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래
적(赤)・흑(黑)・백(白)・청(靑)・황(黃)
깃발을 내걸고 배꼽마당에 퍼질고 앉은 마당패
웃음과 해학을 던져 줄 거라 기대 반 의심 반
구경꾼들은 슬슬 웃음기가 귓가에 걸렸다
이른 아침 일진이 주는 이상야릇한 건성이
하루 종일 모래성만 쌓다가
화강암 돌들이 춤추듯 매운 주먹질에
헛것을 본 듯 정신이 바짝 들었다
이미 때는 늦어 아구창이 찢어지고
패배감에 성 한데가 없다
혼자 궁싯거리다 공중에 침을 뱉어보기라도 하거라
욕쟁이 할매 동영상은 ‘처먹어라’는 말행위에 반감일텐데
욕찌거리에도 실실 웃기만 한다
청색장막이 내려진 북방하늘로
비행기 동체가 관악산 꼭대기 위를 지나간다
육안으로 보이는 거리이건만
들어오는 길인지, 나가는 행로인지 알 수가 없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의 비행기는
내 관심과 상관없이 뜨고 내릴 것이다
오행설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적으면
5요소의 변화로 만물의 생성 소멸하는 이치를 말한다
순번대로 5각 그림 꼭지에 그리면 순번대로 상생(相生)을 말한다
서로 마주보는 목(木), 토(土), 수(水), 화(火), 금(金)는 상극(相剋)이지만
그 안쪽은 상생(相生)을 나타내게 된다
콩나물시루에 들려나며 물 한 바가지는
어지러운 세상 세계 곳곳에 전란의 기미가 올지라도
역사 이래 인간의 생사가 경각에 달려도
제 역할을 하듯 시루를 꽉 채워주는
이것이 묘용(妙用)인가 알 수 없는 이치는 끝이 없다.
2024.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