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너무 잘생겼고 몸도 정말 멋지고. 우리 아이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일약 국민적 스타로 떠오른 ‘마린 보이’ 박태환(17) 선수가 차가운 겨울철에 ‘수영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몇 해 전 수영으로 세계를 제패한 이언 소프의 등장으로 호주 전역을 들끓게 했던 ‘수영 붐’이 한국에도 상륙했다.
10일 오전 서울 성산동의 한 수영장.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던 사람들의 화제는 단연 박태환. 특히 신기(神技)의 발차기와 잘생긴 외모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주말마다 이 수영장을 찾는다는 김성환(22) 씨는 "요즘 몸짱 열풍 때문에 수영을 시작했는데 박태환 선수가 수영도 잘하지만 몸도 균형 잡혀 남자가 봐도 멋있다"며 "박태환 선수의 몸매를 목표로 해야겠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박태환 선수는 아이 장래의 새로운 ‘롤 모델’이다. 꼭 선수를 시키지 않더라도 ‘수영을 하면 우리 아이도 박태환 선수와 같은 건강한 몸매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부모들의 관심을 수영으로 이끌게 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수영장을 찾은 홍선미(여ㆍ33) 씨는 "박태환 선수처럼 몸매가 된다면이야…"라며 흥분했다.
롯데월드 수영장에서 강사로 일하는 한정호(29) 씨는 "‘수영은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느냐’ ‘박태환은 하루 12시간 동안 수영을 했다는데 수영을 하면 체형이 어떻게 변하는가’ 등 구체적인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때 아닌 수영 열풍으로 수영장들은 희색이 만연하다. 본래 겨울은 수영 비수기로 수강생이 여름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다를 것 같다. 박태환 선수가 처음 수영을 시작했다는 서울 잠실수영장 관계자는 "여름에는 2500명이 수영 강습을 받은 반면, 이번달 수강생은 1500명 정도였다"며 "하지만 박 선수를 홍보에 활용하면 내년 1월 수강생이 여름 못지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