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문이라 해서 딱딱하고 건조한 내용이 아니라 편지글처럼 다정한 목소리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전하는 글이다.
제문을 읽는 동안 조선 선비의 섬세한 감성과 아내를 바라보는 시각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여인의 존재 가치와 사회적 지위와 역할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지니고 있던 고정관념이 깨지는 경험을 하고 작은 희열을 느꼈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옛 모습을 찾아 드러내는 게 어찌 단지 지난 일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한 것이기만 하겠습니까?
시대가 변하여도 변치 않는 참된 가치를 우리 옛사람들의 모습에서 찾아보고 그 안에 살아있는 생명력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진단하고 치유하는 것이 옛것을 찾는 까닭일 것입니다.
또한 드러나지 않은 가정 내에서 강한 중심을 잡아 지켜나간 조선 여인들과 함께 오늘날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자기 책임을 다하는 여성들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끝>
2005. 11. 9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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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부인 덕수이씨[신사임당 손녀] 묵죽도 4점.
1997년 1월 15일(수) KBS -TV 진품명품에서 두 번 소개된 옥산 따님의 작품들이다.
당시 감정자(鑑定者)는 이것이 진품이며, 이 그림들이야말로 조선시대의 새로운 여류화가를 발굴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구도와 여백을 활용하는 놀라운 기법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보물급
문화재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