들 많았습니다. 아오 군대 진짜..
어제는 술쳐먹느라, 오늘은 바쁘다는 핑계로 비스게를 띄엄띄엄 봐서 글을 못봐부렀네요 ㅜ
소중한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저는 청력이 멀쩡한데도 말귀를 못알아듣는.. 쿨럭
저는 군생활 꿀빤 시기였어서 어디가서 라떼는도 못합니다
155 견인포 부대에서.. 통신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는 대대장을 세번 봤는데 첫 대대장이 "귀마개 빼! 귀마개 끼고 전쟁할거야?" 라고 했습니다.. 포탄이든 소총이든 다 못 끼게 했죠.
다행히 몇달 안 보고 대대장 바뀜 ㄷㄷ
다행히 인자하진 분이었는데 세번째 대대장이 또 첫 대대장과 비슷한 성향..
다행히 몇 달 안보고 제가 전역...
저도 운이 좋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