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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머리말
1995년 세계무역기구 출범 이후에 시장경쟁이 보편화되고 사회가 보다 다원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국가간 개방과 경쟁이 심화되었고,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지식화, 정보화, 세계화를 여는 인터넷시대를 가져왔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에 대학이 위치하게 됨에 따라 대학의 교육·연구·행정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어 고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 대학개혁의 화두로 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의 국가경쟁력은 인적자원의 질에 의해 좌우되며 대학교육의 질적 제고를 통한 국가인적자원의 경쟁력 제고는 지식기반 사회의 무한경쟁 속에서 국가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은 아직까지도 선진국의 대학에 비해 교육의 질이나 연구업적 등이 후진적이며 이러한 후진성을 초래한 원인은 정부의 통제와 규제에 따른 대학운영의 자율성 부족에서 기인하는 한편, 대학 내부의 경직된 사고와 낙후된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구조적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고등교육과 관련된 정부의 규제는 국·공립대학 보다는 사립대학과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립대학들은 1950년~1960년대 학생선발과정과 입학정원의 초과 모집으로 정부와 갈등을 빚었고, 갈등의 결과로 학사자격고시제(1960~1962), 입학자격 국가고시제(1962~1963), 사립학교법(1963), 대학학생정원령(1965), 대학입학예비고사제(1969~1980) 등 다양한 규제정책을 정부는 도입하였다. 이러한 갈등과 긴장관계가 부분적으로 해소되기 시작한 것은 사립대학교의 등록금을 자율화한 1989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사립대학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지원이 시작되었으며, 정원책정과 학사운영 등에 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기에 이르러 1995년 ‘5.31 교육개혁안’ 발표 이후 대학설치기준령에 의해 대학의 학생을 모집하던 단계에서 준칙주의에 의한 대학의 다양화, 특성화, 수월성 제고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교육개혁 방안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교육개혁 방향은 1980년 이후 세계 각국에서 개방과 무한경쟁을 기치로 자국의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고등교육에 과감한 개혁을 진행해온 것과 비교 하면 ‘우물안 개구리’식 개혁에 머물던 감을 떨칠 수 없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 IMD)의 2004년도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대상 60개국 중에서 한국의 고등교육이 경제사회의 요구부합도면에서 아직도 59위의 하위권으로 평가되는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 대학들은 국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상황인식과는 상관없이 경쟁력 강화라는 큰 흐름 속에 있고, 흐름에 능동적으로 순응할 것인지 아니면 흐름에 역행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대학 스스로의 의지에 달려있으며, 분명한 것은 경쟁력 있는 대학만이 살아남을 것이며, 살아남는 대학이 많을수록 국가경쟁력은 제고될 것이라는 점이다.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처방적 정책으로 정원감축 및 교원확보율 개선, 대학 내부의 학과통합 등 역할 기능 재정립, 대학간 인적물적교류 활성화, 대학간 통합 및 연합대학 체제구축, 사립(전문)대학 인수합병 활성화, 부실대학 퇴출유도 등을 제시하고 있어 대학가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에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의 본질과 방향을 제시하여 교육의 질적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감대를 넓히고 구조조정의 실증적인 사례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Ⅱ. 대학의 환경변화와 구조조정 대학은 고대 희랍시기부터 지속적인 사회 제도로서 중세를 지나 근대사회로 발전하면서, 사회가 분화되고 문명이 발달하자 많은 사회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들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그동안 가정과 교회에서만 이루어졌던 교육이 한계에 다다르자 보다 탁월한 재능을 갖추고 무엇보다 참된 인격을 갖춘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기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어 생겨난 것이 바로 대학이다. 오늘날 대학은 국민교육제도의 일환으로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요청받고 있다. 이런 대학의 기능이 우리의 경우 ’60~’7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우리 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로 대학 진학률이 세계 제1위로 양적인 면에서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여 왔다. 대학은 이 과정에서 정부의 대학설치기준령에 입각하여 엄격하게 통제하여 왔고, 우선적으로 대학의 정원관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립대학의 경우는 일단 정부의 설립허가만 받으면 대학이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일은 거의 없어 백화점식 학과 증설을 통해 정원을 확대해 왔다. 즉 대학은 간판만 달면 학생이 몰려오는 철저한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고, 대학의 모든 조직과 관리는 여기에 맞추어져 변화를 꾀하지 않았다. 어쩌면, 지난 수십 년간 우리 대학은 교육의 소프트웨어 측면 보다는 캠퍼스 조성과 인프라구축 등 하드웨어 쪽에 치중하여 등록금 수입이 학교 재정의 핵심요소로서 각 대학들은 학생을 늘리는데 의존해 왔다. 그러나 세계화의 바람과 ’90년대 이후 경제성장이 낮아지면서 이러한 대학시장은 급격히 변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학에 진학하려는 고교 졸업생 수와 대입정원의 차는 급격히 줄어들어 2004년 4년제 대학 기준으로 11.7%가 미달되었으며 전남지역(33%), 전북지역(29.1%) 등의 경우는 학생 미충원율이 30% 정도로 나타남으로써 대학의 그야말로 구조조정은 이제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이러한 대학의 위기는 백화점식 종합대학화로 특성화가 미흡하고 급변하는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요구를 수용하고자 하는 대학 스스로의 변화 노력이 부족함과 동시에 학령인구 감소, 대졸 실업자의 증가, 선진국의 고등교육 시장개방에 대한 압력 가중 등이 주된 요인이다. 따라서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연합대학, 대학의 통폐합, 대학간 공통 교과목 개발, 교수 교환, 상호학점 인정, 신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연구인력 양성, 산업 수요에 맞는 기술인력 양성, 지역혁신활동 등 고등교육의 근본적 혁신을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구조조정(restructuring)에 대한 개념은 매우 다양하며 넓게는 조직변화로 사용되거나 합병이나 다운사이징, 리스트럭처링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일반적 의미의 구조조정은 경영의 합리화와 효율화를 목적으로 경영자가 의도적으로 조직 및 관리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예컨대 많은 기업 조직들은 경영과정의 리엔지니어링과 팀별 수평적 조직구조로의 전환을 통해 국제경쟁에 대응하고 있고, 어떤 기업 조직들은 그들의 핵심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네트워크형 조직, 국제적인 기능을 확장하기 위한 실제 조직의 강화 등 구조적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 세계 각 대학들의 구조조정 열풍을 보면 대학의 가치, 신념, 체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는 지난 2002년부터 일본 문부과학성 주도아래 도야마플랜을 실시하여 국·공·사립대 구분 없이 상위 30개교를 선별하여 집중투자하는 방식으로 총 10개 부문에 180억 엔을 투자하였고 전체 대학수를 줄이는 방안으로 야마나시대와 야마나시의대가 통합되었고, 2003년에는 도쿄상선대와 도쿄수단대가 도쿄해양대로 통합되었다. 그리고 중국은 1992년 세계 수준의 일류대학 1백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211공정’을 시작했다. 그 결과 7백 33개에 달하던 대학이 2002년 2백 88개로 통폐합됐으며, 구조조정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점대학이 자생력이 부족한 단과대학을 병합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핀란드는 지난 1992년경에 경제위기 이후 대대적인 교육개혁을 단행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2백여 개 직업기술훈련원을 지방자치단체별로 최대 8개씩 묶어 4년제 직업기술대학인 ‘폴리테크닉’ 33개로 통합했다.
Ⅲ. 사립대학 구조조정 방향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사립대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을 2003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공립대학은 62개, 사립대학은 344개로 84.7% 이상에 이르고 있어, 그동안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대부분을 사립대학이 담당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사립대학의 막중한 책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학들의 재정이 심각한 상태에 빠져 있고(2003년 기준으로 등록금 수입이 67%),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2004년 기준으로 사립대학의 운영비 중 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국·공립대학에 비하여 열악한 실정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사립대학에 대하여 정부 지원방법의 개선과 대학 구조조정의 전략적 설계를 제시함으로써 향후 사립대학의 구조조정 기본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사립대학 구조조정 방안의 큰 틀은 시장수요에 대응한 교육의 질 관리에 초점을 두고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각종 법률로 정하고 있는 재정·세무상의 규제를 풀고 사립대학에 대한 국고지원을 확대하여야 하며, 각 대학에서는 시장의 논리에 입각하여 대학의 본질적 역할을 재정립해 가야 할 것이다. 사립대학의 경영은 사립학교법 제 10조에 의거하여 학교법인이 경영하도록 정하고 있다. 학교법인은 일반 비영리법인으로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다. 이러한 사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법으로 직접적인 재정지원과 간접적인 지원정책을 병행하여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직접적인 재정지원방법으로는 학교운영자금에 대한 국고지원금 4%를 대폭 인상하여야 하며, 간접적인 지원방법으로는 일반 비영리 단체와 세무상 비슷한 규제를 받고 있는 학교법인에 대하여 그 특수성과 공익성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규제적 업무는 대폭 폐지하고, 적극적인 지원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 기부금의 경우 국·공립대학은 전액 손금으로 인정한 반면, 사립대학은 2006년까지 한정하여 50%까지 손금으로 인정하고 있다. 학교의 설치목적, 운영방법 및 지휘감독 등 근본적인 면에서 국·공립대학과 일관된 법령을 적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외부 기업 등에서 많은 자금이 대학으로 유치될 수 있도록 전액 손금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수 개인의 연구보조비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기준이 2007년에 전액 과세되는 부분에 대하여 건실한 교육성과와 우수한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연구보조비에 대한 비과세 비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다. 셋째, 부가가치세에 대한 내용으로 교육용역에 대해서 부가가치세가 면세되지만 사립대학이 구입하는 재화나 용역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가 과세되고 있어 교육서비스의 간접비용이 증가되고 있다. 사립대학이 교육에 직접 사용하기 위하여 구입하는 재화나 용역에 대해서도 매입 부가가치세를 면세함으로써 교육서비스의 간접비용이 절감될 수 있도록 학교가 구입하는 물품에 대하여 면세를 하여야 할 것 이다. 넷째, 농지법으로 국·공립대학은 제한 없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으나, 사립대학은 용도를 제한하고 있는데, 학교의 교육 기본시설과 부속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용도로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하여 농지법의 제한을 풀어야 할 것 이다. 다섯째, 대학이 구조조정을 하여 정원을 감축하는 경우 감축결과가 교육여건의 악화와 학교재정난을 유발하지 않도록 학생 감축으로 감소하는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여야 하며, 이를 법적·제도적으로 보장하여야 한다. ’04년 12월 28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대학구조개혁 방안에 따르면 학생감축에 대한 보상책이 명확하지 않고, 지속적인 재정지원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하여 불투명한데 이런 상황에서는 지속적으로 학생정원 감축을 현실화해 가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사립대학의 구조조정에 대한 전략적 설계를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하여 두 가지의 관점에서 논리적 기초를 제공할 수 있다. 첫째는 대학내 구조개혁으로서 조직발전(OD)의 관점에서 그 개혁의 과제와 전략을 도출해 보는 것이고, 둘째는 대학간 구조개혁으로서 조직내부와 외부환경간의 영향요인에 따른 구조적 혁신이다. 대학간 구조개혁은 교육연구의 질적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대학간 통폐합과 연합체제를 통한 구조적 혁신이다. 사립대학의 경우 대학간 구조개혁은 아직은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지 않아 여기에서는 대학 내 구조개혁에 중점을 두고 논의하기로 하겠다. 조직발전은 오랜 문화적 가치를 새로운 것으로 변화시키는데 역점을 두는 즉, 조직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관리적 변화와 기술적 변화로 개념화할 수 있다. 관리적 변화의 핵심은 조직 스스로의 구조, 통제, 조정에 대한 것과 재정적, 경제적, 인적자원 등이 포함된다. 기술적 변화의 핵심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고객과 기술에 대한 환경적 부문을 포함하는 것이다. 조직발전에 중점을 둔 대학 내 구조개혁 형태를 살펴보면, 대학 조직의 간소화,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성화,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행정체계의 통폐합, 팀제와 같은 혁신적 조직모형의 도입, 교육과정의 재설계, 업무처리 시스템 개발, 대외협력체계의 재구축, 재무관리의 투명성 강화, 개혁의 리더십, 관리혁신운동, 산학협력 촉진 및 대학재정 확충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대학내 구조개혁을 위한 방법을 구체적이고 내용 중심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분류·정리될 수 있다. 첫째, 대학 구조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의 구조개편이 수반되어야 한다. 대학은 복잡한 조직으로서 의사결정이 다양하고 복잡하다. 따라서 의사결정 부서별로 자율성을 보장하고 적절한 권한을 부여하는 분권화를 지향하는 대학행정 조직편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의사결정의 분권화를 위해서는 대학본부를 중심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단과대학 또는 학부, 학과, 대학원, 부속기관 등에 기관 단위의 의사결정이 위임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의 전통, 역사적·사회적·지역적 특수성에 따라 행정조직의 편성기준을 다원화하고 유연한 행정조직의 개폐가 가능한 체제를 운영 할 수 있도록 하여야한다. 또한 전략적인 경영시스템을 대학에 접목시킴으로써 새로운 대학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고 기업가적, 혁신적 사고를 분출시켜 조직의 효율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교육과 연구단위로 행정조직을 통합하거나 축소하여 행정서비스를 높일 수 있는 팀제, 교차기능팀(cross-functional team) 등 조직의 수평적 구조 모델을 설계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대학내 구조조정은 선진적 교육구조로 개편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은 수십 개의 학과가 경쟁적으로 설립되어 전공학과가 난립하고 있다. 학사 운영은 전공학과가 중심이고, 전공학과의 교육과정은 주로 분과형 단일 교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은 특정 학과에 입학하면 졸업 때까지 그 학과의 전공만을 이수해야 했고, 인접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입학 후 전공에 대해 적성이 없어도 그 전공학과에 계속 머물러야만 하는 모순이 있었다. 이러한 모순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학부제이다. 학부제가 도입·시행되면서 학제적 교육·연구를 강조하였고, 세분화된 학과체제의 개선과 교수여건 개선 및 연구활성화가 나타났으며, 학생들의 전공 선택 기회가 확대되었다. 그러나 아직 학부제가 실시되어도 종래의 학과체제를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고, 학부제 운영에도 문제점이 나타나 학제적 교육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대학들이 많은 형편이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교육 구조조정은 선진형 교육 구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선진형으로의 교육구조조정을 통하여 학문 영역별로 다양한 교육편제와 학제를 선택하게 하여 학부교육의 내실화 및 기초학문에 대한 교육집중도를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학별로 모집단위의 광역화, 단과대학들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교수·학습법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수요에 부응하여야 하며 쌍방향적 교육방식을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육구조를 유형별로 특성화하여야 하며, 학칙에 규제적 요소를 과감히 철폐하고 학제 통합적 교육시스템, 주문식 교육과정, 연계교육과정 확대, 학사운영의 다양성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셋째, 대학의 구조조정은 대학을 특성화하는데 기본방향을 두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백화점식으로 학과를 개설하여 차별화된 특징을 찾아보기 어려우며 그 결과 대학 및 개별학과의 경쟁력이 약하고 전통적인 인식에 의한 서열화가 고착되어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대학의 특성화를 강조해 왔으면서도 대학 특성화가 왜 필요하며, 대학 특성화의 개념이 무엇인지 조차도 혼미한 상태이다. 21세기에 들어와 대학의 특성화는 학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무질서하게 관념적으로 막연하게 대학의 특성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실제적이며 구체적인 학문적 기반위에서 비교우위적으로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학 특성화를 위한 구조조정은 학문의 실용성뿐만 아니라 학문의 기초성과 다른 학문에 미치게 될 학문의 외부성을 공정하고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 분석하여 진행하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학특성화 구조조정은 대학교육 수혜자인 학생과 국가·사회·기업의 요구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대학의 경영철학, 교육여건과 교육과정, 교육성과 등 분석적 요소의 특성화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넷째, 정보화사회에서 모든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정보기술의 활용이다. 이것은 대학의 행·재정은 물론 학사관리, 학술정보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대학의 전 영역에 걸쳐 활용 가능성이 무한하다. 초기단계는 컴퓨터 기술을 이용한 기계적 효율성의 관점이었으나, 신기술이 경영자원의 축이 되면서 조직내부에서 행하여지고 있는 모든 종류의 업무에 관한 광범위한 자료를 포함하는 정보관리체제로 변화하였고 최고관리자의 모니터링을 돕고 과정에 의한 조직의 작용을 컨트롤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정보집행체제(Executive Information System; EIS)로 까지 발전하였다. 정보기술의 활용은 업무흐름을 제설계하고 전략적 의사결정과 조직간의 연계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부서간 조정도 가능하여 부서간의 경계를 허물고 저비용 리더십을 가져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업무의 효율성과 대학의 구조조정을 위하여 정보기술을 대학에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업무와 대학조직의 재설계를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대학 구조조정은 재정 구조조정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학재정은 그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재정구조 또한 경직되어 있다. 대학재정의 수입은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으며 인건비 부담은 대학재정에 큰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재정 구조조정은 재정수입을 다원화하고 재정의 투명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성과평가 및 재정평가 시스템을 강화하는 측면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운영상의 규제를 완화하고 원가분석, 비용·편익분석, 관리과학 등의 다양한 재정분석을 시도하여야 하며, 기부금 수입, 외부용역수입 등 재원의 다양화를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Ⅳ. 성균관대의 구조조정 주요사례
이런 관점으로 교육개혁을 꾸준하게 추진한 성균관대학교의 주요사례를 정리하여 덧붙이고자 한다. 성균관대는 지난 ’96년 전국 대학 최초로 학부제를 전면 적용하면서 교육개혁을 선도해 왔고, 어느 정도 긍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1년에는 서울대 총장일행의 성대 학부제 벤치마킹과 성대에서 개최된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의 ‘대학교육정책워크숍’을 계기로 성대방식의 학부제가 언론에 집중 조명되기도 하였다.1) 성균관대에서는 학부제의 추진방향을 크게 세부화된 유사학과를 통·폐합하여 학문경쟁력(Competence)을 확보하는 것과, 모집단위의 광역화를 통한 전공선택권을 확대하여 교육의 수월성(excellence)을 제고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성대의 학부제 큰 틀은 학부(Faculty)를 학부+일반대학원+전문대학원+특수대학원+연구소의 통합 교육단위로 클러스터하여 행정조직과 교육단위를 분권자율형태의 시스템으로 구축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일반 대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존 ‘과’단위에서 형식적인 ‘팀’제로 전환된 것이 아니라 조직을 슬림화하여 본부의 결제 단계를 4단계(직원 → 팀장 → 처장 → 총장)로 축소하여 팀장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행정개혁을 하였으며, 2001학년도에는 모집단위를 4개 대계열, 4개 소계열로 광대역화 하였다. 대학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러한 구조개편은 2004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04년에 확정되어 2005년에 반영되는 것으로 모집단위 광역화에 따른 학사조직을 정비하고 연구중심대학으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학사과정 정원을 100명 감축하였으며, 학부통합, 대학원 학과통합을 추진하였다. 학부통합으로, 기초인문학 발전과 육성을 위하여 어문학부+인문학부를 문과대학으로 공학교육 혁신을 위해서는 공학계열 5개 학부를(응용화학부+금속·재료공학부+기계공학부+건축·조경 및 토목공학부+시스템경영공학부) 공과대학으로 통합하였다. 이것은 공과대학에 공학교육혁신과 교수·학습방법 개발연구, 교과과정 개편, 창의적 공학설계 및 설계교육과 ABEEK을 지원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개한 것이다. 그리고 대학원의 학과 통합은 신소재공학과+재료공학과를 응용재료공학과로 통합하여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대학원 경쟁력을 강화하였다. 그리고 선진교육시스템을 전면 적용하는 학부대학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학부대학은 계열별 입학생이 전공을 선택하기 전까지의 교양·기초교육을 담당하는 신개념 선진 학사조직 및 운영시스템으로서 성균관대는 이를 위하여 교양·기초교육과정을 21세기형 선진 교육·학습프로그램으로 전면 개편하였고, 중핵교육과정(Core Curriculum)을 체계적으로 구축·통합하였다. 이 일환으로 PBL, 토론식 수업 등 선진 교수 학습법 도입 및 학습지원 시스템을 선진화하였고, 기존 교수 외에 학부대학 기초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Non-Tenure Track 전임교원을 임용하였다. 글로벌 시대의 개방 교육환경 체계화에서 대학경쟁력을 선진화하기 위해서 외국어 교육 반편성 인원을 20명 이하로 감축하여 Man to Man 외국어 교육을 실시하였고, 중국 상해 푸단대학에 중국 거점 교육공간 확보, 미국 MIT대학과 공동으로 MIT대학 Sloan School의 MBA프로그램을 공동개설 하였으며, 동아시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특성화를 위하여 외국 대학에서 학점을 취득하고 이를 본교 취득학점으로 인정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여름방학에 180명, 겨울방학에 200명 학생을 외국대학에 파견하는 등 대학의 글로벌 교육구조 전반에 대하여 성균관대는 전면적·지속적으로 개혁하고 있으며, 대외경쟁력에서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Ⅴ. 맺음말
지금까지 논의한 대학 구조조정의 가시적인 성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경영진단이 요구된다. 상아탑이라는 대학의 전통적 개념을 극복하여야 하며, 폭발하는 대학수요로 인하여 마음껏 권위를 누릴 수 있는 시대는 지났으며, 환경변화에 소극적이면 체제의 전면적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준영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고, 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경제학회 회장, 재경부 세제 발전위원회 위원, 한국은행 자문위원, 조선경제 자문위원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기획조정처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거시경제학』, 『해방이후 물가 50년』, 『Cost of capital, Q Model of Investment and Capital Accumulation』 외에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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