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1 등산로가 얼어 있는 겨울 산에서 노년층의 실족은 골절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떻게 해야 뼈를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고 젊은 사람 못지않은 등산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한종 서울시 동대문구 안암동
노년층 등산인구가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좋은 현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건강을 과신한 나머지 20대 못지않은 지나친 활동을 하다가 부상을 입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나이를 먹으면 반사 신경이 둔해지거나 근육의 힘이 약해져 유사시에 버틸 수 있는 힘이 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평범한 장소에서도 균형을 잃거나 돌이나 나무뿌리에 채여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각근력의 저하는 20대에 비해 50~60% 정도 떨어지게 됩니다. 사람이 늙으면 다리부터 약해진다는 옛말이 입증하듯이 특히 하체의 근력저하는 현저해집니다.
- ▲ 발목 염좌 환자를 압박붕대로 응급처치하고 있다.
- 나이가 들면 평행성,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순발력, 최대산소섭취량이 떨어집니다. 이것도 각근력과 마찬가지로 50% 가까이 저하되며 산소섭취량의 저하는 지구력의 저하로 나타납니다. 일부 기력이 왕성한 노년층은 아직 젊은 사람한테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무의식중에 자신의 육체에 젊은 시절의 강인함을 기대하지만 그것은 단지 생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인간의 평균 수명을 늘려 주었고 건강을 위한 여러 가지 여가활동으로 나이가 들어서도 좋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나친 기대와 자신감은 자신의 몸을 망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활동해야 합니다.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노년층의 활동이 돋보이는 여러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환경이 비슷한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면 60세 이상의 나이임에도 젊은이들 못지않은 노익장을 과시하는 실례를 볼 수 있습니다. 2002년 에베레스트 최고령 등정자로 세계를 놀라게 한 와타나베 다마에(당시 63세)는 10년 뒤인 2012년 73세의 나이로 또 한 번 에베레스트에 올라 자신이 세운 세계 최고령 여성등정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그녀는 세계의 지붕 끝을 밟고 무사 귀환한 현존하는 최고령 여성입니다. 2003년에 정상에 오른 70세의 미우라 유이치로, 3년 뒤 미우라의 기록을 경신한 다키오 아라야마(70세 7개월) 등이 그런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도전할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이룩한 활동의 결과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며 이들은 이미 젊은 시절부터 지속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단련해 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미우라와 같은 사람은 1970~1985년 세계 6대륙 최고봉 스키활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을 정도로 지속적인 활동을 하며 저력을 키워 온 인물입니다.
노년층의 신체적인 쇠퇴는 어느 정도 트레이닝에 의해 막을 수 있지만 너무나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서는 안 됩니다. 어떻든 노년층이 안전한 등산을 즐기려면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알고 나름대로의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특히 중노년층의 신체적 변화 중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체내의 칼슘(Calcium) 감소입니다. 칼슘의 감소는 산에서 작은 충격이나 실족만으로도 골절상을 입게 합니다.
뼈를 튼튼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도 필요하며, 등산 활동 중에 골절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며, 특히 중노년층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뼈가 튼튼하다는 것은 칼슘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병원에서 X선 사진 촬영을 하고나서 “뼈가 좀 약해 졌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뼈 속에 칼슘이 절반 이하가 되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칼슘이 부족하면 뼈에 바람이 든 것 같은 상태가 되며 심하면 스스로가 자신의 체중을 지탱할 수 없게 되고 점점 뼈가 부서져 허리가 굽게 되고 이것이 곧 골다공증입니다.
골다공증 상태가 되면 튀어나온 바위 돌기에 부딪히거나 하산 중 경사진 비탈길을 내려가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 등의 사소한 사고에도 골절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은 나이를 먹으면서 발생하는 조직의 노화현상이 원인으로 오랫동안 칼슘 섭취량이 부족하고 호르몬의 변화가 겹쳐서 촉진되고 활성형 비타민D의 부족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적으로 유제품 섭취가 적은 것도 칼슘 부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식생활에서 우유 한 잔이나 생선을 먹는 식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뼈에 함유되어 있는 칼슘의 양은 20세 무렵의 남성이 많고 40세 후반에 이르러서는 급격하게 몸 밖으로 빠져 나갑니다. 빠져나가는 비율을 늦추고 정점을 높이는 것으로 뼈를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칼슘 섭취량은 예전에 비해 식생활이 풍요로워진 요즘에도 아직 부족한 상태입니다. 균형 있는 식단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칼슘은 위속으로 들어가 용해되고 십이지장부터 흡수되어 혈액으로 들어가서 뼈로 가는 것인데, 혈액 속에 칼슘이 부족하면 그 부족량을 보충하려고 뼈를 녹이기 때문에 뼈가 약해지는 것입니다.
식품 중에서 우유가 칼슘을 섭취하기에 가장 쉬운데 나이가 들면 우유나 버터 등의 유제품의 냄새가 싫다는 이유로 기피하게 되므로 칼슘 섭취량이 줄어들고 아울러 장의 기능이 떨어져 흡수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우유가 싫다면 대신 생선으로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 고난도 볼더링 등반
- 평소 습관적으로 칼슘을 섭취해 혈액 속의 칼슘 농도를 항상 높게 유지해 주면 효과적입니다. 뼈를 튼튼하게 만들려면 식생활을 통해 칼슘 섭취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평소 산행을 통하여 근육을 단련하면 골다공증 방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요통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평지 걷기나 등산은 골다공증 예방에 아주 적합한 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2 볼더링이 암벽등반 훈련으로 다시 없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 유래와 준비물, 트레이닝 방법 등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김선기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암벽등반의 기록을 살펴보면 ‘볼더링(Bouldering)’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1914년경 영국에서부터입니다. 해안 벽이 많은 웨일즈(Wales)의 헬리그 볼더(Helyg Boulder)는 이름난 볼더링 대상지입니다. 그 20년 후 프랑스 파리 남쪽에 있는 숲 퐁텐블로(Fontainbleau)에서 피에르 알랭(Pierre Allain)이라는 유명한 클라이머가 볼더링 클럽 로샤시에를 만들어 매주말 회원들이 모여 볼더링을 하면서 신종 스포츠를 널리 보급했습니다. 알랭은 현재 우리가 신고 있는 플랫 솔 암벽화(Flat Sole : 빤빤이 창 암벽화)를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초기의 볼더링은 초심자의 기술 습득과 중급자의 기술 향상을 위한 트레이닝 대상이었으나 현재는 고도의 테크닉을 즐기는 고유한 장르가 되었습니다. 볼더링은 전문적인 암벽등반과는 관계없이 일종의 신종 스포츠로서 대중의 인기와 영합하고 있습니다.
볼더링에 필요한 준비물은 간단합니다. 암벽화, 초크(chalk)와 초크 주머니, 트레이닝복, 브러시(Brush), 대형 매트리스 정도만 준비하면 됩니다.
- ▲ 안개가 자욱한 산길을 걷는 등산인들. 강산성 안개는 사람뿐만 아니라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 암벽화는 밑창이 평평한 플랫 솔이 접착력이 좋습니다. 바지는 신축성이 뛰어난 스판 소재의 제품이 동작하기에 편리하며, 속건성 소재의 티셔츠 한 벌을 준비하면 됩니다. 초크는 땀으로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보완해 줍니다. 탄산마그네슘 분말을 사용하며 최근에는 초크가루가 날리는 단점을 보완하기위해 액체로 만들어진 초크도 보급되고 있습니다.
초크를 손에묻히면 손끝이 터프해지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이 가루를 담아두는 주머니가 초크 주머니 입니다. 이 주머니는 허리에 찰 수도 있고 안전벨트에 걸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브러시는 필수적인 장비는 아니지만 홀드에 낀 흙먼지를 털어 내는 데 쓰입니다. 단단하게 붙어 있는 이끼 종류는 쇠 브러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초크 주머니에 끼워서 휴대하면 됩니다. 헌 칫솔로 대용할 수 있으며 신발창에 붙은 흙먼지를 제거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또한 두껍고 면적이 넓은 매트리스도 준비해 추락할 때 발목의 부상을 방지 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볼더링을 위한 특별한 준비운동은 없으나, 클라이밍을 위해 전문 근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체중을 바위 위로 끌어 올리는 동작과 비슷한 것 중의 하나가 턱걸이입니다. 턱걸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여 근력을 키워 둘 필요가 있습니다. 차츰 횟수를 늘려가도록 노력해야 하며, 손끝을 모아 네 손가락만으로 한다면 적절한 운동이 될 수 있습니다.
볼더링을 위한 상체 훈련은 대부분 상체를 당기는 데 쓰이는 큰 근육 위주입니다. 등, 어깨, 그리고 팔의 윗부분인 상완입니다. 즉 당기는 근육을 중점적으로 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드러누워서 윗몸을 반쯤 일으키는 소위 싯업(Sit up)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복근이 강화되며 장딴지 근육강화 훈련도 반복해야 합니다.
유연성 기르는 운동으로 스트레칭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볼더링 전후에 15분 정도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칭에 기대를 거는 것은 근육을 늘어나게 해주어 옆구리와 사타구니의 근육을 많이 벌어지게 하는 것과 굳어진 근육을 빨리 풀자는 데 있습니다. 스트레칭은 많이 할수록 몸이 나긋나긋해지며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Q 3 산봉우리를 휘감고 있는 안개는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런데 이런 안개비가 산성비보다 몇 배나 인체에 해롭다고 합니다. 산성비에 비해 안개의 오염강도가 더 심각한 것이 사실인지요. -이종범 서울시 도봉구 수유동
산성비가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산성안개가 산성비보다 열 배나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 ▲ 설악산 귀때기청봉 너덜지대.
- 산성안개는 인체의 기관지나 눈을 자극하는 등 사람에게 해로울 뿐만 아니라 수목을 고사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몇 년 전 일본의 한 일간지에 ‘안개에 죽은 숲’이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도 있었으며, 우리나라 신문에서도 ‘강산성안개 비상’이라는 연구결과가 한 대학교수에 의해 발표되어 산성안개의 유해성이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산성안개는 산성비와는 다른 방법으로 식물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산성비는 토양을 매개로 하여 간접적인 피해를 주지만 산성안개는 동식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산성안개가 산성비보다 생태계에 더 악영향을 주는 이유는 빗방울은 지면에 떨어지지만 안개는 공기 중에 떠서 오래 머물면서 계속해서 주위의 오염물질을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안개가 비보다 더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고 산성도도 높다고 합니다. 또한 표면에 달라붙어 영향을 미치는 시간이 비보다 안개가 더 길다는 점이 피해를 더욱 높여 준다고 합니다.
초기에 내리는 산성비는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지만 지속적으로 내리는 비는 나뭇잎이나 물체 표면의 오염물질을 씻어버립니다. 그러나 산성안개는 식물의 잎 등에 부착되어 땅으로 흘러 떨어지지 않고 잎에 맺혀 있는 시간이 길고 해가 뜨면서 안개가 증발하게 되면, 오염물질의 농도는 더욱 높아져 생태계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오염된 안개는 낭만적인 무드를 연출하는 기상현상은 아니며, 비보다 오염물질이 더 많은 강산성으로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산에서는 방수의류를 입고 피부가 노출되는 일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 4 산에서 휴식할 때 지면의 한기를 차단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한기차단용품은 어떤 것이 좋은지요. -하일성 종로구 누상동
등산할 때 잠시 동안의 휴식은 체력회복을 위해 중요합니다. 이런 때 바위나 풀밭, 가랑잎이 쌓인 곳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도 있지만 지면이 젖어 있거나 겨울철 눈과 얼음이 덮여 있는 맨땅 위에서 휴식을 취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들쥐가 많이 서식하는 지역에서는 유행성출혈열의 위험마저 따르기 때문에 바닥 깔개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이 간이의자와 소형 매트입니다.
- ▲ 접이식 간이의자.
- 현재 시판되고 있는 소형 바닥 깔개는 3~4단으로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발포 스펀지 방석이 값도 저렴하고 가볍기 때문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좀더 고급스런 깔개를 원할 경우는 공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소형 에어 매트가 좋습니다. 이 제품은 내구성이 우수한 방수원단과 복원력이 뛰어난 스펀지를 내장하여 깔고 앉았을 때 공기의 탄력으로 매우 편합니다. 그러나 이 깔개는 화기에 약하고 깔개 밑에 나무 그루터기의 날카로운 가지나 뾰족한 바위 돌출부에 찢겨지기 쉬운 단점도 지니고 있으므로 매트를 깔기 전에 바닥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등산용 접이식 간이의자도 휴식 시 요긴하게 쓰입니다. 두랄루민이나 알루미늄 파이프의 프레임에 나일론 천을 씌워 만든 제품입니다. 의자를 폈을 때의 모양은 삼각형과 사각형 두 가지 타입이 있으며 사각형의 타입이 좀더 편합니다.
간이 의자는 매트와 달리 질퍽한 땅 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며 캠프 사이트에서 장시간 동안 앉아 있어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휴대할 때는 접이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배낭 속이나 바깥쪽에 부착해도 좋습니다.
등산용 깔개는 우리가 소홀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체온 보존에 필요한 중요한 용구라 할 수 있습니다. 눈이나 비에 젖은 차가운 바위에 앉는 것은 전도(傳導)에 의한 체열의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전도에 의해서 손실되는 인체의 열량은 소량에 불과하지만 때로는 눈, 바위, 얼음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다른 옥외 활동가들보다 훨씬 많이 전도에 의해 열을 상실할 수 있으며 이런 일이 누적될 경우는 저체온증상을 유발시켜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겨울철 산행에서는 깔개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깔개 없이 눈이나 얼음 위에서 앉아 쉴 때는 배낭을 깔개 대용으로 깔고 앉는 것도 열전도를 막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정도의 저체온증은 대개 완전히 회복되지만 심한 정도의 저체온증(중심체온이 26℃ 이하인 경우)은 대부분 생명에 지장이 초래되어 사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장비라 할지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 이용대 코오롱등산학교
-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 용어
테일러스(talus)
풍화작용으로 벼랑 아래에 쌓인 돌 더미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곳을 흔히 ‘너덜’이라 부른다. 너덜은 너덜겅의 준말로 많은 돌들이 깔려 있는 산비탈을 지칭한다. 테일러스와 유사한 용어로 스크리(Scree)가 있다. 테일러스는 넓은 지역에 깔려 있는 돌무더기, 스크리는 좁은 지역에 쌓여 있는 돌무더기를 의미하지만 엄격하게 구분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테일러스보다는 스크리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스크리 주변에서 암벽등반할 때는 로프의 끌림에 의한 낙석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 설악산 귀때기청봉이나 황철봉 일대의 넒은 경사지에 깔린 바위지대는 테일러스이고, 북한산 인수봉의 B코스에 쌓여 있는 돌들은 스크리에 해당한다.
설악산 귀청 일대나 황철봉 일대 또는 신선봉 일대처럼 넓게 형성된 곳이 있는가 하면 숲에 둘러싸여 산행 중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작은 규모의 것도 많다. 너덜지대에는 고만고만한 바위들이 널려 있어 발자국 흔적이 뚜렷하지 않으면 방향을 잘못 잡을 수도 있고, 특히 안개가 끼었을 경우 방향을 잡기 힘들다. 또한 눈이 쌓인 겨울에는 바위 사이 함정이 눈에 덮여 있는 경우가 많아 발목이나 다리가 빠질 위험이 있다. 특히 비가 내릴 경우에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위가 필요하다. 너덜지대에 들어서면 건너편 숲 어딘가에 표지기나 케언(길 표시로 돌을 쌓아 놓은 것)이 있는지 먼저 살핀 후 방향을 잡아 나아가는 것이 안전하다.
현재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인 필자는, 1960년대부터 동양산악회 회원으로 전문 등반에 입문, 일흔여덟의 고령에도 5.10급 수준의 등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활동가입니다. <등산교실>,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 <등산상식사전>을 펴냈으며, 공저로 <등산표준교재>, <즐거운 암릉길>, <한국산악회 50년사>가 있습니다. 이용대 선생에게 산행과 관련해 궁금한 모든 것을 물어 보세요. 친절히 답변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