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 그리고 꽃녀들과 함께한 관악산 이야기
망설였던 산행, 네 분의 여성회원들 틈에 끼어 갈까 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하나 남은 비상용 우황청심환을 먹고서 집을 나섰다.
신사도를 발휘해(쳇,얼어죽을 신사도?라며 이의 제기를 감수하고...) 막차로 댓글 달고 나섰지.
헌디, 왕자로 봐주기는 커녕 걍 플러스 원이었다. 좌우당간 여차저차 함께한 관악산길.
정상 연주암을 배경으로 4녀와 함께 인증 샷! 전라도 광주에서 온 여인네가 품앗이 촬영을 해 주었지.
가까운 듯, 아득한 관악의 꼭대기(629m)다.
오래전 눈을 맞으며 친구들과 올랐던 코스다.그때 무쟈게 힘들었지.
미끄럽지,바람불지, 또 추었지. 60대 초로 기억한다.
아니,저 분들 평지 걷듯 오르네. 완죤 山女들이네.
슬슬 겁이 났어. 물론 얼굴 표정은 태연했지만.나도 가끔은 척~ㅎ는 연기 좀 해.
아무것도 아냐~란 듯이 "어서 올라 와"하며 웃는디. 어메 기죽어.
잘못 왔나벼. 돌아갈까나하며 겁도 나더라구.
어매~ 만세 삼창까지하네.
이 아줌씨는 폼 까지... 요 맛에 산을 오른다는 듯.
여기가 어디 호수인줄아냐?라며 말했지. 내 말은 못들었지. 속으로 말했으니깐.
얼씨구~ 팔자 좋게(실례) 턱 괴고 여유만만 명상까지나.
참자. 사진이나 찍자.혹시 알어. 잘 찍어주면 팁 줄지.
토끼다.이 산에는 토끼는 물론 열녀암.돼지바위. 낙타얼굴. 독수리.거북이도 있지.
그리고 어디더라 목탁바위도 있지.
토끼띠도 아니면서 사진은 와 찍노?가시나들아(속으로 한 말)~
시방 나는 토끼가 되어 하산하고 싶당. 난 군댓말로 노가대 신세다.
왓 샬 아이 두?
토끼가 있으니 거북이도 있겠지. 여기 까진 좋다구.
조금전엔 토끼가 젤 이쁘다고 하더니 여기선 거북이가 최고란다.
장수 왕이지.거북이에 따라 다르지만 100년 이상 산다는 동물이지.
흥~ 그러니까 무병장수하겠다는 속내구먼.
우선 우리길에서 열심히 걷기나 하슈~
좁은 바위 틈으로 오르고 내리고...이 맛도 산타는 재미지.
영어로 스릴이라고 한다더군.
땀 흘리고 헉헉대고 올라와 바람 속에서 내려다보이는 전경은 산행 맛의 하나이지.
시~로따도 요 맛을 좀 아는디.
얼라? 허나, 오해 마셩.
파우다 선 크림을 바르는 중이랍디다.
근디~ Why, 왜? 셔터를 누를 때 마다 하냐구요?란 내 표정을 알아 차린 듯이 하시는 말씀.
"왜, 뭣 땀시 이럴 때만 사진을 찍냐?"는 얼굴로 말한다. 알았슈~(볼멘 소리ㅠ).
암상(巖上)은 낙원 암중(巖中)은 지옥?
시방 웃는게 웃는게 아녀라.
닉은 잘모르겠지만 조금전 암벽 탈때는 하얀얼굴이더니.
그럼에도 성취감에 웃는 모습으로 보인다구라.
닉은 잘 모르겠지만 마치 "내 마음은 호수여"하며 만면에 웃음 가득.
좋아요~ 그 자세. 그 마음.
닉은 잘모르지만 수정(水晶)같은 분이라더군.
또한수정(授情=정을 타인에게 친절히 주는)이 라고도 한다던가.
점심 메뉴 중 쌈밥 용 식재료가 거의 열가지였지.양파즙도 그렇고...또 비싼 팥빙수도 쏘고.
처음으로 큰 배낭(빵빵한 내용물과 함께)을 지고 왔다고 하더군.
이 글 수정(修正)하라고 하면 어쩌누. 모르겠다. 36계 휘리릭~
벌받는겨? 만세여?
난 권총도 꺼낸 적없다. 칼도 없었다. 스틱은 아진 배낭 속에 있다. 무기가 없다는거다.
그럼 만세구먼.
돌아보면, 돌아보면 우리가 해냈구나하며 성취감을 느끼지.
첫 발을 떼고 한 걸음 두 걸음 시작하면 되는 것을.
망설이고, 또는 포기하고, 누군가를 탓하고 자신을 잃곤 하였지.
우리네 인생살이를 말이야. 현재의 고난도, 좌절도,실패도 어쩜, 자신을 얽매이는 사슬이 아니라
또 다른 도약과 전환의 출발점일 수도 있는데 말이야.
너도 그랬지. 나도 그랬어. 우리 함께 힘차게 가자구. 우리길고운걸음도 마찬가지지.
근디 가만 잘 있는 카페 이름은 왜 들먹여. 야~ 로따! 이누무스키 게 섯거라.
"밧겨지고 쓰러지는 아픔도 있었지. 팔하나 베어진 적 도 있었어. 눈물도 많이흘렀단다.
여기서 태어난 걸 후회도 했지. 낮엔 밟히고. 눌리기도 했어.
밤엔 무섭기도 했지. 비바람에 혼이나갈 뻔도 했구.
그렇지만 말이야 달밤에 고요히 명상도 했지.바위 틈의 출생을 탓하진 않아.
이젠 나름 즐기며 살기로 했어. 쓰러졌어도 결코 더 쓰러지진 않을테야."
" 그래 아우야~ 잘 생각했다.
내가 널 잘알지.우리 서로 의지하며 그날까지 잘 살자꾸나."
두 소나무가 로따에게 들려 준 이야기 야.
당신도 들었지?
그래서 우린 소나무와 함께 이야기하고 친구가 되었지.
잘있어~ 또 올게~"
울컥 눈물 한 방울 삼켰지.
가위는 내 밥이지. 보자기(형사)한데는 지지만. 난 관악의 왕 주먹이야.
니들이 주먹세계의 쓴맛을 알아?
주먹바위가 허스키하게 말 깟지. 바람이 차더먼.
주먹 잘 알지. 주먹밥도 아는디.조직의 쓴맛도. ㅎㅎ
맨앞의 보스(?)의 주먹 폼 직이넹. 울 동네에선 '빨강모자에 빽페이스'하면 울던 아가도 뚝이얏.
국기봉 바위에 펄럭이던 태극기가 사라졌다.
바람 때문일까? 아닌가보다.아슬아슬 위험하게 올라가 국기 아래에서 인증 샷하다가 사고가 났나?
호크아이씨~ 국기봉 종주할 때는 있었소이까?(아이씨 하니깐 이상타. 정정한다,호크아이님으로)
조심조심 서로가 힘이 되어주는 암벽오르기.
삶의 암벽도 그런거지.
산길은 어쩌면 인생교과서지.
暗礁(암초)와 巖草(암초)는 다르다.
바위와 공생하는 풀들의 담았다. 회색바위에 싱싱한 초록의 공생. 광물질과 식물의 하모니를 말이다.
다름과 어울림을...
올라가야 할 판이면 조고우면하지 말고 기꺼이 올라가야 한다.
산에서나 저 아래 일상살이에서도.
앗~ 아까 주먹바위 그 빨강모자에 빽(화이트페이스)이당.
비행기 한 대가 유영하는 물고기 처럼 인천공항으로 나른다.
629 숫자와 함께 당당히 선 정상 표지석.
올랐노라. 이뤘노라.
4女는 그렇게 섰다.
산에서 음주는 금물이라고 법으로 정했다며?
헌디~ 산행 음식 숫자는 법으로 안 정하남?
맞아~ 그건 어려울거야. 식도락이란게 있잖아. 먹는 즐거움말야.
4녀가 역할 분담을 했다던가.
누군 밥통같이 3층 밥통을,누군 커다란 양푼에 김치국물에, 월남쌈은 얼씬도 말라며 10여가지 식재를
또 누구는 김빠지면 김샌다고 집에 있는 김을 몽땅 가져왔다.
난 댕공입만 가져왔지.
쉿~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밥상이라고 한다. 앞으론 이런 식단은 없단다.
이 분들 갈 때 절대 따라가면 황 잡는다고? 천만에 말씀이다.
수십년 습관이라 아마도 못 고칠게 분명타. 다음에 호압사 쪽이란다. 꼭 같이가서 확인하기를 정안수 떠놓고 빈다.
최근에 세워진 석탑 너머로 청계산과 과천시 일부가 보인다.
지상 레이더 관측소다.그 뒤가 연주대다.
관측소는 불가피한 주요시설이지만 좀 거시기하다.
참고로 연주암은 태조이성계가 친히 와서 치성을 드렸다고 한다.
이 산은 한양의 외사산 중 하나다.즉,북의 북한산. 서측 덕양산(행주산성) 동측 용마산
그리고 남측의 이곳 관악산이다.
또한 관악은 개성의 송악, 파주의 감악, 포천의 운악,가평의 화악과 더불어 경기 5악이라 했다.
관악은 화기가 있어 화환(火患)이 두려워 한양 도읍시 경복궁 앞에 해태상을 세우고
관악 중턱 어딘가에는 큰 물동이를 뭍았다고도 한다.
또한 이 산에서 일찍이 원효와 의상 고승이 도를 닦았다고 한다.
일막 이막 삼막이 있었지만 지금은 삼막사만 있다.
북한산 못잖게 등산객이 많은 연결된 줄기 삼성산 관악산은
양재천 안양천을 비롯 지천인 갈현천 홍촌천 부대천 막계천 세곡천 등 8개 하천이 흐른다.
계곡길로 내려 온다. 너덜길이다.
도심은 지금 30도라고 한다. 더긴덥다. 산속이라도.
돌탑. 돌하나 하나에 치성이 있으렸다.
이 돌들을 그냥 돌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돌들에 쌓은 이의 마음이 있기 땜시다.
洗身 또는 洗心.
까마귀 한 마리 내뒤에 오더니 이내 먹거리를 낚아 입에 물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아마도 지 혼자의 양식거리가 아닌 식솔과 함께 할 먹을거리리라.
속까지 검은 게 아닐게다.
물세례. 당하고 즐거운거다.
청호(청룡과 백호랑이) ? 아니지 청(청보라)+호(호수)지.
그럼 물장난은 누가했을까? 로따는 셔터만 눌렀다.
설마~ 하얀얼굴님과 수정이님이? 설마가 사람 여럿 잡는거 많이 봤다.
하얀얼굴님 수정이님. 호수님 함께한 산길 즐거웠습니다.
3번째 깃발을 드신 청보라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음으로 함께하신 님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어줍잖은 후기를 들여다 보신 님들도요~
- 이같또로따
오랜만에 벤처스 악단의 연주곡을 깔았습니다.
60~70년대를 주름 잡았던 바로 그 樂名(악명)높은 그 그룹사운드.
첫댓글 오메~후기보니 다리가후들거림니다 함께이기에 암벽도웃아가며 참 좋은날이었습니다 맛난점심 굿~~하산길 물에담근 다리 피로싹~ 이맛에 산길도보 나서는듯
맛깔난 로따님에후기 예쁜모습 담아주셔서 넘 감사드립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
몸 컨디션이 안 좋다는 분이 거짓말같이 펄펄 날으시더만요.
숲에서 혹시 마취 또는 진정제 같은게 발산 되던가, 아님 완죤 꾀병이던가 ㅎㅎ고백하시오~
후기를 요로코롬 재밌게 쓰시다니.....ㅎ
땀 흘리며 바위를 오늘 때의 희열과
소나무 그늘서 빙 둘러 앉아 먹던 그맛을
또 느꼈으면 좋겠어요
지기님 후기 재밌게 올려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같이 올랐던 수정이님 호수님 하얀얼굴님
멋진 하루였습니다.~~~~
왜 선글라스를 벗었다 꼈다가 하셨는지 지금도 아리송송합니다.
오토메이션 자동 반사더라구요. 아이구 이런 답글달면 안되는디.ㅎㅎ 해명이필요함다.
로따님~~~
후기 너무 너무 재미있고 멋져요~~~~
어제 땀흘리며 바위 타고 산에 오르니 엄청 좋았어요~~
내려와서 차가운물에 족욕을 해서 피로도 가셨구요~
로따님 청보라님 호수님 하얀얼굴님 함께해서 너무 너무 즐거웠어요~~
고맙습니다~~
바리바리 식솔을 위해 일용할 양식을 챙겨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걱정이 태산이어요. 다음에 제가 또 우황청심환 먹고 따라 나설 것 같은 불안하지 않은 예감.ㅎㅎㅎ
오래 전부터 공들여 온 연주암 산길도보
며칠 전부터 어찌하면 잘 해 볼까 고민하며 전화통 열나게 하더니
기어이 잘 해 내더이다
조근조근 이야기 하시며 후미 맡아 주신 수정이님! 넓은 아량 많이 배웠어요
리딩하느라 못 보고 못 듣는 것들 함께 곁에서 챙겨주시는 호수님! 모습 참 보기 좋구요
멋진 신사도를 발휘하신 로따님!
감사합니다
정말 제가 악산을 댕겨 온 것이 기특하여
쓰담쓰담 해 봅니다
갓을 쓴 모습이라 갓산->관악산이란 말이 있더라구요. 이제 머리에 영예로운 갓 하나 쓰셨어요.
도담도담 요것저것 챙기시고 끌어주시는 모습 아주 좋았습니다.그날의 관악은 우정산맥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