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북 영주에서 같은 반 친구의 괴롭힘 때문에 자살한 중학교 2학년 생 이모 군(13)은 A4용지 1장 양면에 연필로 작성한 유서를 남겼다. 아래는 이 군의 유서 전문이다.
나는 2012년 4월 15일 이 유언장을 쓴다.
내가 죽으려는 이유는 학교폭력 때문이다.
학교에서 나는 왕따를 당하지 않는다. 친구도 있다.
그런데 죽으려는 이유는 우리 반에 있는 J○○이란 놈 때문이다.
그 자식은 게이다. 자꾸 나를 안으려고 한다.
물론 안기만 해서 자살하는 건 아니다.
그 자식은 학기 초만 해도 나와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3월이 되(돼)가면서 점점 바뀌었다.
그 녀석은 내 뒤에 앉았었는데(교실에서)
매일같이 나를 괴롭혔다. 수업시간에 내가 그냥 공부하고 있으면
뒤에서 때리고 했다. 쉬는 시간에는 나를 안으려고 하고 뽀뽀를 하려고
하고 더럽게 내 몸에 침을 묻히려고 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다른 놈도 나를 갈궜다.
C○○이란 놈과 다른 한명이 있는데 그 한명은 적지 않겠다.
그리고 최근에는 자신이 만든 무슨 단(어른들은 폭력서클이라 부른다)에
가입하라고 했다. 나는 처음에는 싫다고 했는데 가입하면
때리지도 않고 괴롭히지도 않고 오히려 보호해 준다고 했다.
그 헛소리를 듣고 나는 가입한다고 해 버렸다.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가입한지 지난 주 목요일에 가입했던가?
일단 한다고 하니
그 놈은 내가 해야 할 일을 말했다.
수업시간을 제외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자신과
함께 다녀야 한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주말에는 꼭 만나야 한다고 하였다.
이 조건을 듣고 나는 탈퇴하고 싶었다.
그러자 그놈은 탈퇴하면 더 심하게 괴롭힌다고 했다.
가입한 상태로 있으면 괴롭히지 않을 것 같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그 녀석은 말했다.
일단 나는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너를 괴롭힐 거라고 나는 그 말을 듣고 자살 충동을 느꼈다.
이건 전보다 뭔가 더 심한 것 같았다.
금요일 날 나는 학교에 와서 그 녀석과 같아 다녀봤다.
다녀보니 변한 건 많지 않았다.
마치 내가 그 녀석의 부하나 꼬봉이 된 느낌이 들었다.
그 녀석은 수업시간에 늦을 때가 있는데 내가 늦지 않으려고
먼저 간다고 하면 협박말투의 말을 했다.
나는 꼬봉이 되기 싫다.
나는 주말에 이곳에서 자살하려고 한다.
지금은 월요일 아침이다.
나는 학교를 가지 않고 이걸 쓰고 있다.
나는 대한민국 경상북도 영주에 사는 OOO이고
나를 이렇게 만든 건 OOO이다.
이거 볼펜으로 쓸 걸 그랬다.
엄마 아빠 정말 미안해
아참 형도
2012년 4월 16일(월) OOO 씀
누가 이 유언장을 주었(웠)다면
경상북도 영주시 휴천3동 OO아파트 OOO동 OOO호에 갖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