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020년 3월 개최되는 동아마라톤에서 서브3 목표를 세우고 19년도 가을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금연, 금주에 월400km의 누적거리, 인터벌, 언덕, 장거리 훈련, 그리고 식이요법과 휴식까지 나름 체계적으로 집중해서 훈련하다 보니 점점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야소800을 2분50초에 10세트, 하프 3분59초/km 페이스, 체중은 65kg을 유지하면서 체력이 올라온 것을 느끼며 자신감이 충만할즈음...
코로나로 모든 대회가 취소되고 마스크를 쓰지않고는 호수공원을 뛸수도 없었다
목표와 함께 의욕도, 체력도 사라졌다.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고 추석연휴가 시작되던 10월부터는 아예 운동을 끊었다. 음식도 폭식을 하고 생활패턴도 불규칙 해 졌다. 집에서는 쇼파와 물아일체되어 내 몸의 굴곡이 쇼파에 눌린 자국으로 남아있었다
그렇게 4개월을 보내면서 그동안 쌓아온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나에게는 늘어진 뱃살과 얇아진 다리만 남았다.
체력도, 의욕도 바닥 찍을 즈음 21년도 클럽활동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도 들었다
카페에 간간이 올라오는 공지사항을 읽으며 꺼져가는 열정의 불씨를 움켜잡고 있던 차에 매월 기초체력 능력pass와 자체대회, 그리고 코로나 시국에 일철의 열정을 살리고자 애쓰고 준비하는 운영진 여러분의 노고에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고 열심히 운동하고 참여하는 것이 보답하는 것이리라 생각 들었다
-다시 시작, 대회 날-
“그래 다시 시작해 보자”
1월 pass를 끝내고 2월 자체대회 준비를 시작했다.
형편없이 떨어진 체력을 조금씩 끌어올리기 위해 체중조절과 더불어 집근처 논두렁 길을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마침 문닫았던 수영장도 재개장하여 달리기와 수영을 병행할수 있었다.
맘처럼 되지 않았지만 천천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자체대회 코스인 심학산 둘레길을 설연휴부터 대회전까지 10랩정도 돌았고 트레일 런닝화도 새로 구매했다
대회 전 1주일부터 음식과 체중에 신경썼으며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회 전일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고 특히 저녁에는 죽을 먹었다. 그리고 일찍 잠을 자기 위해 저녁 9시경 자리에 누웠다. 대회 당일 새벽 5시가 되지 않은 시간에 눈이 떠졌다. 전날 먹고 남은 죽 한그릇과 과일로 이른 아침을 먹고 심학산으로 출발했다
날씨는 봄기운이 완연했으며 보온에 신경쓰지 않아도 될만큼 포근했다. 현장에서 반가운 회원님들을 만났지만 머릿속에 온통 대회생각뿐이어서 제대로 인사를 나누지도 못했다. 그렇게 못난이의 긴장된 시간이 흐르고 1조의 출발을 시작으로 5분간격 출발이 이어졌다. 내가 속한 5조는 이경수, 이성희 선배님과 한조 였다. 두 선배님들의 응원을 받으며 드디어 출발.
처음 시작되는 오르막 길이 생각보다 가볍게 올라가 진다. 그동안 둘레길 10랩을 하면서 경험한 바로는 처음 3km구간이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며 고도가 높아지는 지형이고 이후 3km는 수월한 흙길이었다. 처음 3km의 완급 조절과 후반 3km의 스퍼트로 계획을 세우고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1랩을 마쳤다. 엥? 36분??? 상상이상의 호기록이다.
다시 배수지 오르막 길을 오른다. 처음보다 힘은 부치지만 땀이 나면서 몸은 부드러워졌고 호흡과 심박은 견딜만 했다. 주로에서 만나는 선배, 후배님들 모두 길을 내어주며 파이팅을 외쳐 주신다. 다리에 힘이 생기고 속도가 빨라진다. 그렇게 2랩을 무사히 완주하여 대회를 마쳤다. 대략 1시간 15분 정도에 2랩을 마쳤다. 분명 평소 내가 세울수 있는 기록의 범주를 벗어난 호기록이다.
완주했다는 안도감, 대회를 준비하고 목표를 세우고 그것들을 차근차근 이뤄낸 성취감, 고강도 운동을 한 후 느끼는 쾌감, 여러 감정이 뒤섞인 상태에서 자아도취에 빠져 즐거운 보상의 시간을 가져본다. 다시 운동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에필로그-
왼쪽 엄지발톱이 빠질 것 같다. 내리막길에서 발에오는 충격이 새로 산 신발에 더해져 고스란이 발톱에 전달된 모양이다. 훈장같은 영광의 상처다.
대회를 준비하고 무사히 끝마치기 위해 노력해주신 회장님과 훈련부장님, 그리고 자봉과 물심양면으로 참여해주신 천사같은 분들의 도움 없이는 나같은 사람이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런 분들의 봉사와 희생이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나는 그저 열심히 달리고 구르고 휘저으면 될 뿐이다.
올 한해도 고마운 분들이 깔아놓은 멍석에서 신명나게 놀아보자 다짐 해 본다. 벌써 3회 대회가 기다려 진다.
-ps-
끝으로 평소 존경하는 훈성형님, 함께 연습하며 땀흘린 윤복, 기용, 복헌, 강석 아우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함께한 일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이런 좋은 분들의 모임에 일원이어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오래오래 함께 운동해요 우리
첫댓글 발톱 피를 바로 뺐어야 하는데 늦었나 보네요. 요즘 페이스가 느려지셨다 싶었는데 부상때문이군요.
태철까지 열훈 하자구요. 다시한번 입상 축하드립니다 ~^^
짭은 대회 긴 후기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 자체 대회라서 가볍게 생각 할수도 있는데 최선을 다 하는 자세가 압권. 열심히하는 건 인생을 살면서 매우 중요한 과제 앞으로도 쭈욱 열심히 .....
후기 잘 보았습니다.
그동안 훈련과정과 힘들었던 모습이 그려지는듯.
일철과 함께 훈련하고 독려하고 공유하다 보면 전국구 됩니다.
열정많은 세현후배 이번 태철에서 멋진등극 기대됩니다~~^^
세현씨의 진정성있는 후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에이스는 그냥 만들어 지는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또 다시 들게하는 후기 인것 같습니다. 세현씨 같은 분이 계셔서 우리 클럽도 더욱더 빛나지않는가 생각해 보구요.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자부 뵙기를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후기 감사합니다. 👍회복 잘 하시기 바랍니다.🙏
후기 너무 감명 깊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나름 자체 대회 준비를 위해 시간날때마다 심학산을 뛰며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저는 그냥 편하게 운동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3월부터는 저도 뭔가 짜임새있게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모두 다치지 않고 즐겁게 운동하길 기원합니다~~
대한민국 만세~~일산철인 만세~~!!!
운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느끼며 읽었습니다.
부상없은 올 한해 되길 바라며
~~세현씨 화이팅~~
생생한 후기 잘 보았습니다.
입상은 이렇게 하뉸거구나 라고 생각들정도로 노력의 산실인것 같습니다.
담 대회 준비부터 결과까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꾸준한 훈련과 참여로 일철의 기둥으로 우뚝 서길 기원합니디ㅡ.
실로 엄청난 후기 입니다....
그저 이정도면 됐어.. 에 만족한 제가 한없이 초라해 집니다...
선배님 후기에 감명받아 저두 이제는 더 큰 그림을 그려보겠습니다...^^
세현형님 빠이팅!!! 일철 빠이팅!!!
역시 울형님 멋쟁이 ^^ 고생했어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죠 항상 응원합니다
화이팅!!!
후기 잘 읽었습니다.
대회가 많이 생겨, 노력하신 만큼 결실 이루시길 바라며,
즐겁게 오래도록 운동같이하시죠.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