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비소리를 꿈꾸다
한없이 투명한 에메랄드 빛 제주바다
그 바다를 자유롭게 노니는 인어공주
우리네 어머니를 아름다운 인어공주로 만들어주는
제주 푸른 바다의 신비
바다 위에서는 몰랐던 바닷속 새로운 세상들
함께 이기에 완성될 수 있었던 제주만의 풍경
바다와 인어공주
인어공주는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얼굴은 밝게 빛이 나고
바다에서 얻은 보물들로 가족들을 보필할 수 있음에
인어공주의 마음은 더욱 사랑으로 가득해진다
그렇게 제주 인어공주들은
모두가 하나 같이 공주의 품격을 지니고 있다
나도 제주 바다의 인어공주가 될 수 있을까
오늘도 그녀들만의 숨비소리를 흉내내며
진짜 숨비소리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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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를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오랫동안 가정을 이끌어온 해녀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직업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해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해녀들이 느끼는 바다는 어떤 모습인지, 그 바다가 해녀에게 주는 선물은 무엇인지...
그렇게 3년동안 제주 한수풀해녀학교를 향한 기다림이 시작되었습니다.
망설이고만 있던 제주살이가 시작되었고, 그동안 생각만 해왔던 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었습니다.
제주살이를 시작할 때 지인들은 물었습니다.
"제주도는 뭐하러 가? 가서 뭐하고 살게?"
"해녀"
"진짜 해녀? 너 수영은 잘해?"
농담처럼 던진 말이지만 그 속엔 분명 하고자하는 의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꿈을 이야기할수록 그 꿈은 자연스럽게 이뤄져 간다고 누군가 그런 말을 했었던 것 같아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7기 해녀학교 모집공고가 나왔고,
2014년 만우절을 맞이해 SNS에 해녀학교 신청서를 올려놓고 지인들에게 해녀학교 입학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어떤이는 그저 만우절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고, 또 가까운 지인들은 저의 꿈을 응원해주었지요.
이왕 신청서를 낸다면 직접 가서 내겠다고 고집을 부리다 신청이 마지막날, 한수풀해녀학교로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사무실엔 아무도 없었고 담당자분께 전화를 드렸더니 다른 곳에서 와주신다 하시더군요.
그렇게 생각지 않게 짧은 면접 아닌 면접(잘 좀 봐달라 애교를 부렸지요.)까지 진행을 했고, 참 많은 분들이 지원을 했다는 이야기에 걱정이 앞섰습니다.
매년 더욱 높아져만 가는 경쟁률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면서 말이죠.
사실, 오랫동안 가져온 바람을 담기엔 자기소개서가 살짝 부족했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마치 논술형 시험에서 만점을 받으려면 시험이 양면을 꽉꽉 채우고도 교수님께 보내는 존경의 편지까지 써서 낼 때의 그 뿌듯함이 아니라 시험공부를 한 곳에서 시험이 나오지 않아 아는 지식만으로 최대한 한 면만 채워서 시험지를 제출했을 때의 아쉬움이랄까요?
아쉽게도 올해 해녀학교 도전은 맛있는 제주도 미역국이었습니다.
그래도 내년을 대비해 올 한해는 제주 해녀에 대한 문화와 제주바다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수영 연습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새로 주문한 수영복이 다음주에 도착을 하면 가까운 애월국민체육센터에서 진짜 물질은 아니더라도 바다와 친해질 연습을 해야지요.
그리고 해녀와 제주도 관련 책을 섭렵하기 위해 도서관 회원증도 만들 생각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지만 그래도 많이 공부해두면 다 남는 것이 있으니 말이죠.
기다림도 때론 즐거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이렇게 말을 했지요?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지겠지"
그렇게 전 8기 해녀학교를 기다리면서 오늘도 행복한 제주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참, 그리고 내년엔 절대 만우절에 해녀학교 이야기를 하지 않겠어요. 진실이 거짓이 되어버리는 경험을 올해 해봤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