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술(用人術)의 달인
도반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무슨 사업을 하든지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일의 승패가 갈립니다. 그만큼 사람 쓰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제가 사람을 잘 못써 낭패를 본 것이 어디 한 두 번이든가요? 다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제 무식의 소치였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사람을 제대로 써 영위하는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도반 동지 여러분!
전북 김제라는 곳이 있습니다. 만경강이 흐르는 곡창지대 만경평야, 혹은 김제 평야라고도 하지요. 옛날에 이 김제평야에 만석 부자가 있었습니다. 경주 최 부자처럼 양심 있는 부자였지요. 이집엔 머슴들이 여럿이 있었는데 특이한 것은 일꾼을 채용할 때 직접 면접을 통해서 일꾼을 뽑았다 합니다.
그런데 이 부자 집에 한번 채용이 되면 주인께서 얼마나 잘 대해주는지 그만두고 나가는 일꾼이 없습니다. 15년 이란 약정기간을 채우면 논 열 마지기, 밭 열 마자기를 따로 떼어주면서 나가 살도록 독립시켜 주었죠. 그러니 누가 중간에 그만두고 나가겠습니까? 그러던 어느 해 일꾼 한사람이 사고를 당하여 죽지는 않았지만 머슴살이를 더는 못하게 되었습니다.
십 여 년을 머슴살이를 하였는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데 주인은 15년 채우고 그만두는 일꾼과 똑같이 베풀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일꾼을 한사람 뽑기로 하였죠. 지원자가 엄청 많아 세 차례 시험을 치루면서 최종 남은 사람이 세 명이였답니다. 마지막 시험을 치르는 날입니다. 하얀 쌀밥을 하는데 일부러 나락(까지 않은 벼이삭)을 한 숟가락 정도를 쌀에 넣어서 밥을 하게하고 한상에서 세 사람 식사를 하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세 사람 모두 밥 속에 들어 있는 나락을 처리하는 방법이 각기 달랐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나락이고 뭐고 그냥 먹어대는 사람이었고, 두 번째 사람은 나락을 일일이 골라내고 먹었고, 세 번째 사람은 나락을 일일이 골라내어 그 나락 알까지도 일일이 까먹어 가면서 밥을 먹더랍니다. 그 결과 세 번째 사람을 최종 머슴 합격자로 뽑았다고 하네요.
도반 동지 여러분!
그 이유를 주인의 안목에서 한 번 생각해 보지요. 첫 번째 사람은 아무리 머슴이기는 하지만 너무 개걸대어서 우선 보기에 흉하고, 무슨 일을 하면서 침착하지 못해 실수를 잘하는 타입으로 보였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일일이 골라먹는 것 까지는 좋으나 주인의 것이 곧 내 것이라는 책임감이 부족하게 보였죠. 세 번째 사람은 일일이 골라먹는 것이 우선 아끼는 마음이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침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최종합격을 시켰다는 것입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어떻습니까? 머슴살이를 하더라도 주인이 어떤 인격을 가진 사람 밑에서 머슴살이를 하느냐에 따라서 머슴의 인격도 돋보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누구나 성실과 능력을 인정받아 리더의 자리에 오를 수 있습니다. 젊었을 때야 내 앞가림만 잘하면 됐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CEO, 중간관리자, 리더의 자리는 사람을 부려 성과를 만들어내는 자리이기 때문이죠. 열악한 상황에서도 조직원들을 이끌어 목표를 달성해 내야 하기에 리더의 역할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조직 내에서 알차게 살림을 꾸리는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한 번 살펴보죠.
첫째, 간담상조(肝膽相照)를 하는 것입니다.
눈높이를 맞춘 노력으로 상호 배려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함께하는 팀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치면 그만큼 일은 쉬워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 시장조사 기관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의 절반이상이 직장 내 어색한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중간관리자로 올라갈수록 인간관계에 대한 부담과 갈등 정도가 더 커진다고 하네요. 직장 내 관계 형성이 결코 쉽지 않다는 반증이 아닌지요? 조직이라는 유기체가 잘 굴러가기 위해선 서로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배려를 바탕으로 구성원 간 친밀한 간담상조의 관계를 형성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주마가편(走馬加鞭)을 하는 것입니다.
모범이 되는 직원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죠. 조직 성공의 80%는 리더가 아닌 팔로워, 즉 동료직원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조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 리더에겐 꼭 필요한 것이죠. 이를 위해 좋은 성과를 내는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마음껏 실력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들의 긍정적인 영향력이 조직 전체에 미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셋째, 발본색원(拔本塞源)을 하는 것입니다.
팀워크를 해치는 문제 직원을 가려내는 것이죠. 어느 조직에나 한 조직에는 일 잘하고 성실한 직원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직원도 있습니다. 리더와 동료, 조직에게 공공의 적이 되는 이들은 보통 태도 불량인 경우가 많죠. 팀워크를 해치는 대표적인 태도로 게으름을 피우는 것과, 업무 규율을 준수하지 않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훌륭한 리더라면 이렇게 열심히 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팀 성과를 갉아먹으며 장기적으로 조직 문화를 해치는 문제 직원들을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직원들이 방해 받지 않고 일에 전념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어떻습니까? 여러분들이 주인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만약 이 세 가지를 실행하지 못하면 사업은 실패하거나 인간관계의 패착은 불을 보듯 번합니다. 김제의 만석 부자는 용인술의 달인인 것 같습니다. 자기 것 아깝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눈앞의 작은 손해를 감수하고 15년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람을 부립니다. 약속을 이행하고 기간이 차지 않았더라도 그간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는 넉넉히 베풉니다. 그리고 신중하게 사람을 고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죠.
도반 동지 여러분!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에는 하늘에서 먼저 시험해 보는 이치가 있다 하였습니다. 보통사람도 하루 인부만 부리고 일 년 머슴만 두려하여도 그 자격과 신용을 먼저 보려 합니다. 하물며 천하대사를 맡기려 함에 하늘의 시험이 없을 수 없죠. 그러므로 큰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먼저 마땅히 이 시험을 잘 통과 하는 것입니다. 용인술의 달인은 저 김제의 만석꾼 같이 덕(德)과 의(義) 원(願)을 크게 기르는 것이 아닐 런지요!
원기 98년(2013) 3월 8일 덕 산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