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도락산 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道樂山"은,
길(道)을 즐기는(樂) 산(山)이라는 의미이고...
나도,
산길을 즐길 줄 안다고 생각해서,
도락산을 찾아 갔습니다
물론,
내 생각에 道樂이었고,
현실에서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가는 방법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단양까지 기차를 타고,
다음에는 버스로 20분 남짓 가면 됩니다.
아래 사진은,
동이 트기도 전에,
청량리를 출발한 무궁화 기차가,
원주를 지나 제천으로 가는 구간 입니다.
무궁화 열차는,
아래에 보이는 철길을 지나서,
깜깜한 터널로 들어 갔는데...
터널을 빠져 나오니,
다시 그 자리를 달리고 있고...
즉,
힘없는 기차는,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 위하여,
터널 내부에서 한바퀴 돌고 나옴으로 인해서,
고도를 높일 수 있었고...
(난,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았고... ㅎㅎ)
7시 30분에 출발한 기차는,
나른 아무도 없는 단양역에,
정확히 10시에 내려 줬고...
한적하다 못해,
썰렁한 단양역을 나와서,
홀로 10분 남짓 외롭게 기다리다,
10시 10분 도락산행 버스에 탑승을...
시골 마을을 누비는 버스는,
기사님과 나 단둘이서...
주말이면,
산객이라도 있을 텐데...
버스는,
20분을 달려서 상선암 정류소에,
나를 친절하게 내려 줬고...
등산로 입구에 있는,
수많은 식당을 지나서,
산속으로 들어가면서,
후다닥 내려와서 식사하기로... ㅎㅎ
그런데,
산속에는,
사람은 간데 없고,
가파른 계단이 반겨주고...
계단을 지나고,
가파른 등산로를 지나고,
또 계단을 올라서니,
비로소 주변 산의 모습이 조망이 되고...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정말 잘도 어울리는,
단양의 풍경입니다.
보통은,
조그만 평지라도 보이는데,
여기는 오로지 산 뿐이네요.
이쯤이,
유일한 평지였고...
나머지는,
계단,
또 계단,
오로지 계단들이...
암튼,
길이 즐거운 산이라 했는데,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만 늘어가고...
고통과 함께,
바람에 날리는 낙엽들이,
낭만을 넘어 스산함으로...
산행 중에,
족히 500장의 사진을 찍은 듯 한데...
절반 이상이,
이런 계단 뿐입니다.
즉,
길의 절반은,
가파른 계단 뿐이라는...
암튼,
홀로 저벅저벅 거리면서,
묵묵하게 올라갑니다.
사진의 절반이 계단이면,
나머지 40%는 소나무들로 채워졌고...
앞으로 사진들도,
계단 혹은 소나무가,
오늘의 주인공 입니다.
그런데,
각각이 어떤 모습인지,
같이 즐겨 보시길...
오래된 고사목에,
초겨울 태양이 걸쳐있는 모습도,
나쁘지는 않았고...
험준한 바위 사이에,
노송들은 제각기 자태를 뽐내는데...
암울한 계단이,
산의 능선에 조망이 되고...
바로 앞 노송을 지나서,
멀리 보이는 암릉에는,
계단이 똬리를 틀고 있고...
지금부터 이어지는,
엄청난(??) 계단은,
산행의 즐거움을,
산행의 고통으로 바꿔주었고...
고통이 아니라,
절망을 안겨준,
악마의 구간이었습니다.
암튼,
올라가야 하기에,
이를 악물고 기어서 올라 감으로 인해,
제대로된 사진 한 장 찍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평지(??) 구간에도,
철로 만든 가이드가 있네요.
즉,
바위 날등을 지나는 부분을 제외하면,
절벽에 가까운 낭떨어지가 있다는 점...
고사목이 너무 멋진 모습이라서,
후덜거리는 다리를 진정해가며,
억지로 한 장...
악몽처럼 이어지는 계단은,
가도가도 끝이 없고...
정말이지,
도락산에서 귀신을 만나고,
호랑이를 만난다고 해도,
무섭지 않을 듯...
왜냐하면,
계단에 질려있어서,
더 이상의 공포는 없어서...
드디어,
두 다리로 안전하게,
설 수 있는 장소에 도착을...
여기에 오기 위해서,
맞은 편 뾰쪽한 봉우리와,
수 많은 바위를 넘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엄살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정말 네발로 기어서 올랐습니다.
참고로 도락산 산행 계획이 있다면,
검봉을 시작해서 채운봉을 올라오고,
내려가는 곳은 제봉으로 내려 가시길...
신선봉에서 내려다본,
월악산 방향 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아래,
천미터가 넘는 산들이,
수없이 펼쳐진 모습이,
시야를 맑게 해주고 있고...
그리고,
도락산 정상은,
멀지 않는 곳에 있다고 하니,
발걸음도 가볍네요.
가파른 구간을,
정신 없이 올랐더니,
예상 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을...
산을 올라오면서,
물도 한 모금 마시고,
초코릿도 한개쯤 먹어야 하는데...
계단 구간을,
정신 없이 오르느라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그래서,
정상이 멀지 않는 이곳에서,
물도 마시면서,
셀카도 한 장... ㅎㅎ
벌써,
정상에...
그런데,
정상에서 딱히 할 것도 없네요.
준비한 식사도 없고,
흔한 막걸리 한병도 없으니,
뭘해야 할지????
그래서,
사진 한 장 찍고서,
다시 내려 가기로...
내려가는 구간은,
올라온 방향을 피해서,
다른 곳으로 내려 가기로...
왜냐하면,
급한 계단은,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ㅎㅎ
그런데,
올라오면서,
하도 떨었더니,
이 정도는 껌인 듯... ㅎㅎ
암튼,
멋진 소나무와 암봉은,
한참 동안 계속되었고...
고사목이라함은,
주목나무 혹은,
구상나무들을 말하는데...
여기는,
대부분 소나무들이,
그 역할을 대신 해주고 있네요.
암튼,
눈이 시린 하늘과,
고목의 위용이 너무 잘 어울리고...
좁다란 능선길에,
엄청 큰 소나무가...
대부분 능선의 나무들은,
위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땅에 펼치며 자라는데...
이 소나무는,
하늘 높이 솟아 올랐고...
이 소나무는,
강한 바람 불어와도,
오랫동안 잘 살길 바라며...
맞은편 능선으로 내려가는 길도,
변함 없이 계단과 소나무가...
그나마 다행은,
이쪽 길은,
가파른 구간이 없다는 점...
그래서 인지,
이쪽 등산로에서는,
여러 산객들도 만날 수 있었고...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등산로는,
이런 모습으로 되어 있네요.
좌우로,
낭떨어지는 있지만,
그래도 올라오는 구간에 비하면,
완전 좋은 모습이고...
우째튼,
솔솔 부는 바람에,
바스락 거리는 낙엽 소리 들으며,
성큼성큼 내려 갑니다.
누군가와 시간이 맞출 수 있다면,
이런 곳을 함께 즐기면 좋은데...
조금은 아쉽지만,
혼자라도 찾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고...
바로 앞에,
제봉이 보이고,
그곳을 지나면,
산행은 마무리 됩니다.
제봉을 지나고 나서,
내려가는 구간은,
경사가 만만치 않고...
그래도,
절벽 구간이 아니라면,
이런 곳은 아무런 문제가 안됨으로,
약간의 여유까지 부려 봤고...
가는 곳곳에는,
기묘한 소나무들이 즐비하네요.
바위 사이에서,
머리도 없이,
두팔 벌리며 살아가는 모습이,
조금은 측은해 보이지만...
그래서 인지,
카메라를 들이대게 되고.. ㅎㅎ
산행 거리도,
1Km도 남지 않았는데,
가파른 구간은 계속되고...
참고로,
이 구간은,
계단 보다 소나무의 모습이,
훨씬 보기 좋아서,
사진을 찍게 되었고...
나무 계단은,
그런 소나무 사이로,
요리조리 꼬불꼬불 이어지고...
내려가는 동안,
걸었던 곳을 되돌아 봅니다.
걸어온 길은,
멀리 보이는 능선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한 바퀴 돌았고...
무탈하게,
산행을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도락산에 감사를... ㅎㅎ
마지막까지도,
계단과 소나무가,
잘 가라는 인사를...
나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오기로 하고,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길의 즐거움은,
길의 아픔이 되었지만,
이 또한 산행이라 생각하며,
도락산을 마무리 했습니다.
도락산 입구에는,
저렇게 많은 식당이 있는데,
단 한곳도 영업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네요.
아침도 못 먹고,
점심은 굶었는데...
산행을 시작하면서,
서둘러 하산을 하고 나서,
맛집인 곳을 찾아가려 했는데...
심지어 물과 과자를 팔고 있는,
매점도 문을 닫았고...
업친데덥친 격으로,
단양으로 가는 버스는,
한시간 뒤에나...
원래 3시에 버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서둘러 하산을 하고 나서,
주린배를 채우고 바로 서울로 가려 했는데...
식당이 영업을 하지 않아서,
고민을 하다가,
한시간 남짓 걸어 보기로...
십여분 걸었는데,
가는 길이,
너무 멋진 모습이네요.
가끔,
이런 출렁다리도 보이고...
암튼,
도락산에서,
길의 슬픔을 겪었고...
산을 내려와서,
진정한 길의 즐거움을...
이런,
갈 수록 더 멋진 곳이...
여기가,
엄청 유명한 계곡이라고,
안내 표지판이 있었는데...
시간이 흘러서,
나의 머리에는 흔적이 없네요.
오후가 되어서,
날이 점점 흐려지더니,
이제는 저녁 같은 분위기가...
개울을 따라서,
3Km 남짓 걸었는데,
산행 보다는 훨씬 멋진 구간이었고...
만일,
담에 기회가 된다면,
산을 버리고,
선암계곡 트래킹을 도전하기로...
트래킹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서,
식당을 찾아 왔습니다.
특별히 이름도 없고,
그냥 국밥집이라 해서,
생각 없이 들어 왔는데...
고기 양도 많고,
맛도 나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6천원...
한 병 비우고서,
얼큰해진 몸을 이끌고,
기차를 타러 갑니다.
참고로,
단양역에는,
식당은 고사하고,
커피 파는 곳도 없습니다.
그래서,
단양읍내에서 식사를 마치고,
걸어서 단양역으로 걸어가는데...
세상에,
두개의 태양은 존재하지 않는다 했는데,
오늘은 태양이 두 개??
내가,
술이 너무 취했나?? ㅠ,ㅠ
드디어,
나를 집으로 데리고 갈,
무궁화가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짧은 시간이지만,
나름 알찬 산행과,
길의 즐거움을 느끼고,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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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라는 녀석이,
우리의 삶을 바꾸어서,
집을 나서기 무섭지만...
그래도,
마스크 착용하고,
소독제도 발라가며,
여길 찾아오니...
도락산은 슬프게 하고,
선암계곡은 기쁨을 주고,
국밥한 그릇과 소주 한병은,
태양을 둘로 만들어 주고...
힘들어도,
잠시만 시간을 내서,
주변을 돌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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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앨범
기차를 타고서 도락산을 다녀왔습니다.
윤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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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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