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9일 늦은 7시반 조양극장 북문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뒷문에는 표를 받는 사람이 없기에 스윽 들어갔습니다. 극장매니저가 저지하더군요.
후훗. 가이드 행세를 했습니다.
'일행중에 확인할게 있어 왔다.'
'누구냐?'
'너 참 잘 생겼다. 수고해..' 목에건 보이스레코더를 패스포드인양 들이대고
그렇게 공짜로 조양극장 북경서커스단의 멋진공연을 봤습니다. ^^)/
그리고 보고팠던 부모님을 만나뵜습니다.
3박4일 북경여행패키지로 오셨습니다. 34만원에 3박4일 여행에 디럭스룸까지..
비행기표값도 안되는 가격에 오셨더군요.
실로 반가웠습니다.
아버님은 북경에 일로 겸사겸사 어머님은 북경관광을 오셨지요.
현지가이드와 이야기를 하고 일행에서 빠졌습니다. 그리곤 저희집으로 향했지요.
어머님의 얼굴에 잠시 불편한 기색이 엿보였습니다.
다 헐어가는 아파트 정경이 맘에 걸리셨던게져.
아버님 얼굴이 환해지셨습니다.
다 헐어가는 아파트정문이 자랑스러우셨던게져.
그렇게 한국에서 북경으로 저희 가족물건들을 풀고 담소를 나눴습니다.
집안살림 하나하나를 설명하면서.. 말끝마다.
'저건 어디서 얻은거구요, 저건 어디서 싸게 산거구요, 저건 중고구여..... 저건 주인꺼구요..'
어머님이 한 말씀 하십니다.
'네가 어릴적부터 보고 자란게 그거니.... 후훗. 어쩜 미국에 있는 관우와 너 지우 삼형제가 다 똑같구나
지우는 길가에 남들이 버려논 가구 다듬어서 쓴다더구나. 후훗'
아버님의 해외 아들초도순시(^^)에서 아버님이 귀한 한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젊은시절 절약은 부끄러운게 아니다.
젊은 시절 무섭도록 절약하는 것은 자기 인생의 내실을 다지는 일이란다.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돈이 들어오기 전에는 일절 쓰지 않는 사람은
항상 빚을 쓰지않고 여유있게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돈이 들어올 것을 예상해서
미리 당겨 쓰는 사람은 일생을 내내 빚을 얻어 살아갈뿐만 아니라, 신용도 없고
생활은 무절제해지며 대인관계에서까지 비굴해진다.
젊음이란 돈이야. 네가 모든 자리에 얼굴을 들이밀며 인사하기 보다는
그시간에 좀더 책을 파고 돈을 아껴 네 인생의 내실을 다지는것.
지금은 외적으로 왜소해보이고 궁색해 보일수 있지만, 두고보려므나 성공한 사람들은
다 그렇게 자신의 시간을 멋지게 활용한 사람들이란다....'
아버님의 지나온 이야기와 귀한 말씀을 들으면서 다시한번 맘을 가다듬었습니다.
좋은 집, 좋은 음식, 좋은 옷 이런것이 지금의 내게는 의미가 없음을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자신은 그리하지 못하면서 광야에 떠드는 허공의 메아리가 아닌
삶으로 보여주신 아버님의 말씀은 그대로 마음에 새겨짐도 느껴졌습니다.
말씀을 들으면서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나 지금은 주위사람 제대로 못 챙겨주고, 나 지금은 모든 자리 참석하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그 자식들이 시집장가갈때 남들보다 두배로 축복해줄수 있고
모임에 가서 그 자리의 Main이 될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잠시 힘들었었다. 내 이러한 모습이 바로가는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어 힘들었었다.
잊지 않는다. 내가 고마워해야할 사람 은혜를 갚아야 할사람들을 절대로 잊지않고
평생에 나누어 갚자. 다만 지금은 내 인생의 내실을 다질 때라고..'
늦은 시간까지의 담소중에 어머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님 저는 인생이 오바네요. 이제 좀 자제해야겠습니다.'
어머님 : '옹아. 오바하는걸 아는게 중요한거야.'
아버님 : '오바하지 않고 성공하는 사람들이 어디있냐? 미친듯이 자기의 능력을 넘어서
열심을 내는것, 우리집 가훈이 뭐더냐! 광인정신(狂人精神) 미쳐야 되는거다.
그러다보면 오바할수도 있는 거지 오바하는게 두려워서
아무것도 않하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보다 훨씬 낫다. 오바해라!
하지만 잊지마라. 오바해서 얻어지는 교훈을 메모하고 잊지마라. '
책을 곁에 두고두고 읽고, 메모해라. 메모했다고 네것이 된것이 아니야.
두고두고 인용하고 말하면서 네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올때 비로소 그것이
네것이 되는거란다. 네 것으로 소화해라. 소화!
옹이 : 넵! ^__________________________^ 배시시~
늘 지적과 꾸중을 하시던 부모님이 북경에 오시더니 격려도 해주십니다. 하하.
참 감사드리는 너희 삼형제의 많은 장점중에 한가지가 있지.
그 한가지는 삼형제 너희 모두가 알아서 깨닫는 눈치가 있다는 것이지...
감사했습니다. 새벽 2시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부모님께서 한국에서 공수해주신 신라면과 김치를 함께 끓여먹으면서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어렵게 시작하셨던 두 분.
절약과 정직한 땀으로 지금의 것들을 이루시고 이내 버신것들을 나누시고 계시는
아버님과 어머님의 모습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어제는 차를 대절해 이곳저곳으로 아버님과 일을 보러 다녔습니다.
차안에서, 업자와의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호텔로 모셔다 드릴때의 뒷모습에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그 탄탄하고 강한 어깨의 아버님의 뒷모습이 어느새 자식을 위해서 모든것을 내주시는
한국의 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해있음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사랑하는 아버님.
아버지! 사랑합니다.
두분의 모습만큼만 사랑하고 세상을 바라보며 나아갔으면 한이 없겠습니다.
그 한을 넘어 기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님!
사랑합니다.
[ 2004.2.11 울 아버지 셋째아들 베이징옹 올림 ]
첫댓글 아.. 저도 많은것을 배웠습니다..^^ 두분 인상이 너무 좋으시네요. 특히 절약에 대해서 말씀하신 부분, 깊이 새겨들었습니다.
정말 가슴속을 후펴파는 훌륭하신 말씀이네요.. 정말 절약하며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절약정신..오빠 나두 절약하며 살꺼양~~히히
많이 배우고 또 메모해 두었습니다. 나중에 우리아기가 이 말을 이해할때쯤 저도 우리아기에게 가르쳐 주고 싶네요.. 그전에 부모로써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구요 ^^
아버님이 멋지시네요.. 그리고 옹님 아버님을 많이 닮으신듯..
돈에 대한 아버님의 귀한 말씀, 성경말씀처럼 가슴에 세겨 듣겠습니다..
부모님의 멋진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이렇게 함께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베이징옹님^^ 저두 깊이 새겨듣겠습니다^^
훌륭한 부모님의 말씀들 언제 들어도 가슴에 와 닿습니다.^^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할아버지 얘기는 정신이 번뜩드는 말씀.. 키티 칫솔이랑 인형이 가영이 맘에 들지..^^ 히히 오늘도 미치자~~
옹이 부모님들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셔~~~!!!
항상 옹님 아버님의 말씀은 제맘을 적시는군요.....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감사합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필링님~ 보내주신 선물 잘 받았습니다. 고마워요 ^^
현재 처한 궁색한 상황때문에 모임에 나가기도 꺼려지고 친구들 만나도 얻어먹기 미안해서 점차 외부활동이 줄어들고 마음까지 위축되었는데 옹님아버지 말씀이 제게 힘을 주시네요. 지금은 내실을 다질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