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뜰과 숲 권윤희 대표 인터뷰 ♢
Q. 당진으로 귀농하기 전에 어떤일을 하셨는지와 귀농한 계기가 있었나요?
A: 귀농하기 전에 남편은 안정된 직장에서 고소득 연봉을 받는 증권회사에 다니고 난 평범한 주부로 살았어요. 평소에 농사 짓는 걸 좋아하고 시골에서 살고 싶어서 귀농을 결심하고 남편이 사직한 후 귀농을 준비했습니다. 귀농을 결정하면서 어떤 작물을 선텍할 지 고민과 연구를 많이 했어요. 마침 서울에서 조경사업을 하고 있는 동생이 블루베리 농사를 지을 것을 권유받아 로드맵을 작성하고 블루베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귀농 당시만 해도 국내에 블루베리가 잘 알려지지 않아 블루베리 관련 전문 서적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외국서적을 구해가며 2년간 블루베리 공부를 하면서 2006년에 귀농했습니다.
Q. 농장규모와 농장운영은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나요? 그리고 뜰과 숲 농장이 당진 1호 치유체험농장이라고 들었는데 치유체험 농장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농장은 1,000평 규모로 블루베리와 올리브를 키우고 있습니다. 2006년 귀농한 후 친환경 전환기를 거쳐 유기농 블루베리와 올리브를 재배하고 있는데요. 귀농하고 19년 동안 정말 약 한 번 안 치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자부심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체험을 했어요. 벌레가 생기면 직접 액비를 만들고, 식초와 목초액, 소금을 뿌리며 블루베리와 올리브를 키웠습니다. 농장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유기농 먹거리를 재배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학교급식, 특판, 개인거래가 활발해졌는데요. 이후 블루베리의 활용도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당진 1호 치유체험농장으로 선정됐습니다.
Q. 그당시에는 블루베리와 올리브가 귀한 작물이라 작물 재배 과정이 쉽지 않았을것 같은데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A. 처음 귀농할 당시엔 블루베리는 생소한 과일로 일반인들에게는 널려 알려지지 않았어요. 블루베리는 주로 백화점이나 외국을 다녀오는 관광객들에 의해 전해진 과일입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다보니 주변에 블루베리 농가가 없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재배 노하우가 잘 알려지지 않아 나무에 문제가 생겨도 물어 볼곳이 없었습니다. 농업기술센터와 기술원에서도 잘 모르고, 농업진흥청에서도 잘 모르더라고요. 그 당시 농업진흥청이 수원에 있었는데 블루베리 나무가 이상하면, 나무 시료를 잘라서 곧장 수원으로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블루베리를 연구하시는 분이 없어 포도를 연구하는 박사님이 가르쳐 줬어요.
올리브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물이라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당시 일본에 있던 조카에게 올리브 나무를 사 달라고 부탁했는데 10주를 사다 줘 지금까지 이제 키우고 있어요. 이후 수입도 하면서 이만큼 키웠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한번은 남쪽에서 어떤분이 블루베리를 심었는데 나뭇잎이 다 떨어졌다고 농촌 진흥청으로 연락을 했나 봐요. 그당시엔 블루베리 농가가 많치 않았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 벌레, 흙, 나무 등을 연구하는 연구원 4명이 우리 농장에 방문을 하신거예요. 우리농장을 아침 일찍 방문해 블루베리 농사를 어떻게 짓는지 벤치마킹을 한 후 밥을 사주고 간 적이 있습니다.
2023년엔 신안군 신의면에서 올리브를 도입해 재배단지와 올리브 학교 공원 등을 조성해 올리브섬을 만들기 위해 우리 농원에 방문을 한적이 있어요. 그때 올리브를 너무 잘 키워서 기특하고 고맙다며 격려와 칭찬을 하고 간 적이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핵심 품목중 하나가 올리브인데요. 며칠전에 전북에 있는 농촌진흥청에서 올리브농장을 방문해 벤치마킹을 하러 온적도 있습니다.
Q. 뜰과숲 농장을 운영하면서 보람있었던 일, 앞으로의 포부나 계획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A. 내가 가장 보람있게 생각하는 건 학교 급식에 블루베리를 납품하는 것입니다. 블루베리를 유기농으로
재배해 스타팜으로 선정되고, 당진에서 1호 치유 체험농장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나에겐 큰 자부심인데요. 농장운영을 돈으로 생각하면 유기농으로 농사를 할 수 없습니다. 비료주고 약을 주면 수확량이 정말 많아져요. 하지만 아이들 먹이는 거 좋은 거 먹이고 싶어 매일 아침마다 벌레도 잡고 천연 영양제를 주면서 정말 열심히 키운 결과가 학교급식 납품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포부는 올리브 농장을 한 300평 지어서 뚤과숲 농원이 올리브 명소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농장이 삼선산 수목원과도 가깝고, 중부 지방에 올리브를 키우는 농장이 없으니까 우리 농장에 오면 올리브 관련 다영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지금 올리브동이 100평이 있는데 초창기에 올리브를 재배할 때만 해도 장소가 협소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변하면서 작년에 올리브가 하우스 천장을 뚫을 기세로 자라서 더 자라지 못하도록 가지치기를 하면서 올리브나무에게 정말 미안했습니다. 앞으로 올리브동을 새로 만들고 싶은데 농사를 지어서 올리브 농장을 짓는데는 여력이 부족해요. 앞으로 올리브동을 새로 짓고 차와 담소를 나누는 치유의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Q. 뜰과 숲 농장에서는 어떤 체험을 할 수 있을까요? 신청방법과 연령대별로 하기 좋은 체험들도 소개해 주세요.
A. 농장 대표 프로그램은 올리브 오일 만들기와 화덕피자 만들기입니다. 특히 화덕피자 만들기는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예요. 블루베리 따기 체험도 하고, 블루베리를 활용한 잼, 에이드, 식초, 와인 만들기도 하고 있습니다. 올리브는 5월에 꽃이 피고, 11월, 12월, 1월에 열매가 열리면 수확을 해요.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올리브가 많이 나오지 않지만 재배환경이 좋아지면 몇 년 후엔 기름짜기 체험도 할 예정입니다.
Q. 농장에서 블루베리, 올리브 묘목도 많이 키우고 계시는데 판매도 하고 있나요? 판매한다면 가정에서도 잘 키울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올리브 나무는 수형도 예쁘고 사계절 잎이 달려 있기 때문에 햇볕이 잘 드는 데는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키울 후 있습니다. 블루베리는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엔 낙엽이 예뻐 관상용으로 키워도 좋아요. 하지만 과실수라 아파트 안에서는 키우기 어렵습니다. 마당이 있거나 공간이 있는 분들이 키우면 좋아요.
Q. 귀농·귀촌을 준비하며 블루베리나 올리브를 재배하려는 후배분들에게 무슨 조언을 해 주고 싶나요?
A. 강소농을 꿈꾸며 귀촌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포기하지 않고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농업기술대학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끊임없이 공부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우리 농원에서도 다양한 품종의 블루베리와 올리브를 연구해 지역에 맞는 재배법을 만들어 분양·보급에 앞장서고 연구회등을 활성화 시키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니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Q. 그외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제 나이가 드니까 사물을 보는 시야가 달라졌어요. 아침에 눈뜨면 올리브잎차 한 잔 들고 나가 농원을 한 바퀴 돕니다. 농장을 돌면서 나무 상태도 보고, 꽃이 얼마나 폈는지, 열매가 잘 자라고 있는지 보는 것 자체로 힐링이고 행복이예요. 80이 넘어도 내 능력이 허락되는 날까지 뜰과숲 농원에서 풀 뽑으면서 블루베리랑 올리브 키우고 살면서 힐링프로그램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