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해남 산이면 산이서교 학구 지형을 선인들은 '백로세우형(白鷺洗羽形 )이라 했다. 백로(학)가 날개를 활짝
펼쳐 창파에 깃을 씻는 형이라 는 뜻이다.
그래서 모교 산이서초등학교 교가에 " 백로세우 터를 잡은 산이서학교 "라는 구절이 있었다.
젊은 시절 옆 마을에 있는 상공산(326m)을 혼자 오르는 걸 즐겼었다. 바닷물이 넘실거릴 때 금호도 쪽을 바라보면 금빛바다가 참으로 황홀감을 안기고, 그 노을지는 광경을 찬탄하곤 하였다.
그리고 금호도 쪽을 머리로 여기고 부동리와 구성리 쪽을 두 날개로 여기는 지형으로 생각이 굳어졌다.
나이 들수록 일제시대에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해 우리 나라 산맥의 대간과 정맥의 혈자리에 쇠말뚝을 박은 게 발견됐다는 기사를 접하곤 했다. 한,중,일은 지리도 살아 있는 생명체로 여기는 공통적인 자연관과 풍수지리설, 문화를 갖고 있다.
그럼 머리를 금호도로 여기면 이건 머리가 끊긴 죽은 생명체인 백로세우형이 아닌가? 나이 들어 고향을 간혹 떠올리면 이건 바른 지리관이 아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지도를 보면서 다시 생각해 봤다.
머리를 목포에서 바로 진입하는 곳, 해남광장 쪽이 구성리이다. 그곳을 머리로 생각하니 부동리(흑두리)와 덕송리(황조리)가 양 날개이다. 흑두와 황조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창파, 즉 금호호와 영암호에 깃을 씻는 형국이었다.
구성리를 머리로 하면 산이서학구의 지형은 학이 한반도와 대륙을 향해 날고 있는 지형이다. 우리 나라와 대륙을 지향하며 나아가고 비상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머리 위로는 9개의 밝은 별(구성)이 빛나고 있는 형국이다. 아직 북두칠성에 두 개의 빛나는 별은 무엇일까?
별자리도 좀 더 연구해 볼까 6한다.
그럼 '돈다리' 지명도 해결된다. 서해 드넓은 밀물이
들어오다가 좁은 해협이고, 육지가 툭 튀어나온 구성리 쪽에서 물결이 돌면서 영산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뒤에 영암방조제가 생기고
물결이 도는 곳에 놓인 다리라 해서 선인들은 선견지명으로 '돈다리'라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지금은 구성리에 영산강의 오염을 막기 위해 도크 수로를 만들지 않았는가.
대진(한진)리도 마찬가지이다.
누가 큰 나루가 생길 줄 알았는가? 그런데 영암호에서 금호호로 뚫린 운하가 대진리 마을 앞으로 흐르지 않는가.
산이서교 제15회 (부동리) 이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