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기회
그리스어로 시간을 의미하는 두개의 단어가 있다.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이다.
크로노스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의 개념이다.
시침의 움직임과 함께 역사가 쌓이는 연대기적인 시간이고 천문학적으로는 해가 뜨고 지면서 결정되는 시간이다.
카이로스는 의식적이고 주관적인 시간, 즉 선택과 결정이 인생을 좌우하는 기회의 시간이며 결단의 시간이다.
크로노스에서 따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획득하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크로노스가 물리적, 계량적인 시간이라고 한다면 카이로스는 심리적이고 내면적인 ‘의식의 시간’이다.
크로노스가 절대적 시간을 뜻한다면 카이로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순간’을 뜻한다.
이탈리아 토리노 박물관에 가면 ‘기회의 신, 카이로스’ 조각상이 있다.
그 석상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내가 벌거벗은 이유는 쉽게 눈에 띄기 위함이고,
내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며,
내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사람들이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어깨와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그들 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기 위해서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이다.
카이로스Kairos
앞머리는 숱이 무성한 대신 뒷머리는 대머리이며, 어깨와 양발 뒤꿈치에는 날개가 달려있을 뿐만 아니라 양손에는 저울과 칼을 들고 있다.
카이로스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저울과 칼이다.
저울과 같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칼과 같이 날카로운 결단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그것은 기회를 만났을 때 해야 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기회는 어느 날 우연히 찾아와서 아무나 잡을 수 있는 행운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기회의 신이 순식간에 다녀간다.
삶이란 참으로 복잡하고 아슬아슬하다.
걱정 없는 날이 없고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 날이 없다.
어느 것 하나 결정하거나 결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내일을 알 수 없고 늘 흔들리기 때문이다.
완벽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다가 삶을 헛되이 보내는 사람들
완벽한 여인을 기다리다가 삶을 뒤늦게 깨닫는 사람들
창업할 시기만 찾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
어떤 일을 하기에 가장 완벽한 기회, 완전한 순간만을 기다린다면
평생 기다리다 끝이 난다.
입 밖에 낸 말, 흘러간 시간
시위를 떠난 화살, 놓쳐버린 기회
시간과 기회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지나가면 붙잡을 수 없으니 기회를 잘 포착하는 것
보이는 삶을 살려고 하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고 나의 중심을 잡는 것
그러기 위해서 나에게 시간과 기회를 많이 주는 것
기회가 충분히 있을 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경우
그것을 다시 주워 담으려면 엄청난 노력과 눈물이 필요하다.
내가 하지 못했던 것, 몰랐던 것, 후회와 아쉬움만으로 남기지 말자
세상에 '다음 기회에'라는 것은 없으니까.
자기 앞에 와 있는 카이로스를 알아보질 못하고 준비되지 않아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쳐 버렸던가!
바람처럼 사라진 카이로스의 대머리를 보며 아쉬워 말고,
내 곁으로 또 다시 오고 있을 기회를 잡기 위해 지금 이 순간부터 준비하고 기다리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단단히 굳어있는 내성耐性으로 내가 선택한 것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 후회는 잡지 못한 기회이다
“당신은 지체할 수 있지만 기회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You may delay, but chance will n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