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나무나 히어리에 비해 좀 더 일찍 봄소식을 알리는 나무가 있습니다.
납매와 풍년화.
우리나라 나무는 아니고 중국과 일본에서 들여온 것으로 수목원이나 공원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진주에 있는 경남수목원에 가서 보고 왔습니다.
납매
납매는 중국 원산입니다. 원래는 황매(黃梅)라 부르던 것을 송나라 때부터 납매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납매를 한자로 蠟梅 또는 臘梅 라고 적는데, 蠟梅는 꽃잎이 벌집을 구성하는 밀랍을 닮은 데서, 臘梅는 음력으로 동지섣달(臘)에 꽃이 핀다 하여 붙인 이름이라 합니다.
고려, 조선 조의 시에 나오는 臘梅라는 글자를, 후세 사람들이 그저 이른 겨울에 피는 매화로만 해석한 것은 납매를 직접 본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조선 후기 실학자의 한 사람이었던 이덕무는 밀랍으로 매화를 만들어서 즐겼는데, 이것을 납매라 이름 하면 혼동이 올까봐서 윤회매(輪廻梅)라 불렀다고 합니다.
풍년화
풍년화는 품종이 다양하며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북아메리카의 것도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습니다. 꽃잎이 특이해서 처음에는 꽃 같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영어식 일반이름은 Witch hazel이라 하고,
일본에서는 マンサク(満作、万作)라고 합니다. 1923년에 일본에서 서울임업시험장에 처음 들여왔다 합니다. 지금의 풍년화(豊年花)란 이름은 이창복 선생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인디언들은 잘 휘어지는 이 나뭇가지를 수맥을 찾는데 이용했다 합니다. ‘Witch hazel’이란 이름은 아마도 이 나무 잎이 개암나무(hazel)를 닮은 데다 나뭇가지가 요술봉처럼 쓰여진 데서 연유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Witch가 중세시대에는 ‘휘어지기 쉬운’ 이란 뜻으로 쓰였다니 양쪽의 의미를 모두 함축한 이름 같습니다.
일본의 이름 ‘マンサク((満作、万作)’은 우리말로 하면 풍작(豊作)이란 뜻인데,
먼저 또는 일찍 핀다는 뜻의 「まず咲く」가 「まんずさく」, 「まんさく」로 와전되었다는 설이 있네요.
여기에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 온다는 이야기가 더해진 것 같습니다.
길마가지나무
그러나
우리집엔 납매나 풍년화보다 더 일찍 꽃을 피우는 우리나라 자생 나무가 있습니다.
길마가지나무가 그것입니다.
12월부터 한 두 송이 꽃이 피기 시작해 추운 겨울 내내 아름다운 향기를 선사하는 사랑스런 우리 나무입니다.
열매 달린 모양이 예전 소등에 얹어 물건을 운반하는 데 쓰던 ‘길마’와 닮은 데서 길마가지란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향기가 좋아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해서 길마가지가 되었다는 이름의 유래가 더 정이 가는 이유입니다.^^
첫댓글 처음보는 꽃들인데, 꽃이 참 예뻐요~
길마가지나무는 선생님댁에서 본 나무라 반갑네요.^^
꽃도 꽃이지만, 사진은 더 작품입니다~!!!
이 귀한 꽃 감사 합니다.
납매 한번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