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메디컬 광고 제대로 읽는 법 (1)
신문, 잡지, TV 속 건강광고가 넘쳐날수록 소비자는 더 혼란스럽다.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병원 등 광고를 100% 믿자니 뭔가 미심쩍고, 그렇다고 건강에 관한 관심을 일체 끊고 산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광고에 현혹되지 않게 유용한 정보를 미리 습득해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Smart Info 1 동물실험, 임상실험 등의 자료는 좀 더 신중하게 살펴라
건강기능식품이나 건강기구는 대부분 특정 연구결과를 홍보수단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쥐의 암세포에 비타민C를 주입했더니 암이 사라졌다’거나, ‘특정 신발을 신었더니 키가 자랐다’는 식이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먼저, 동물실험 결과가 사람에게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신약을 개발하면 몇 년의 시간을 두고 사람에게 적용해 효과와 부작용 유무를 살핀다. 이 과정에서 제품이 폐기되거나 재개발되는 경우도 많다. 다른 효과가 발견되어 용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Smart Info 2 '항산화’, ‘활성산소를 없앤다’는 말에 속지 말자
숨쉴 때 들이마시는 산소는 대사과정에서 일부가 활성산소로 변해 DNA를 손상시켜 암이나 심장질환 등의 질병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한다. 최근 건강기능식품이나 건강식품의 단골문구로 사용되는 ‘항산화’는 ‘활성산소의 활동을 막는다’는 의미다. 주로 항산화 성분을 지닌 과일·채소를 주원료로 사용하지만 식약청에서 항산화 기능을 인정받은 원료는 많지 않다.
현재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성분은 비즈왁스 알코올, 고순도 녹차, 토마토 추출물, 코엔자임Q10, 복분자 주정 추출물, 피크노제롤, 포도종자 추출물, 유니벡스 대나무잎 추출물 등 9가지다. 제품포장의 성분표를 살펴보고 이 항산화 성분을 사용했는지 확인한다.
Smart Info 3 아토피화장품은 화장품일 뿐, 치료제는 아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토피’라는 이름을 단 화장품들이 연이어 출시된다. 그중에는 민감한 피부에 자극이 되는 향료·색소 등을 빼거나 피부보습력이 뛰어난 성분을 집어넣고 이름만 ‘아토피화장품’이라 붙이는 제품도 있다.
이런 문제가 커지면서 대한화장품협회는 아토피성 피부에 사용하는 화장품의 소비자 오해를 줄이기 위해 ‘아토피성 피부의 가려움과 자극을 완화해 피부 청정을 돕는다’라는 내용 안에서만 광고하거나 문구를 기입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이 제품은 의약품이 아닙니다’ 같은 내용을 제품에 표기했다.
Smart Info 4 ‘건강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은 다른 말
광고를 가장 많이 하는 가시오가피, 상황버섯, 동충하초, 마늘 등은 건강기능식품일까,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몸에 좋다고 알려진 건강식품일뿐 건강기능식품은 아니다.
건강기능식품은 평소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와 생리활성물질을 보충해 주고, 고혈압·당뇨병·심혈관질환 등 생활습관병의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건강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서 기능과 안전성 인증을 받은 식품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반면 건강식품은 문헌이나 민간에서 전통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이나 자연재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을 말한다.
건강기능식품보다 좀더 넓은 의미의 건강증진이 목적이다.
그렇다면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식품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제품을 구입할 때 두 가지 마크를 확인한다. 식약청에서 인증한 건강기능식품의 포장에는 ‘KFDA 마크’와 ‘건강기능식품 인증 마크’가 반드시 들어간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 또한 건강보조제일 뿐 치료제는 아니다.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과는 엄격하게 구별된다.
Smart Info 5 식약청이 인증한 면역력 증진 성분은 4가지
지난해 세계를 휩쓴 신종플루의 여파로 면역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덩달아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는 건강기능식품은 1년 넘게 호황이다. 식약청의 발표에 따르면 ‘면역력 증진’이라는 기능성을 표시하거나 광고할 수 있다.
면역력 강화 효과를 인정받은 건강식품 원료는 인삼, 홍삼, 알콕시글리세롤, 알로에겔뿐이다. 식약청 건강기능식품 정보사이트(hfoodi.kfda.go.kr)에서 면역력 등의 기능성 관련 내용과 섭취 시 주의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Smart Info 6 건강기능식품 광고를 볼 때는 인증마크부터!
건강기능식품을 TV, 라디오, 신문 등의 방송이나 인쇄물에 광고하려면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서 표시광고 사전심의를 받는다. 소비자는 항상 광고에 ‘표시광고’ ‘사전심의필’ 마크가 있는지 확인한다. 또한 광고에 ‘특효의’, ‘100% 기능 향상’처럼 제품의 효과를 지나치게 장담하거나 특정 질병을 완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제품은 구매하지 않는다.
Smart Info 7 TV 광고, 노출시간 짧은 작은 글귀에 주목!
좋은 면만 보여주고 싶고, 불리한 것은 감추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제품 광고도 마찬가지다. 자랑하고 싶은 점은 오랫동안 보여주지만 그렇지 않은 내용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 많은 건강 관련 제품의 광고는 ‘의사, 약사와 상의하십시오.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노출시간이 짧고, 글자크기 역시 작아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기 어렵다.
한 예로, 먹거나 바르면 증상이 호전되거나 완치되는 것처럼 광고하는 파스나 치주질환 약은 증상 초기에 제한적으로 효과 있거나 잠시 통증을 완화시키는 정도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소비자들은 광고만 보고 알 수 없다. 광고를 볼 때는 가장 작은 글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