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다녀야겠다는 바보는 자꾸 변명을 한다.
짜증을 내려는 나를 달래려 밥 먹고 우도를 걷고 오자고 한다.
난 팔영산이라도 다녀오자고 하고 싶지만 그의 말에 따른다.
동강 뱀골재 아래 한우촌에서 차돌된장찌개로 점심을 먹고 우도로 간다.
물은 차 있고 잔잔하다.
주차장에도 차가 가득하고 다리 위를 오가는 사람도 많다.
바다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깊이를 달리하여 늘어서 있고, 반영이 바다에 박혀있다.
제각각의 모습으로 걷는 사람들을 피해 여러번 사진을 찍어본다.
바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나이먹은 사람들이라며 젊은이나 아이를 보면 반갑다한다.
이파리없는 나무가 서 있는 섬(나중 보니 해섬이다)을 보며 또 멈춘다.
40분이 다 걸려 우도에 닿는다.
깔끔한 포장이 된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다.
회관과 선창이 있는 마을을 지나 더 돌아가니 팬션과 캠핑장이 새로 서 있다.
팬션 앞에서 봉돌산 정상의 정자로 걷는다.
오르막을 바보가 잘 올라간다.
정상에서 북쪽을 보며 사진을 찍고 내려온다.
고개에 선 나무를 오른쪽으로 두고 다시 무지개 다리를 건너 돌아온다.
지날 때와 같은 듯 다른 듯한 하늘과 바다다.
물은 빠져서 검은 땅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