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덕에 '붕장어'를 알게 됐다 < 미디어비평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언론들, 윤 수산시장 '붕장어 쇼' 일제히 보도
현장 기자들, 또 질문 없이 받아쓰고 홍보만
윤 장모 구속·고속도로 특혜 한마디 질문 없어
질문은 언론존재 이유…기자교육 다시 해야할판
낚시를 취미로 하지 않아서인지, 술안주 ‘아나고’는 들어봤지만 ‘붕장어’는 처음이다. 뱀장어와 비슷하지만 민물이 아닌 바다에 사는 물고기인데, 일본말 ‘아나고’가 바로 그 붕장어라고 한다. 건강에 좋다는 소문은 다 들어봤을 것이다.
붕장어에 대해 이번에 알게 된 것은 지난주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붕장어 퍼포먼스’를 통해서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탓에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자 윤 대통령이 시장 상인들을 위로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수산시장에서 이런 쇼를 하게 됐다’고 이해했다.
이날 언론에 보도된 기사들의 제목은 주로 이렇다.
‘펄떡거리는 붕장어 건네받은 윤, 이게 미끌거리네~아이고 이게 막 붙네’/ ‘붕장어에 물린 대통령’/ ‘붕장어 맨손으로 잡은 대통령’/ ‘윤, 즉석 붕장어회 비빔밥 먹방 이유는’/ ‘현명한 국민, 괴담에 안 흔들려’
관련 사진들은 또 이렇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씨와 나란히 수족관 앞에 서서 미끄러운 붕장어 한마리를 손으로 잡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붕장어 회덮밥 먹방을 보여줬다.’
대통령이 시장에 가서 ‘오뎅 먹는 퍼포먼스’를 자주 봐온 터라 윤 대통령의 이날 퍼포먼스를 평가할 생각은 없다. 심지어 야당의 한 의원과 시민단체에서 ‘수해로 국민이 죽고, 초년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대통령 장모는 법정구속되었고, 대통령 부인은 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데, 대통령 부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나’라고 비판했지만 말이다.
다만, 붕장어 퍼포먼스 현장에 있었던 기자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 부부에게 장모 법정구속과 김건희씨 일가 고속도로 특혜 의혹, 김건희씨 명품 쇼핑 논란, 행안부 장관 탄핵 기각에 관한 질문을 한가지라도 한 적이 있는가? 아니면 다른 질문이라도?
요즘 국민들은 슬프고 화가 나 있다.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묻고 싶지만 대통령을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만날 수 없기에 기자들에게 그 귀한 ‘질문권’을 준 것이다. 언론사가 베테랑 기자를 뽑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대통령실 출입을 맡기고,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대통령 전용기를 함께 타고 취재도 하라고 한 것이다. 국민을 대신해 정권 혹은 대통령 권력에 질문하고 감시하는 것은 기자의 본업이고 언론의 존재이유다.
화기애애했던 붕장어 퍼포먼스의 현장에서 펜과 수첩을 들고 따라다녔을 기자는 왜 질문하지 않았을까? 그런 질문을 할 만한 장소와 상황이 아니었다, 혹은 그런 질문을 하기 위해 따라간 취재가 아니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대통령 가족이 직접 개입되어 있다는 이 충격적인 비리와 특혜 의혹에 대해 언제, 어디에서 질문할 수 있다는 것일까?
50여년 백악관을 출입하면서 질문 잘하기로 명성을 날린 헬렌 토머스 기자는 ‘기자에게 무례한 질문은 없다’라고 했다. 기자라고 왜 예의를 지키지 않아도 되겠는가? 권력을 향해 묻는 기자에게는 예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뜻이다. 바로 국민의 알권리다. 가족 비리와 특혜 의혹, 재난 부실대응과 교육계 비극에 무한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의 ‘붕장어 쇼’를 보도하는 것이 국민의 중요한 알권리인가?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CNN 기자가 올해 메인뉴스 간판 앵커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며칠 전에는 미국의 한 인터넷 매체의 기자가 백악관 브리핑 중에 ‘질문권’을 달라며 소란을 피워 출입정지 경고를 먹었다는 뉴스도 있다. 한국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 이렇게까지 날카롭고 적극적으로 질문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질문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정부 때에는 대통령 기자회견 중에 저요, 저요, 서로 질문을 하겠다고 앞다퉈 손을 들었던 기자들이 있었다. 그 때 그 기자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안 그래도 기자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는데, 한국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의 지난번 대통령 전용기 셀카놀이 때문에 국민들의 비난과 조롱은 더 커졌다.
이 정도면 기자협회 같은 단체나 학회에서 기자들 대상 ‘질문 제대로 하기’ 의무교육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대통령 붕장어 퍼포먼스 기사 탓에 국민들은 더 슬프고 화가 난다. 아나고, 아니 붕장어 안주에 소주 한 잔 마시기도 꺼려지게 생겼다.
붕장어 또는 아나고.
첫댓글 진짜 대통령 혼자 붕장어 먹으면서 다른
세상 살아가는 중....
진짜 언론의 존재 이유가 없어...
ㅋㅋㅋㅋㅋㅋㅋ대한민국 언론 처참해졌어
처참하다
민주당 대통령이었어봐 ...아휴 ㅆ