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자마자 영화관을 찾아갔어요. ‘한산'을 티케팅하고서 팝콘+아이스티를
주문했더니 25,000원입니다. 연병, 극장 티켓이 언제부터15.000이 된 것이여?
‘한산 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던
차에 어디선가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끓나니“라는 순신이 형님의 시를 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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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한산 섬 달 밝은 밤에 뒷간에 홀로 앉아 만화 책 옆에 끼고 큰 힘주는
찰라 어디선가 퐁당 소리 내 똥 소린가 하노라“를 더 많이 읊조렸을 것입니다.
우리 20대에는 꽤나 독한 담배 ‘한산도‘가 있었어요. 제 생각에 230원인가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국사시간에 대첩을 주로 암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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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대첩(을지문덕)-행주대첩(권율)-귀주대첩(강 감찬)-명량 대첩(이순신)
정도가 우리나라 4대 대첩이고 이순신의 3대첩이 한산-명량-노량일 것입니다.
시간 순서는 '한산'이 '명량'보다 먼저 일어난 사건인데 명량대첩의 성과가
가장 혁혁하여 먼저 개봉한 것입니다. 한산도대첩은 1592년 임진년에
일어난 전쟁으로 왜선60척을 침몰시킨 전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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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화후기에 사설을 길게 쓴 이유는 영화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2시간
동안 자다가 나왔어요. 물론 제가 잠을 자서, 이해도가 떨어졌을 개연성은
있습니다만 긴장감이 얼마나 없었으면 영화광인 제가 잠을 잤겠어요?
몇 번이나 나가 버릴까하다가 지역사회 눈탱이와 소셜 포지션 때문에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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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은 줄이나 아시라. 여수 바다를 배경으로 한 미장센과 거북선, 박해일의
표정연기 정도로 반 땅 했다고 생각하렵니다. 영화 후기 들어갑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김 훈 작가의 ‘칼의 노래’는 첫 문장부터
건조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임진왜란의 굴곡진 음영을 더듬어요. ‘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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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었다’와 ‘꽃이 피었다’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다는 김 훈 작가의
후일담은 역사의 재현이 얼마나 고되고 어려운 작업인지를 짐작케 해요.
김 한민 감독의 ‘명량’(2013)이 1761만 관객으로 한국영화 탑을 찍었지요.
그가 이 순신 장군의 전투를 삼부작으로 만들기로 결심한 이유가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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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지만 가장 큰 것은 3대첩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세 명의 이 순신
1. 명량(최 민식) 2. 한산(박해일) 개봉 전인 3.노량, 죽음의 바다‘는 김 윤석
배우가 이 순신을 맡았다는 것 같아요. 성경에 공간복음(마태, 마가, 누가)
이라는 책이 있는데 똑같이 한 인물 예수그리스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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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이 영화 스케일을 거대하게 잡고 이미 3작품을 모두 끝낸 것을
칭찬합니다. 각 전투의 성격과 그 시기 이 순신 장군의 고뇌, 역사적 상징이
뭉쳐 끝내 한편의 영화가 되는 영리한 접근방식입니다. 어쩌면 모두가
알지만 여전히 더 알고 싶은 이순신이기에 가능한 도전이며 속편이
나오기까지 무려 8년의 세월이 필요했던 이유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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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은 임진왜란이 터진 후 역사의 분기점이 되었던 1592년 한산도대첩을
배경으로 합니다. 1597년 정유재란의 명량대첩을 배경으로 했던 ‘명량’에서
5년을 거슬러 올라간 이야기에요. ‘명량’이 12척의 배로 적군을 맞이하고
끝내 승리해야만 했던 영웅의 태산 같은 무게를 그렸다면 ‘한산’은 일본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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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륙병진 작전을 무너트린 역사적인 대승의 과정을 다룹니다. ‘명량’의 이
순신에게 필요했던 것이 불가능 앞에서도 달아나지 않는 불굴의 용기였다면
‘한산’의 이순신은 좀 더 본질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춥니다. ‘용의 출현’이라는
부제처럼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이 어떻게 출현하였는지, 정확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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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이 어떻게 일본 수군을 물리치고 전황을 뒤집을 수 있었는지를 조명
합니다. 한산대첩이라는 믿을 수 없는 전투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설득하는
데 영화의 3분의 2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한산대첩보다 40여일 앞선
‘사천해전’에서부터 문을 엽니다. 거북선이 실전 투입된 이 전투에서 13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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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격침시키는 등 왜군을 크게 격파하였지만 이 순신 장군이 총상을 입기도
했어요. 이때 입은 부상이 이후 내내 후유증을 남겼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천해전의 패전 소식을 들은 일본 장수 와키자카 야스하루(변요한)는
복카이센(귀신 거북)이라 불리며 공포의 존재로 자리 잡은 거북선과 이 순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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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합니다. 경상도 수군을 물리치라는 명령을 받고 출진한 와키자카는 원균이
도망친 덕분에 육로로 진격, 한양 인근 용인에 다다릅니다. 이때 소수의 병력
으로 밀집해 있던 10만 명의 조선군을 습격하여 대승을 거둡니다. 이후 다시
수군을 맡아 조선 바다를 평정하라는 명령을 받은 와키자카는 이순신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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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을 준비합니다. 이 순신 역시 적장이 세운 공적을 듣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합니다. ‘한산’은 중반까지 두 장수의 치열한 첩보전 형태를 띱니다.
역사에 남을 대승이라는 빛나는 업적 이전, 전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전략에 세심한 공을 들입니다. ‘한산’은 이 순신에게 손쉽게 영웅의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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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하지 않아요. 일본군이 한양까지 진격해 임금이 몽진을 했고, 일본 육군이
언제 전라도의 수군 본영으로 들이칠지 알 길이 없는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임금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해상에서의 대승이 필요한 상황 자체가 맞서야
할 적인데, 적군의 장수까지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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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이야기(시오노 나나미)를 보면 카르타고와 로마가 해상 전을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굉장히 디테일한 전술을 보고 감탄을 한 적이 있어요.
이 순신도 같은 작전을 하는 것 같았어요. ‘학익진’을 펼쳐 적을 일거에
섬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듭디다. 한산 앞바다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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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수군에 불리하게 돌아가지만 이 순신 장군은 그 모든 요소를 활용하여
한산 앞바다에서만큼은 조선 수군이 압도할 수 있는 상황을 구축합니다.
부산에 주둔 중인 적진에 첩자를 침투시키고, 실전 투입에서 문제가 드러난
거북선을 개량하고, 적군이 한산 앞바다에서 전면전을 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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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반부는 치열한 심리전과 첩보전, 전쟁에 대한 질문과 전장 앞에
선 인간들의 소용돌이치는 감정으로 이뤄집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후반의
스펙터클한 전투보다 한층 밀도 있고 단단한 물밑의 전투가 상영시간 내내
상영됩니다. 마치 온몸의 근육을 동원해 활시위를 당기듯 사력을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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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전과 전투 준비에 공을 들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산’은
8년의 세월 동안 한껏 시위를 당겨 마침내 과녁을 꿰뚫은 활의 노래라 할
만합니다. 실제로 바다에 배를 띄워 촬영했던 ‘명량’과 달리 이번엔 단 한
척의 배도 물에 띄우지 않고 강릉 스케이트장에 실내 세트를 설치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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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했다고 합니다. 저는 저자가 누구냐 만큼 배우를 중요하게 봅니다.
최 민식, 박해일, 김 윤석 중 '타짜'의 아귀는 옴므파탈이 아닙니까?
Coming soon! '노량, 죽음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