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팀장 : 본인에 대한 성찰
X세대란 70년대에 출생해, 2018년 나이 앞자리에 '4'가 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세대. 무선통신, 삐삐, 시티폰과 같은 현대문명의 이기를 누구보다 먼저 받아들였던 활기 넘쳤던 세대였지만, 이제는 신세대의 자리보다는 '아재'의 자리가 더 어울리는 시기가 됐다.
게다가 임원급(386세대 / 60년대 출생 / 50대 연령)이 은퇴를 하면 조직에서 곧 꼰대라고 불릴 위치이다.
새로운 자극에 대해 호기심과 도전의식보다는 위험요소를 생각하게 되는 기성세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는 나이기도 하다.
성장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는 팀장의 안전함을 추구하는 태도에 대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제 더 이상 본인이 신세대가 아니라는 것을 일단 수용하고 받아들이자.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새로운 방향으로 출발해보자.
X세대는 '우리'라는 집단주의를 중요시했던 기성세대와 차별화돼 'I(나의 생활)'을 주요하게 생각하게 된 자립적 세대이다. 이러한 독립성 때문에 자신의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한다.
주도성과 독립성이 강점인 반면, 함께 팀으로 일하면서 협력하는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면이 있다.
X세대 팀장은 자기가 맡은 일을 스스로 알아서 했으면 좋겠다는 불간섭주의를 가지고 있는데, 적절한 육성과 조력, 피드백을 좋아하는 밀레니얼 팀원을 만나면 당황스러울 수 있다.
또,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X세대도 조직의 중간관리자 역할을 맡게 되면서, 개인의 희생을 강조하고 집단의 이익만을 우선적으로 내세웠던 386세대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게 될 수 있다.
즉, 이제는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일의 방식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고, 현재 내가 맡은 역할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내가 원하는 바와 후배직원 및 조직이 바라는 바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지 고민해볼 시기가 된 것이다.
이제는 혼자 일을 잘 하던 시기에서 벗어나 후배들이 역량을 키워내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력하고, 함께 논의해 나아갈 방향을 만들어가는 선배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임을 인정해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 팀원 : 상대방에 대한 관심
밀레니얼 세대. 1980년부터 1994년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들을 가리킨다. 2018년 현재 25세부터 39세까지의 연령대이다.
기존에 밀레니얼 세대는 버릇이 없고 자기중심적이고, 인정욕구가 크며, 근사한 일만 하려 하고, 온라인 소통만 선호하며, 언제든지 회사를 옮길 수 있을 만큼 조직충성도가 낮다는 비난을 받는 세대였다.
하지만 요새에는 이들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시각이 많이 발달돼 '독립적으로 열심히 일하려고 하며, 좋은 일을 효율적으로 잘하고 싶고, 조직 내 상사 및 동료와의 관계에 대한 관심도 많으며, 상황에 가장 걸맞은 방법으로 생산적인 소통을 하고 싶고,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중요시 여기는 세대' '인지적으로 우수하고 다양한 능력이 많은 세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행복과 의미에 대한 관심이 많은 세대' '저성장시대에 스스로의 경제적 환경조성을 책임지며 살기 위해 애쓰는 세대'라는 평가가 늘어가고 있다.
조직의 구성비율을 봐도 이제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많으며, 곧 사회로 진입하게 될 Z세대(1995-2012년 출생자)들과 X세대 사이의 중간다리를 놓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조력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관리자와 조직의 매우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보인다.
우리가 같이 어울려서 살 수 있는 방법
"나는 열심히 하고 있으니 너만 잘하면 돼"라는 태도는 요새 많이 언급되는, 소통이 불가능한 꼰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우리의 현명한 X세대 팀장들은 '우리가' '같이' 무엇을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자 는 태도로 후배직원들에게 다가가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필자가 상담수련을 받을 때, 자신의 삶을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까에 대해 고민하는 고객과 상담을 할 때, 상담자는 상담을 방해하는 자기 자신의 비합리적 신념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배웠다.
이 내용은 팀장이 후배들과 함께 일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성찰하는 데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 내용을 조금 바꿔서 정리해봤다.
능력이 뛰어나고 일을 열심히 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도 많은 X세대 팀장들은 위와 같은 비합리적 신념 때문에 스스로의 목을 조르며 시야를 점점 더 좁게 만드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내가 예상하지 않은 장애물은 우리가 인생을 여행하는 길 위에서 툭툭 튀어 들어오기 마련이고, 주위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것은 하나도 이상한 것이 아닌 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 팀장의 4가지 비합리적 신념 (1) 나는 모든 후배직원과 함께 일할 때 항상 성공적이어야만 한다. _ 나와 같이 일한 후배 중에 성과평가가 낮거나 일을 못하는 사람이 있다니 말이 안 돼 ! (2)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어떤 동료 팀장보다 더 탁월해야만 한다. _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최고의 성과/리더십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끔찍한 일이야 ! (3) 나는 내 모든 후배직원들에게 많은 존경과 사랑을 받아야만 한다. _ 이렇게 내가 잘해주는데, 나를 싫어하는 후배가 있다니 이해할 수 없어 ! (4) 나는 리더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에, 나의 후배직원들은 나와 똑같이 열심히 작업해야 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하며, 내 말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하고, 항상 자신이 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_ 이 녀석이 상식적인 어른이라면 정말 이럴 수 없어 ! |
나의 전문성과 업무역량 높이기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당신이 나의 상사라는 이유 때문에 존경할 수 없다.
존경할 만한 상사만 존경한다'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당신에게 상사란?"이라는 질문을 해보면 "매일매일 화내고 소리 지르고 공포 분위기 조성하고, 항상 자기만 옳고, 혼자서만 세상 일 다 한다고 생각하는 꼰대"라는 대답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사와 같이 일해서 좋은 일이 도대체 뭐가 있겠는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가서 저 사람과 헤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일밖에 남은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는 후배직원이 당신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모두 성장을 중요시하는 세대이므로, 분명히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관심사가 있다.
사람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리더가 되자. '저 사람이 조직을 이끄는 방향으로 가면 나에게도 도움이 될 거다,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거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려면 실력이 필요하다.
얼마 전에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가 이런 말을 했다.
"뭔가를 가르쳐줘야 하는 부담이 있고, 상대방에 대한 책임을 져줘야 하는 멘토 보다는, 자신의 삶을 잘 살고 있는 선생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제공해주기 이전에,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에 초점을 맞추자.
관심과 신뢰와 예의를 표현하기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가에 대한 것은 특별히 설명을 해주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게 된다.
또, 나의 상사가 나를 존중하고 믿어주며 예의 있게 대하는지는 그다지 오래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관심과 신뢰와 예의는 상사가 후배에게, 후배가 상사에게 모두 갖춰야 하는 것이다.
시작은 리더가 먼저 하자. 그래야 보고 따라할 수 있다.
그리고 후배에게 다소 무심해보일 수 있는 독립적인 X세대 팀장은 좋은 조력자를 기대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조금 더 의도적으로 관심과 애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실제로 "후배직원이 변화할 거라고 어느 정도 생각합니까?"라고 필자가 물어보면, X세대 팀장들 중에서는 "0%죠"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의 변화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면서 엄격하게만 대하는 것은 결국 후배직원을 몰아내겠다는 이야기이고, 상대방도 눈치를 챈다. 결과도 내가 의도하고 기대했던 부정적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상대방의 성장을 바란다면, 상대방에게 희망과 기대를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낙관적으로, 무조건 상냥하게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후배직원이 빛날 수 있는 가능성을 작은 것이라도 찾아내는 일은 리더로서 꼭 해야 할 과제들 중 핵심적인 것이다.
마음관리와 힘 빼기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심사위원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 있다'라는 것이 있다.
필자도 힘을 빼야 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계속 고민하는 중인데, 요새 생각하는 것은 상대방이 힘을 주고 싸우자고 덤벼들 때, 슬쩍 힘을 빼고 몸을 숙이면, 상대방이 제 풀에 엎어지게 되는 장면이다.
밀레니얼 세대 팀원이 불합리성이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X세대는 말대꾸나 대드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언어적 표현을 할 때(X세대는 싸가지 없다고 해석한다), 이에 대해 힘을 빼고 천천히 숨을 쉬며 바라보는 연습을 하자. 당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후배직원 자신이 지금 어떤 것이 불편하다고 말하고 있는 거다.
이때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감히!"하는 노여운 마음에 같이 붙잡고 힘을 쓰면, 왠지 젊은 체력으로부터 밀리는 느낌이 들어서 결국은 나이나 지위로 누르려 하게 되고, 후배는 "역시 꼰대~"하며 멸시하는 눈초리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중요한 상황에서 힘을 빼기 위해서는 평소에 나의 마음에 대해 귀를 기울여주고, 엉켜버린 마음을 풀어주는 관리를 열심히 해주고, 에너지 충전을 정기적으로 해줄 필요가 있다.
의도보다 방법에 관심을 가지기
'나는 좋은 의도로 했던 말/행동이다'라는 수준을 이제는 넘어서자. 의도가 좋더라도, 전달방법이 잘못돼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했으면, 다시 점검을 해봐야 한다.
'나는 모든 것을 다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는 말은 별 쓸모가 없다.
구성원의 직무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조직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다.
조직에서 지원을 해줬다는 사실이 아니라. X세대 팀장 자신이 쓰는 방법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해보고, 필요한 부분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언어 맞추기
"야, 우리 사이에~ 그걸 다 설명해줘야 아냐. 아! 하면 어! 하고 알아들어야지" "내가 본심은 그렇지 않잖아. 말이 그렇다는 거지. 뭘 그런 거에 꽁하고 그러냐"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는 그 상황에 적절한 언어를 조율하고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X세대 팀장 본인의 상식사전을 들이대지 말자. 상대방이 그 언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조직에서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만들자. 우리 조직에서 쓰는 '우리조직체'가 있어야 한다.
서로가 오해 없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언어. 그 안에 숨어 있는 메타메시지를 담지 말자. 구성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상사의 숨은 의도를 추론하는 데 에너지를 쓰는 거다. 무엇을 기대하는지, 왜 그것을 싫어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말로 설명해보는 습관을 들이자.
도움을 줄 시기를 판단하기
알쓸신잡에서 인기를 끈 사피오섹슈얼과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나오는 설명충 법자와의 차이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시시때때로 후배의 업무과정에 코를 들이밀면, 상대방의 입장이나 니즈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만 커진다.
X세대 팀장은 상사로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과, 담당자로서 후배직원이 혼자 생각하고 시도해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하고, 언제 어떻게 그 이슈에 대해 같이 점검해볼 것인지를 명확하게 합의하고 공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