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의 산들도 이제 옷을 바꿔 입기에 바쁘다.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자태를 뽐냈던 가을옷을 벗고 낙엽 쌓인 겨울산으로 새단장하기에 분주하다. 동호인들은 산색이 저무는 지금 계절엔 발맛으로 산을 오른다고 말한다. 초록잎도, 단풍잎도 없는 이맘때는 산길에 어지러이 흩어진 낙엽이 탐스러운 시기다. 바싹 마른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나온 잎새들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낙엽더미를 만든다. 이런 길로 접어들면 발아래 바스러지는 낙엽소리가 발등을 짜릿하게 적신다. 낙엽쌓인 산길은 체력소모도 적어 초겨울 산행지론 제격이다. 하지만 알토란 같은 낙엽길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앞서간 사람에 의해 흩어지고 바람에 날려 원시의 낙엽길은 끊어지고 이어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경주 자옥산~도덕산~포항 봉좌산 코스는 「원없이」 낙엽길을 거닐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곳이다. 이곳에는 취재팀이 최근에 찾은 산행지중 가장 긴 낙엽코스가 숨어있다. 전체 산행시간 가운데 반이 넘는 4시간 동안 이같은 길이 이어진다. 이번 산행코스는 「경주시 옥산리 산장식당~바위전망대(Ⅰ)~자옥산(紫玉山·562m)~4거리고개~바위전망대(Ⅱ)~바위전망대(Ⅲ)~도덕산(道德山·702.6m)~배티재~임도~3거리(600m)~봉좌산(600m)~포항시 기계면 봉계리 치동마을」로 산행시간은 6시간 걸린다. 이번 산행은 초입찾기가 쉽다. 하차지점이 바로 들머리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옥산서원행 버스를 타고 오다 산장식당 앞에서 내린다. 왼쪽에는 「산장식당」 간판이, 오른쪽에는 「서원입구」라 적힌 표지석이 서 있다. 산장식당 입간판을 지나 왼쪽으로 빠지는 길을 찾는다. 이 길의 막다른 곳, 둥근 자갈밭이 이번 산행의 기점이 된다. 자갈밭에서 오른쪽 위로 산길이 열린다. 처음부터 경사가 만만치않아 마음을 다잡아 먹어야 한다. 가볍게 몸을 푼다는 생각으로 50여분을 오르면 시야가 넓어지고 조망이 트인다. 첫번째 바위전망대다. 50곒 전방에 자옥산 정상이 눈에 들어오지만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게 좋다. 10여명은 자리할 만큼 공간이 되는데다 조망 또한 남다르기 때문이다. 3시 방향에 어래산(魚來山)이 갓시집온 새색시마냥 앉아 있고 계곡 아래에는 회재 이언적 선생이 후학들과 학문을 토론하던 독락당, 옥산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회재는 조선 5현 가운데 한 사람으로 조선시대 성리학의 기초를 마련했던 학자다. 회재는 퇴계 이황 등의 학문에도 영향을 끼진 영남사림파의 태두로 이번 산행지 곳곳에서 그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자옥, 도덕산의 이름도 회재가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재는 처가곳인 경주시 안강읍 양동리에서 이곳 옥산리로 세거지를 옮겨 독락당을 짓고 후학들과 학문을 연마했다. 옥산서원은 그가 사망한 이후 유림들이 세운 사액서원으로 지금도 한학을 공부하는 지역 유학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바위전망대에서 정상으로 오르면 「시티재, 도덕산(2.5km)」으로 가는 등산로를 안내하는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 도덕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내려가는 능선을 타야한다. 15분 정도 이곳을 따르면 두번 4거리와 만난다. 4거리 모두 왼쪽은 오룡리 오배마을로 가는 하산로이고 오른쪽은 정혜사지 13층 석탑(국보40호)을 지나 옥산리로 내려가는 탈출로다. 내리막이 있으면 반드시 오르막도 있기 마련. 도덕산를 향해 올라야 한다. 경사가 심해 땀깨나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숨돌릴 공간도 없는 가파른 산길과 군데군데 자리한 바위들이 산행자를 괴롭히는 구간이 20분간 이어진다. 몇평 남짓한 두번째 바위전망대는 숨이 턱까지 오를 때 나타난다. 힘겹게 올라온 탓일까, 자옥산에서 볼 수 없었던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하지만 이 곳에서 10여분만 더 올라가면 넓고 더 멋진 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세번째 전망대인 여기서는 멀리 함월산 토함산 치술령이, 가깝게는 낙동정맥의 능선상에 솟아 있는 천장산, 삼성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도덕산 정상은 전망대에서 10곒 앞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도덕산부터는 소나무와 잡목숲이 시야를 가리는 만큼 조망은 여기서 즐기는 것이 좋다. 도덕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산길은 낙엽깔린 융단길이 이어진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치솟은 참나무 소나무 군락들이 산행자와 아랫세상을 단절시킨다. 눈이 심심한 만큼 낙엽밟는 발맛은 두배로 느껴진다. 능선길을 타고가다 산중턱에서 생각도 하지 않았던 암반을 만난다. 장정 200명은 족히 않아서 밥을 먹을 수 있을만한 크기다. 산속의 대리석마냥 평평한 암반 위를 걷는 재미도 특별나다. 능선길은 길고 완만하게 이어진다. 낙엽으로 인해 산길이 다소 희미해지는 구간이 있다. 하지만 계속 능선을 걷는다는 기분으로 산행을 이어가면 무리가 없다. 30분이면 영천과 옥산을 잇는 임도와 만난다. 그대로 가로질러 맞은편 산길로 접어든다. 융단처럼 폭신한 낙엽길이 끝도 없이 계속된다. 능선을 따라 452m봉~491m봉~518m봉을 지나도 낙엽에서 벗어날 수 없다. 3거리가 있는 600고지에 오르면 어느새 90분이 넘는다. 왼쪽으로 꺾으면 운주산, 임고면 이래재로 떨어진다. 20m 직진해 안부 건너 위로 바라다 보면 정면에 봉좌산(600곒)이 우뚝 솟아있다. 여기서부터 다시 산길의 분위기가 바뀐다. 발목까지 빠지던 낙엽은 홀연히 사라지고 그대신 키작은 소나무와 바위가 군데군데 박혀있는 척박한 땅이다. 20분뒤 봉좌산 정상에 올라서면 4시간만에 속세를 다시 만난다. 봉좌산 정상에서 시야에 들어오는 속세는 포항시다. 멀리 포항종합제철도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되돌아 나와 오른쪽 사잇길로 내려선다. 왼쪽으로 꺾어 20m 정도 내려오면 정상암봉의 허리부분으로 트래버스하는 산길로 접어든다. 급경사 구간인데다 군데군데 바위가 얼어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암봉 주위를 벗어나면 다시 낙엽길로 이어진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2기의 묘지가 쉼터역할을 한다. 다소 편한 길로 가고 싶다면 3거리에서 왼쪽으로 빠지는 기도원길을 택한다. 산행팀은 직진해 능선길을 이어간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곳은 월성 이씨묘 주변이다. 묘의 오른쪽 길로 20m 정도 내려가다 다음 봉분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지금부터 환상의 소나무 터널길이 이어진다. 성인 키만큼 자란 소나무가 초록의 터널을 이루고 있다. 10여분이면 만나는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발을 옮긴다. 영천이씨묘를 지나 20여분 뒤 숲을 벗어나면 감나무 사이로 치동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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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수회원님 12월 15일 일요일 아닌데요,,,,,,몇월 달력 보고겠시나요?????12월은 5일 12일 19일 26일 일요일입니다,,,,,,,,,,,,날짜 수정하세요^^
쑥떡 같이 카먼 찰떡 같이 알아묵심니다. ㅎㅎ 낙엽길을 원없이 걷고 싶어 또 번개 맞어 볼랍니더..1번
음..도마 직할 구역인디..고코스 나의 소실적(5개월전) 연습코스인디 ㅋㅋㅋ 엄청 조은 코스여요.. 근교산 중에 이만한 조망과 삼빡한 길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ㅎㅎㅎㅎ12월12일날 산행할라꼬요 일단신청하고 보지뭐요 jjj님15일날가지말고 12일날가시데이
12월12일로 수정 해심더 죄송
평일 벙개 좀하시지 ~~~~~~~~~~~~~````
예
최고문님 가신데여 ,아쿠아님도 오케이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
도마 일부 참석..옥산서원 버스종점 주차장에서 기다립니다..일단 제 관할로 오시니 제가 자옥산=>도덕산=>채석장 갈림길 까지는 제가 안내하고 중도 하산하겠습니다...(동기회 총회가 있어서) 그런데 JJ님 들머리를 계정마을 산장식당으로 잡는 거도 좋지만...대흥사 주차장으로 잡는 것도 개안은데..(강추)
대흥사 주차장에서 출발 하죠 이번산행에 참석한분 한해서 ㅇ5년 1월1일 04시 일출산행 산행 자리우선배정
jjj님 글고 울님들 잘 댕겨 오시라요....전 올 여름에 혼자서 자옥산~도덕산 을 글고 얼마전에 이뽄뽀랑,??, 도덕산~봉좌산 다녀 왔지요 .그때 정말 좋았습니다.
뽕숙이님 감사~~~~
수평선 종주 접수합니다... 수평선 준비물 과메기:(20마리), 과일준비:배2EA, 귤20EA , 감5EA , 소주4홉 1병 준비합니다. 과메기용 초장 및 체소 준비 부탁합니다(준비하실분 중복 안되게 "글" 올려 주십시요...... )
지가 준비할께요 감사 술이 부족한것 같은데요
ㅎㅎㅎ술 부족분은 지가준비 하겠심다
긴급 신청합니다, 감산이상진, 앙마친구 서봉규, 안창규, 이상3명 안강 옥산서원 입구 대흥사 앞 08시 30분까지 가겠슴다
도시락 지참하시는 거 아시죠? 감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