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꽃샘 추위도 한 풀 꺽인듯하고
예전 우리 선조들 말씀에는 꽃샘바람이 오일에 한번씩 불어서
그때마다 차례로 꽃들이 피어났다고 하더군요.
우리 시하늘에도 꽃샘바람이 불듯이 詩의 꽃들이 화알짝 피어났으면
참 좋겠습니다.시인들이 있는 한 그들이 쓰는 시어나 시상만큼이나
세상은 맑고 투명하고 다정해지기를 소망하면서
이제 일년을 넘긴 13회의 시합평회를 갖고자 합니다.
비록 서울에서 모임을 갖고 있긴 하지만 어느 곳에서든지
이렇게 시읽기 운동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내 시를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면서도
정작 시인들의 시를 읽어주지 않고 그 시집을 사주지 않는다면
이건 정말 아이러니한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시몰이에선 시를 읽는답니다.
또 시를 감상하는 법도 제각각이지만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동안에
많은 것을 더 깊이 깨닫고 감동을 받게 된답니다.
가까운 곳에서는 낯가림을 갖지 마시고 참석하시면
마음에 후회는 없으실 겁니다
그럼 좋은 아름다운 독자가 되시기를 기원하면서
아래와 같이 공지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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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일시:3월 세째주 3월 20일 (목요일)오후 6시30분
▣장소는 :철학마당 느티나무에서 전화:(02)720-1991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175-3 //안국빌딩 신관2층 (종로경찰서 맞은편)
▣주제시집:함민복시인의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작과 비평사>
▣참석하신 분:류빈(푸른山꼭대기),행운,꽃사랑,이랑,다크호스(김실장),달래공주(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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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말>어느 새 詩몰이 모임이 13회를 넘어섰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할 수 있는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나무가 자라면서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그 뿌리의 넓이만큼 자리잡아간다는 것은 다 아는 일입니다.
공지를 올린 바와 같이 시몰이라는 모임 자체가 시를 읽으면서
또 자신의 시세계를 구축해 갈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시작된 것도 잊지 않고 시몰이를 통하여 더 발전적인 방향이 제시되었으면
합니다. 우선 오늘 함민복시인의 시집을 선정하신 ojinny(더불어 숲)님이
득남하심으로 참석치 못한것과 鄭글님이 급한 공무로 참석치 못하게 된 것이
참 섭섭하긴 하지만 함민복시인의 약력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을 하겠습니다.
1962년 충북 중원에서 태어났으며, 수도전기공고와 서울예대 문창과를 마쳤다.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시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우울씨의 일일』(1990), 『자본주의의 약속』(1993),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1999) 등을 펴냈다. 이밖에도
공저로 『문학을 꿈꾸는 시절』(2002)이 있으며, 현재 강화도에서 살면서
안양예고 문예교사로 일하고 있다.
<시인의 근황과 시적 화두 >
- "넓고 거대한 반죽 덩어리" 같은 강화도 갯벌
- "강화 읍내로 갈수록 글자가 많아진다."
달/ 저는 함민복시인에 대해서 자료를 찾아보긴 했지만 그다지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찾을수
없었습니다.그런데다가 시집을 구입하는 것도 늦어졌고 교보에서 겨우 한권 남은것을 살 수
있었습니다.제가 좋은시 게시판에 시인의 시를 올린날 대부분을 읽었고 시를 이해하는데는
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오늘 오진님이 오시면 많이 들어야지 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게
되었네요.주제시집을 선정하고 나면 그 분이 못오게 되는 징크스가 있는지......(좌중 웃음)
저는 함민복시인에 대해서 알수는 없었지만 106쪽에 있는 "버드나무"라는 시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어쩌면 이 시가 시인을 대변해주는 시가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시를 보면 그 시인의 어떤 부분을 나타내주기 때문에 모든 시가 시인의 대언하는 말이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시작으로 자기의 삶과 관념들과 또 자기의 삶에 대한 변명이라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저의 시 감상법이야 말로 감성적으로 읽어내는 것 밖에는 없지만
전 이 시를 통하여 제 어린 시절속의 추억을 생각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우선 시인은 자신을 향일성 세계의 이단아라거나
자신의 존재성이라든가 삶에 대한 회의주의자라고 말하고 있으면서 지독한 향수병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대개 시인들의 시 속에 등장하는 나무들이 많지만 하필이면 왜 버드나무를
등장시켰을까 하는 의문도 가져보았습니다.이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느끼신대로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꽃/ 처음에 시집을 읽을때는 무심히 읽고 지났는데 나중에 게시판에 올린 시를 다시 읽어보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더군요.버드나무의 속성을 살펴보면 좀 이해가 쉬울듯 해요
류/ 버드나무를 대개는 귀기어린 것으로 보아왔기 때문에 더군다나 비오는 날이나 흐린 날에는
그 늘어진 모습이 으시시한 느낌을 주어서 개인적으로는 꺼리는 나무였습니다.많은 시 속에
나오는 나무는 대개 자작나무 백양나무 등이었고 버드나무를 시 소재로 사용한 것은 참 드문 일입니다.
버드나무는 자기 삶에 대한 설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뒤장에 있는 "대나무"가 더 좋더군요.
박노해나 유용주 시인을 함께 읽으면서 힘있게 시를 쓰는 그들과는 좀 다르게 보이면서도
함시인은 비록 톤은 낮지만 당당하게 자기를 드러내고 긍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모습에 찬사를
보냅니다.특히 "시인2"를 보면 종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요
어떤 면에서는 정일근 시인의 "종"보다 더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우울씨의 일일]이나
[자본주의의 약속]에서는 시를 잘 썼다는 생각이 안들었는데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는
이 시집을 읽으면서는 발문을 쓴 후배의 말처럼 훨씬 발전적인 삶의 모습이고 자기 관념적인
허무주의라든가 하는 것에서 탈피하고 긍정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시인2"가 그런 것을 잘
이끌어내 준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몇개의 시가 뛰어나면 좀 떨어지는 다른 시는 좀
묻혀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특히 시인은 시적기법에 "환유적 기법"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그런 말 있잖습니까."시의 꽃은 은유이고,은유의 꽃은 환유다"라는.......
꽃/ 행운님 환유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행/ 환유법이란 수사법상으로 비유법의 한가지인데 표현하려는 대상과 관련되는다른사물이나
속성을 대신 들어서 그 대상을 나타내는 표현 방법을 말하지요.어떤 특징이나 소속물로 나머지
의미를 표현해줌으로써 의미를 더 강하게 연상하여 부각시켜주는 것입니다.예를 들면 "철가방"
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것들이 있지요."별"하면 대개는 장군을,"밤손님"이 오셨다 하면 도둑을
나타내는 그런 것이지요.
류/ 처음 함민복을 읽을때는 답답한 마음도 있었습니다.읽으면서 좀 좋은 시 몇개를 보고 나니까
나아지더군요.시집 뒤장에서 황현산 교수가 그의 현실부정의 시선으로 지순한 세계의 전망을 여는
일에 성공한다고 하면서 한국시를 떠받치는 큰 기둥의 하나가 될것이다라고 극찬을 한 대목이
있습니다.그러나 과연 그가 이렇게 세권의 시집을 놓고 볼때 그렇게 대단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꽃/ 고은시인의 말에 종결어미가 약하다고 지적을 했듯이 저 역시 시를 읽으면서 시적 구조에 있어서나
형식에서는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그리고 110쪽의 "꽃'을 보면 시집을 제목을 따온 구절이
있더군요. 여기서 도대체 경계란 무엇인가.하는 것에 대해서 자료도 찾아보고 생각해보았는데
어렴풋이 상상은 되었지만 이해가 잘 되진 않았습니다
또 시 속에 "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하는
부분은 왜 굳이 넣어야만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이 말이 꼭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행/ 꽃을 왜 담장 위에 국화 화분으로 표현을 했는지 생각해 보았지만 너무 작위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런 작위적 상황이 모든 꽃의 경계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저의
의문점이었지요.말하자면 보편성의 문제가 아니고 극히 개인적인 상황 설정이라고 보여지거든요
류/ 25쪽 "가을"이란 시가 짧지만 참 좋더군요.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단시였습니다.
.........여기서 김실장님 전화받는라고 듣지 못하였습니다(그래서 중략).............
시인의 시에는 유난히 성에 대한 시가 많았습니다.결혼을 했는지 못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성에 대한
불만족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행/ 60쪽의 "씨네마 천국"을 보면 함시인이 시에서 가난에 대해서 많이 쓰고 있는데 반해
어린 시절에는 비교적 부유한 측에 속하지 않았나 하게 하는 시들이 가끔 있습니다.여기선 큰집이라든가
바깥 마당에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든지 하는 내용을 보면 그렇군요.시인은 어느 시에선가 내가
가난해서 어머님을 모시지 못했다는 것을 쓰고 있는데 이 시를 보면 어린시절에는 큰집이 있었고
여유도 있었음을 알 수 있고 장성하면서 가난이라는 것을 체험하였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 다른 시인에 비해서 사생활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고 또 자기 신변적인 시를 많이 쓰는것
같은데도 극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어 있더군요.
행/ 그러니 시인이 말하는 가난이란 의미가 개인적인 체험 그 차원에 머물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었고, 시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생명력을 얻는 것인데 너무나 개인적인 체험
이라서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지요.
달/ 가난이 개인적인 체험이라지만 그것을 시의 소재로 삼아서 시를 썼습니다.
저는 이 시인에게서 3권의 시집을 내었지만 아직 신춘문예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았고
시집은 한권밖에 못읽었지만 감히 말하자면 시 전문 카페에 이 시들을 올렸다면 가차없이 지적을
당할 만큼 어리숙한 부분들도 많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창작과 비평사에서 시인의 무엇을 보고
그에게 시집을 간행하는 자리를 내주었는지조차도 의문이 갔습니다.개인적으로 어떤 분이 시인과 함께
지내면서 그의 사람 생활을 조금이나마 전해듣기도 하였지만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떤 부분들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말하자면 피터팬증후군 비슷한 거 말입니다.
어떤 틀에서 빠져나와야만 하는데 아직 못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거요.
꽃/ 오히려 그의 짧은 시에서 시적인 감동이 우러납니다.오지니님도 말했듯이 짧은 시들이 훨씬
압축적이고 신선한 감동을 주더군요.
류/ 또 다시 말하지만 복효근 시인의 [목어]에서 그 퍼져나가는 것 그것은 존재의 확산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아까 말한 "꽃"에서 경계란 전생과 내생을 나누는 어떤 부분이고 생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96쪽의 "시인1"을 보면 새조롱 속에 새 울음 소리.... 이 시를
보면서도 느꼈었고 93쪽 "독은 아름답다"도 보면 자기 위치에서 삶을 꽃피운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을 말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꽃/ "독은 아름답다" 이시가 정말 좋더군요.저는 산문집을 사서 읽으면서 그의 시 제목을 따서
산문집제목을 삼았는데 오히려 시보다는 산문쪽이 삶을 더 리얼하고 있는 그대로 껴안고 이해하려는
시인의 모습을 읽을 수 있어서 산문집이 더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고를 나와서 일을 하게 된 공장에서 사람들이 자기가 시를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서로서로
일을 도와주는 모습들과 같이 일하면서 느낀 것들을 정감있게 표현하였는데 시인은 "바로 저런
사람들이 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제가 자유게시판에 너구리이야기를 좀 썼는데 저 너구리가
자기가 던진 돌멩이 때문에 겨울잠 자는 내내 편치 않으면 어쩌나 하는 것에 신경을 쓸 정도로
예민한 성품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지요.무심결에 던진 돌 하나에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그런
성품이 바로 시인의 성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요.
류/ 뭐 여기서 굳이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는 잘아는 어떤 시인을 생각했습니다.
함민복 시인과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고 생각이 되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가는 길은
전혀 다릅니다. 그 시인은 아직도 자신의 시를 습작시와 같이 다루면서 치열하게 자신의 시를
다듬어 가면서 처절하게 시를 쓰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편하게 놔두지 않습니다.오죽하면 내놓았던
시집조차도 다 수거해서 불에 태워 버릴만큼 피냄새로 진동하는 시를 쓰고 있는 것이지요.
반면 함시인은 긍정적 사고로서 매듭을 지어가면서 자기 목소리를 나름대로 잘 만들어 가고
있기에 창작과 비평사에서 자리를 내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말하자면 시를 쓰기 위해서 시를 위해
사느냐... 삶을 살기 위해서 시를 쓰면서 사는냐 하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시인의 시에서도 말하듯이 '시는 삶의 사족이다" 는 것이 시인의 시인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겠지요
달/ 폭포의 사랑(38쪽)을 보면 유난히 부점이 특히 쉼표가 많습니다.
시인이 폭포 앞에 앉아서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심정을 그린듯한 연애시 같기도 하고 그 쉼표를
사용한 것을 보고 소리내어서 낭송을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쉼표의 그 간격들이 또 하나의
시어가 되더군요.오죽하면.......하는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그 대상이 누구인지
아니면 시인지도 모르지만요.특히 저는 이 시의 핵심 단어가 1연에 있는 "눈부처"하고 생각됩니다.
그 눈부처 속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그 감정을 이입하고 있는 시인의 모습이 저는 좋더군요
류/ 강연호 시인이 섬이라는 시에서 연상기법을 사용하고 있듯이 일부러 끊어서 시각적 효과를
보여줌으로서 그 절절함을 표현하는 그 점이 바로 이 함시인의 놀라운 점이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꽃/ 29쪽의 짝사랑을 보면 어떤 대상을 일점의 의혹도 없이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을 볼 수 있지요.
별빛을 닮고 싶어하는 자기만의 시세계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맑고 영원한 시를 향한 시인의
사랑이겠지요.
류/ 예전에 전향님이 올려주신 이상향이란 무엇인가 생각하는 시였습니다.함시인이 치기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여린 마음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오히려 여성스러움까지도 느껴볼 수 있는
시인 것 같습니다.시인은 유난히 짝사랑에 대한 시가 많은 것 같지요? 왜 그렇게 짝사랑만 하는
것인지......서울역 그 식당(23쪽)을 보아도 그렇고....
달/ 짝사랑이란 일방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만족을 주는 사랑이 아니지요 늘 부족하고 어딘가 비어있고
그런 감정들이지요.쌍방향으로 서로 사랑하는 것은 만족감이 있기 때문에 굳이 어딘가에 자기 감정을
나타낼 이유가 없어지지만 짝사랑이란 표현 할 수 없기 때문에 시를 쓰는 마음이 곧 이 짝사랑의
관점에서 써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만족함이 있다면 시를 쓰지는 않겠지요.
꽃/ 어머니2에서도 그렇고(22쪽)
류/ 선천성 그리움(10쪽)에서도 보면 그렇다는 것을 이해가 되는군요
행/ 유용주 같은 경우는 시를 쓰는데 일관적인 시를 쓰는데 반해 함시인은 아직 시를 쓰는 경향이
다양해서 아직 갈피를 못잡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극히 자기 중심적인 이야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에는 허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화가가 자화상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대상도 그리듯이 좀더 객관적인 관점에서 시를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비교적 객관적으로 쓰여진 시라면 55쪽의 낚시터에서 생긴일 이라는 시인 것 같습니다
수몰된 곳에 대한 기억들은 누구나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지요.
꽃/ 어떤 면에서는 시인도 자기 이야기를 많이 써야 합니다.자기 속의 것을 다 풀어내야만
그때로부터 좀 더 다른 차원의 시가 써지는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달/ 우리 정서에는 누구나 나름대로의 한이 있다고 봅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의 문학이 한의
문학이라고 하겠습니까. 그것을 풀어내야만이 주관적이 아닌 객관적인 작품을 쓸것이라고 생각하지요
꽃/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꼭 그렇다고 그 한을 시에다가 풀어내야만 하는가 하는 것이지요
달/ 자기 속에서 소화가 다 되어서 정리가 된 글을 써 내면 더 좋지만 사람마다 다 개인차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그렇지 못하다면 이렇게라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행/ 시에 상상과 허구가 필요하다고 하는것은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봐도 그 시는 누가 봐도
화자가 여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남자인 소월이 자기 이야기를 썼겠습니까 아니면 경험을
했겠습니까...그러므로 시인의 상상과 허구성은 꼭 필요한 부분들입니다.
류/ 시만 보지 말고 시인 그 사람 자체를 먼저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고은 시인도 말했듯이 시인도 직업을 가지고 시를 써야 한다고 했잖습니까.
시를 하나 읽고 판단하는 것보다는 시집 한권을 통해서 시인의 시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고 시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는 많이 읽히고 팔리는 책을 쓰는 것입니다.그러나 누구나 이렇게
시집이 잘 팔리는 것은 아니기에 과연 어떤 시를 써야 하는지 하는 의문을 갖습니다.
달/ 잘 읽히는 시라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감정을 실타래 풀듯이 풀어나간 시이기 때문에 공감을
하게 되고 많이 읽히고 그런 것이 아니던가요?
이/시대에 따른 그런 유명세를 타는 사람으로는 안도현 시인을 들 수 있겠지요
잘 나가는 시를 잘 쓰는 시인이지만 그 모든 부류의 시인도 각자 자기 나름대로의 역할을 가지는
것입니다.
행/ "울림"이란 보편성을 가진 것이고 그것은 진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또 표현이란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것인데 이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울림을 주기는 쉽지 않지요
진실과 사실이 일치 하지 않기에 허구와 상상력이 필요한 것이고 "시는 시일 뿐이다"라는 보편성을
가지고 쓰는 시가 울림을 줄지는 의문이 있고 자기를 잘 드러내고 또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해서
어떤 사람의 경험이 진실이라고 보기도 의심스럽기도 합니다.어떤 것은 정말 자기 경험인지 아리송한
것도 있거든요.
꽃/시쓰는 테크닉이 부족한것이겠지요.리얼리즘의 기조가 있는 시가 신춘에서 평가를 받는데
반드시 꼭 그럴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이 제 생각이고 자기 상처를 드러내는 것 가지고 꼭
남에게까지 전가를 해주어야만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지요
류/ 복숭아를 제사상에 올렸다는 어떤 시를 예로 들면 그 작가는 어머니가 좋아하던것을 제사상에
올렸던 것인데 그럼으로서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을 표현한것이지요.그런데 어떤 분들이 보편적인
생각으로 복숭아를 제사상에 올리면 안된다는 의견을 올렸던 그런 사건이 있었지요
달/ 그것은 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쓴 시였지만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의도를 파악한다면
자기 아픔을 통해 시로 승화해서 누군가 위로를 받는다면 시의 의무는 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행/ 도종환의 시를 보면 그의 보편성이 없는 아픔과 상처를 노래하지만 그래도 시는 시로 읽힙니다
인기도 있고 누구나 읽어도 공감을 느끼기도 하지요.
달/ 시의 역할이란 전문가들이 잘 써졌다고 인정했다든지 어떤 시적인 구조나 형식에서
우수하다든지 하는 것도 좋겠지만 시인의 어떤 경험(슬픔이나 기쁨이나 기타 등등)을
시로 승화시켜서 작품으로 내놓았다면 그래서 그 시들이 또 누군가를 만나서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충분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볼수도 있잖을까요?
류,달/ 함시인의 3권의 시집들이 이제까지의 시인의 삶속에서 아직 습작기의 틀을 아직
못벗었다고 생각은 들지만 아까 말했던 모시인처럼 자기의 틀을 못깨어서 계속 습작임을 고집하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비발전적일 수도 있지 않을런지...
이 /"눈물은 왜 짠가"라는 시를 보면 자기 삶과 시의 관계에서 삶이 시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자기 삶에 어떤 변화가 없이는 다음 작품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제가 보기에 함시인이 "가난"을 일부러 자청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즐기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자기 삶을 그대로 드러낸 시 속에
감동이 있는 것 같고, "긍정적인 밥"을 보더라도 가난이라는 것을 싫어했다든지 힘들어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거든요.삶과 시와의 간격을 두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달/ 가난을 즐긴다는 것은 나름대로의 가난에 대한 어떤 철학 같은것이 있었다는 말일까요?
가난을 즐긴다.... 그 부족함을 자족한다는 의미도 되는 것인지. 시 속에서 나타나는 가난은
나름대로 감동은 있는 것 같네요.
이/ 눈물은 왜 짠가 산문집 어딘가에 있던 글인데, 같은 동네에 친하게 지내는 젊은 어부가
자신을 주제로 시한편 써달라고 했더니 함시인이 당신 삶이 시인데 뭘 시로 쓰느냐 라고 말을 했더군요.
함시인은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웃의 삶에서도 시의 형상을 적극적으로
찾아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타인의 아픔과 슬픔까지도 아름답게 승화시켜 시로 나타내는 함시인에게는
삶과 간격의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삶과 시의 간격은 필요 하지않을까요?
꽃/ 산문시인 "눈물은 왜 짠가"가 감동을 주는 것은 이미지나 비유나 형식이나 운율은 비록 없지만
정직하게 글을 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100쪽에 "시인2"(이랑님이 이쁜 목소리로 낭송을 해주세요)
거기서 보면 종소리도 속으로 울어서 멀리 퍼지는 소리가 있는가 하면 그저 충격에 의해 내어지는
쇳소리 같은 소리도 있다고 쓰고 있거든요.그러하듯이 시도 역시 속으로 삭이고 삭여서 내는
노래가 되는 것도 있고 그저 그때 즉흥적으로 써서 잠시 자리매김만 하는 시도 있고 그러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행/ 저는 "시인2"라는 이 시를 읽고 모작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라는 그 비밀을 말 못하고 삭혀서 병이 될 지경이 된 것을 "대나무"에 와서
상징적으로 시는 이렇다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시인이 시를 쓰는데 있어서 속으로 삭이고 삭혀서 쓰는 것이라고 바로 함시인은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류/ 가난을 교감하고 있는 그 부분은 두번째 시집[자본주의의 약속]에서 연시중의 하나인 "악의 질서2"
를 보면 더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세계의 문학에 성선설을 발표하면서 등단을 했지만 이 시를 읽어
보면 성악설을 말하고 있기도 합니다. 자연으로 돌아가서 편하게 살자라는 것이 시인의 가난하게
사는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닌지......교만한 것은 곧 악이다 라는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시였습니다.
꽃/ 정현종시인이 말하기를 "때로는 살아있는 것 자체가 그 누군가에게는 이미 상처다"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달/ 죄송합니다만.지금이 9시입니다.좀 가볍게 해보자고 한 것이 갈수록 시간도 더 부족해지고
할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나올듯한 분위기인데 하지 못한 아쉬운 이야기는 다음 장소로 자리를
옮겨서 하는 것이 어떨른지요.좀 아쉽다면 이번 주제시집을 제안하고 함시인에 관심이 많았던
ojinny님이 안오셔서 더 열렬한 토론과 깊이 있는 앎이 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였지만 아주
시간이 갈수록 더 심도있는 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듯 합니다.................그러나 오늘
함민복시인에 대한 토론은 기본적인 것만 이야기 나눈것으로 마치고자 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일시:2003년 4월 24일 목요일 오후 6:30
★장소:철학마당 느티나무(02)720-1991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175-3 //안국빌딩 신관2층 (종로경찰서 맞은편)
★주제시집:이성복 시인의 [그 여름의 끝]=문학과 지성사=
★회비:15000원 (학생들은 자유롭게 참석하도록 하기 위해서 시집을 읽고 시에 대한 관심을 지참
하는 것으로 회비를 정했으니 언제나 문은 열려있습니다.)
★참석자격:누구나 시에 관심이 있는 독자면 됩니다.
▣다음주 3월 29일에는 울산 은현시사(정일근시인댁)에서 시몰이 일주년 기념 행사가 있습니다 ▣
토요일 오후 4시에 시작할 예정으로 정일근 시인의 최신작 시 10편에 대한 합평회와 낭송회가
있을것이며 또한 참석자들의 자작시도 아울러 낭송할 기회를 갖을 것입니다.(원하는 사람에 한해서..낭송)많은 관심과 참석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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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입력한 시간은//날짜:2003/03/21 21:25분경
두번째 오타수정시간은//날짜:2003/03/22 00:54분경
날짜:2003/03/22 16:47
다크호스님은 출판일 때문에 늦게 도착을 했습니다.거의 끝날 무렵에요.회식때 또 한판 진지한 이야기들이.. 鄭글님 못오신것을 적나라하게 피력하는 것은 정보누설에 해당되어 안기부에서 전화올까봐(ㅎㅎㅎ) 아시지요?제 아버님의 전력...(이렇게 말하니까 더 심각해보이네요)고생 많이 하셨습니다.울산은요?동행에 관한.
수고하셨습니다. 시를 보는 눈들이 진지하고 깊어서 아마도 기성시인들이 이 모습을 보고 직접 듣는다면 놀라서 함부로 시를 쓰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당신들의 시를 이렇게까지 읽어 주는 곳이 있는지, 시인들이 직접 나서서 이제는 시를 읽어달라고 부탁해야할 때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고맙습니다.
달래공주님 늘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제가 아무리 기를쓰고 해도 이렇게 정확하게 기록하지는 못할 겁니다. 더군다나 군데군데 달공님의 아름다운 마음씨도 배려가 되어있습니다. 물론 사실과 조금 다르게 기록된 곳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13회 시하늘 시합평회의 내용에 위배되는 내용은 한 개도 없습니다.^^ 고마워요!
때로는 서로 다른 의견차로 이야기가 길어지기도 하고 어느땐 흥분하여서 더 진지해지기도 하지만 이러면서 시를 감상하는 능력과 또 더불어 시를 더 잘 쓰게 된다면 말할 나위가 없을거에요.직접 써서 자작시도 토론을 해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얼굴 붉히더라도 즐겁기만 한 시 이야기들......끝이 없어라~♬
첫댓글 이번 후기에서는 저는 제가 한 말도 생각이 안나서 대충 써서 올렸습니다.영 의미가 다르게 옮겨진 것은 반드시 메일같은 것으로 연락을 바랍니다. 지금도 두어번 손질을 하였습니다.수첩에서 바로 옮겨 적으면서 그 현장을 생각하면서 쓰기에.. 부족하죠?
저는 전쟁이 터져 못갔어요. 남의 나라 전쟁이지만 우리와 연관이 있거든요. 고생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재미도 있잖아요. 그런데 다크호스님 이야기는 하나도 없네요. 아무말도 안했나요?
다크호스님은 출판일 때문에 늦게 도착을 했습니다.거의 끝날 무렵에요.회식때 또 한판 진지한 이야기들이.. 鄭글님 못오신것을 적나라하게 피력하는 것은 정보누설에 해당되어 안기부에서 전화올까봐(ㅎㅎㅎ) 아시지요?제 아버님의 전력...(이렇게 말하니까 더 심각해보이네요)고생 많이 하셨습니다.울산은요?동행에 관한.
수고하셨습니다. 시를 보는 눈들이 진지하고 깊어서 아마도 기성시인들이 이 모습을 보고 직접 듣는다면 놀라서 함부로 시를 쓰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당신들의 시를 이렇게까지 읽어 주는 곳이 있는지, 시인들이 직접 나서서 이제는 시를 읽어달라고 부탁해야할 때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고맙습니다.
달래공주님 늘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제가 아무리 기를쓰고 해도 이렇게 정확하게 기록하지는 못할 겁니다. 더군다나 군데군데 달공님의 아름다운 마음씨도 배려가 되어있습니다. 물론 사실과 조금 다르게 기록된 곳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13회 시하늘 시합평회의 내용에 위배되는 내용은 한 개도 없습니다.^^ 고마워요!
달래공주님 늘 수고가 많으시네요. 이 정도 글을 쓰실라면 신문사 문화부 기자(속기사 자격필)보다 실력이 낳아야 할 것 같아요. 수준 높은 여러 회원님들의 토론 잘 보았습니다.
때로는 서로 다른 의견차로 이야기가 길어지기도 하고 어느땐 흥분하여서 더 진지해지기도 하지만 이러면서 시를 감상하는 능력과 또 더불어 시를 더 잘 쓰게 된다면 말할 나위가 없을거에요.직접 써서 자작시도 토론을 해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얼굴 붉히더라도 즐겁기만 한 시 이야기들......끝이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